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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연 모더레이터 인터뷰 "절대 준비 없이 퇴사하지 마세요"

2019.07.01

절대 준비 없이 퇴사하지 마세요

ㅡ <퇴사레시피> 모더레이터 원부연 (문화기획자) 인터뷰

 
Editor's Comment

직장인 시절 우연히 단골 술집을 인수해 운영했는데, 1개월 만에 매출이 2.5배가 됐다. 인수한 지 3개월 후 안정적인 대기업에 훌쩍 사표를 던지고 약 33㎡(10평) 규모의 자신만의 브랜드 ‘원부 술집’을 냈다. 술집이 3·40대 또래 직장인 사이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이 나면서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게 버는 술집 사장이 됐다.   

  이후 캐주얼한 위스키 바를 표방한 ‘모어댄위스키’, 다양한 종류의 잔술을 파는 ‘하루키술집’, 공연, 전시, 워크숍이 진행되는 문화공간 성수동 ‘신촌살롱’까지 공간 사업을 확장했다. 2권의 책을 냈고, 수십 번의 창업 강연을 했다. 현재 6년 차 사장, 서울에만 6개 공간을 운영하는 원부연 문화공간기획자와의 Q&A.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원부연입니다. 저는 신촌, 성수동 일대에 6개 공간을 운영하고 있고요, 컨셉 있는 술집과 공연이나 전시, 강연회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극장, 복합문화공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이나 커리어에 대한 강의도 하고 공간을 위한 이벤트 기획도 합니다. 

 
*원부연씨가 운영하는 성수동에 위치한 신촌살롱. 전시, 강연 등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사진 원부연]
  Q. 창업을 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창업 전에는 광고기획자였어요. 대학에서 연극 동아리를 하면서 기획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졸업 전에 지인 소개로 광고회사에서 주1회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생겼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신입으로 채용이 됐고, 광고기획자 커리어가 시작됐습니다. 

광고회사에서는 주로 사람들이 오랜 시간 생각해야 구매할 수 있는 고관여제품을 담당했어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걸리는 광고 캠페인을 위해 콘셉트를 잡고 전반적인 일정과 예산 계획, 홍보 기획, 이견 조율 같은 일을 했죠. 광고를 내놓는 과정에서 작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법을 배웠어요. 이 경험이 창업 후에도 시장의 변화를 견뎌내는 힘이 된 것 같아요. 프로젝트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시장 반응이 빠르게 오지 않더라도 시장 반응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계속 수정하고 변경하면서 버티는 맷집을 배웠다고 생각해요.



Q3. 잘 다니던 회사, 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나요?

 4-5년차쯤 되니까 회사에서 많은 일이 익숙해지고, 그다음은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요. 그때쯤 나는 회사형 인간이 아니고, 내 브랜드를 열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의 퍼포먼스 차이가 너무 컸거든요. 회사형 인간은 싫어하는 일이든 좋아하는 일이든 평균은 해야 하는데 난 그러지 못했어요. 원래도 술집을 열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는 했었는데, 그때쯤 창업 생각이 더 진지해졌던 것 같아요. 

 
*직접 만든 원부술집 로고


Q4. 퇴사 후 만든 내 브랜드, 왜 ‘술집’이었나요?

원래 술을 좋아했어요. 특히 술자리 기획을 좋아했고요. 대학 시절에나 직장인이 되어서나 술자리 이벤트 기획을 도맡아 했어요. 술게임도 만들고 전국 8도의 소주를 마시는 ‘8도 소주 궐기대회’나 골든벨 같은 술자리 행사도 만들었어요. 그냥 그런 자리가 좋고 재밌었어요. 

그런데 마침 광고기획자 9년차 됐을 때쯤, 단골 술집 사장들이 가게를 내놓는다는 말을 듣고, 친한 선후배와 함께 그 술집을 인수해 운영하기로 했어요. 퇴근하고 다시 술집으로 출근하는 생활만 3개월을 했죠. 첫 달 매출이 기존보다 2.5배 오르는 걸 보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트리거였어요. 

첫달 운영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를 시작했고 3개월 동안 공간 계약, 운영 및 홍보 계획 등을 준비한 뒤 사표를 냈죠. 


 
*'모어댄위스키'를 열기 위해 바텐더와 함께 위스키 공부를 했다 [출처 중앙포토 김현예 기자]



Q5. 퇴사 전에 충분히 준비를 하고 사표를 쓰신 것 같은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처음 창업 생각을 했을 때, 나름대로 상권분석 한답시고 가게 시세도 알아봤어요. 

