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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커피와 출근길 하늘, 거기에 삶의 기쁨이 있다

이 스토리는 <일하면서 아이도 키웁니다>6화입니다

앞으로도 '일'과 '양육' 양쪽에서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게 되겠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무슨 일 하세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벤처 필란트로피 기금*, C Program 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C Program이 관심을 갖는 영역은 크게 2가지입니다. '놀이터, 미술관, 도서관 안의 청소년 전용 공간과 작업실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 그리고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찾아 지원하는 일'이에요.

C Program 팀은 실험적인 프로젝트들이 만들어지고 의미 있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비영리 투자자이자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합니다. 더불어 그 과정을 담는 콘텐츠 매니저, 실험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커뮤니티의 매니저 역할도 담당하죠. 저는 각각의 프로젝트를 결정하고 진행하는 일도 함께 하지만, 좋은 팀을 만들고 팀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벤처 필란트로피 기금 : 벤처의 투자 기법을 기부에 활용한 방식.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 또는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자체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금전적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을 한다.

Q.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보통 아침 6~7시 사이에 일어나서 아이가 그날 먹고 싶어 하는 메뉴로 아침을 차려주고, 저도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일정과 동선에 따라 매일 출퇴근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 단위의 정해진 루틴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일주일 단위의 루틴을 만들어 지키려고 노력해요. 일정이 불규칙한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서 달리다 보면 제 일상의 중심이 생기기 어려워 고민하다가 찾은 단위가 일주일이죠. 그래서 저는 캘린더를 하루가 아닌 일주일, 이주일 단위로 보면서 계획하는 습관이 있어요. 예를 들면 '저녁 일정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잡지 않기', '일요일 아침에 한 시간씩 운동하기' 같은 것들이죠.

일정에 따라 매일 출퇴근 시간이 달라지는 대표 역할을 맡고 있기에 일주일 단위의 루틴을 만들어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엄윤미

Q. 아이를 낳기 전과 후, 커리어에 특별한 변화가 있나요?

커리어 변화가 있는 건 아닌데, 시간을 쓰는 방식이 달라졌어요. 출산 전에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일 자정을 넘겨 퇴근했고, 주말에도 일을 하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완전히 쉬는 시간을 가졌어요. 업무에 몰입했다가 벗어나는 온앤오프(On-Off)가 확실한 패턴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었죠.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업무의 '온(on)'을 일정 기간 이상 유지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커리어를 선택할 때 언제 어디서 일하는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자율권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아이를 키우고 일하면서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시간이 지날수록 일에서도, 아이에 대해서도 결정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져요. 아이가 어릴 땐 잘 먹고 잘 잤나, 이유식 재료가 충분히 있는가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아이가 배우고 싶어 하는 악기 선생님을 찾아야 하거나, 친구 관계로 속상해하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야 할지, 영어학원을 보낼지 말지, 중학교는 어디를 보내야 할지 같은 일들을 고민하게 되니까요.

반대로 저의 체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중이라, '하필 그 순간에 인내심을 잃다니' 하고 후회하거나 '여기에 시간을 조금만 더 썼으면 좋겠는데…' 하고 아쉬워하는 일들이 종종 생깁니다.

앞으로도 '일'과 '양육' 양쪽에서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겠죠. 가장 중요한 건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매일 밤 일기를 쓰려고 합니다. 명상처럼 잠시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이렇게 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어려운 시간도 지나가고 다음 시기가 찾아오겠죠.

Q.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동료, 후배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출산 후 일에 복귀하면서, 각자의 상황에 따라 돌봄 시스템을 만들게 되는데요. 가족, 돌봄기관,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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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화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게 대단한 일인가요?

  2. 2화

    워킹맘에게 부족한 건, 역량이 아니라 시간이다

  3. 3화

    '일과 육아 다 잡았다'는 칭찬, 바라지 않는 이유

  4. 4화

    출근하면 집안일은 잊어라,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는다

  5. 5화

    엄마가 다 할 필요 없다, 죄책감 대신 체력을 키워라

  6. 6화

    막 내린 커피와 출근길 하늘, 거기에 삶의 기쁨이 있다

    현재글
  7. 7화

    '아이가 있어서 안 된다'고 당당하게 말해라

  8. 8화

    아빠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하는 이유

  9. 9화

    분리될 수 없는 워크·라이프, 어떻게 연결할까

  10. 10화

    출산하고 5개월, 성공하겠다는 야망이 더 커졌다

  11. 11화

    지금 나의 일이 딸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도록

  12. 12화

    돈을 쓰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사는 겁니다

  13. 13화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어제보다 나아졌다면 OK

  14. 14화

    천천히 가도 괜찮다, 속도보다 방향이다

  15. 15화

    우울을 참지 마라, 랜선으로라도 수다를 떨어라

  16. 16화

    아이의 삶과 내 삶은 다르다, 유아차 밀고 창업한 이유

  17. 17화

    나를 위해 소비하라,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니까

  18. 18화

    일단 해보고 힘들면 퇴사하려던 워킹맘, 4년 버틴 비결

  19. 19화

    육아서 대신 심리 서적을 읽어야 하는 이유

  20. 20화

    10년 뒤, 딸과 함께 할 '아이돌 덕질'을 꿈꾼다

  21. 21화

    남편과 페미니즘을 공유하며 가정이 더 건강해졌다

  22. 22화

    버티면 지나간다, 그리고 해결되는 것도 있다

  23. 23화

    시간은 약이 아니다,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라

  24. 24화

    목표가 없던 나, 아이를 낳은 뒤 1등이 하고 싶어졌다

  25. 25화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진다, 걱정은 내려놓자

  26. 26화

    모든 여성은 언니들의 등을 보고 걸어간다

  27. 27화

    역사에 만약이 없듯, 인생에도 만약은 없다

  28. 28화

    치료는 완벽하게, 생각은 유연하게 한다

  29. 29화

    남편을 내 커리어의 지지자로 만들어라

  30. 30화

    거절도 능력, 탁월함은 무리하지 않을 때 발휘된다

  31. 31화

    사회 문제에 눈 감지 않고 행동한다, 나는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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