수소문해서 대기업 퇴사 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어요. 그분이 “절대 퇴사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매출에 대해 자세히 알려줬어요. 얼마를 들여야 하고 매달 얼마를 벌어야 가게 유지가 가능한지요. 그때는 포기했었죠.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 게 다 준비 과정이었더라고요.

 
원부술집 모습. '원없이 부어라'의 준말이자 자신의 이름을 따 상호를 지었다 [사진 원부연]


그 때 그 경험이 있다보니 술집 인수 기회가 왔을 때 쉽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내 가게를 내서 시작하는 것보다 적은 돈으로 술집 운영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거든요. 경험치가 쌓였으니까요. 결정적으로 실제 운영해보고 매출도 내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플랜B도 마련했어요. 가게가 휘청대도 나까지 휘청대지 않을 수 있도록 부동산 투자를 했어요. 당시에 시장이 좋아서 부동산 투자로 부수입을 마련했습니다. 직장인 시절부터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두고 부동산 카페 등에서 정보를 수집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가게도 일종의 소모품이에요. 특히 한국에서는 가업을 이어 한 가게를 오랫동안 운영하는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사한 지 5년 넘으면 장수했다고 말할 정도잖아요. 저마다 대비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꼭 준비가 필요해요.


 
여러 언론에서도 소개된 그의 창업 스토리는 언뜻 우연히 찾아온 성공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치열한 준비 과정은 성공 스토리에 비해 잘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무작정 퇴사부터 하고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웠다”고 그는 전한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에너지가 다르다 [출처 중앙포토 김현예 기자]


Q6. 왜 3040 직장인들을 위해서 <퇴사레시피> 스터디를 기획하게 되셨나요?

창업이나 커리어 강연을 하면서 안타까운 점이 많았어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하려다 보니 경험치는 낮고 계획은 막연하고요. 심지어 회사를 그만두면 대출이 어렵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놀랐어요. 

회사 밖은 정말 냉혹해요. 그런데 정말 준비 없이 무작정 퇴사하거나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부터도 실제로 창업하기까지 리서치도 많이 했고 실제 술집 운영 경험과 계획을 세우고 도전했기 때문에 리스크를 낮출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어려운 점이 태산이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커리어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중요한 건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걸 어떻게 아는지부터 어려워하시는 걸 알게 됐어요.

전반적으로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그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할 수 있을지 개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어서 이번 스터디를 기획했어요. 

특히 100세 시대에는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이 지금 이후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걸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퇴사 후 두 번째 커리어로 고려하는 것이 오랫동안 관심 가지던 일이 아니라면, 일단 회사에 다니면서 이것저것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지, 재미를 느끼는지를 알아야 해요. 생각만 했을 때와 실제로 했을 때는 많은 부분이 다르니까요.


 
*6월 6일 현충일, 공휴일에도 열띤 스터디 준비를 하셨다는 후문이..


Q7. 이선용 대표, 홍일한 이사, 박해욱 기자 등… 각 스터디 게스트(연사)는 어떻게 초대하게 되었나요?

 이선용 대표는 2년 동안이나 회사를 다니면서 창업자 생활을 병행했어요. 홍일한 이사는 스타트업 이직에 막연히 관심 같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분이에요. 이직을 하며 연봉 앞자리 숫자가 같았던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박해욱 기자는 8개의 아이템으로 사이드프로젝트를 진행하셔요. 그분은 회사를 절대 그만둘 생각이 없다고 하십니다. 김홍익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발전시킨 케이스에요. 

 지금 3040 직장인이 고민하는 모든 선택지에 대한 아주 현실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분들이에요. 이 분들이 참가자 개개인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줄 예정이에요.

시간과 기회를 얻을 뿐 아니라 이 연사들이 모두 자신만의 좋은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Q8. 스터디에 참석하는 분들이 스터디를 통해서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요?

막연하게 ‘지금 일을 그만두면 뭐 해먹고 살지’라고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요. 자기 사업을 할까, 이직을 할까, 아니면 부업을 할까, 그냥 회사 열심히 다닐까, 이런 생각들을 할 거예요. 사실 지금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다음 커리어를 설계하는 건 보통 고된 일이 아니란 걸 잘 알아요. 그걸 전부 혼자서 해내는 건 더욱 힘들고요.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과 기회, 그걸 도와줄 수 있는 네트워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그다음 커리어를 잘 설계했던 사람들을 수소문해 한자리에 모았어요. 모두 정말 고수들이죠. 다같이 모여서 술 한 잔 했는데, 자신들의 노하우를 나눠줄 준비를 단단히 하셨더라고요.


저도 4년 차쯤 이후에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고민이 됐어요. 성장이 정체된 느낌이 드는 가운데 다양한 진로를 현실적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직장인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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