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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경쟁자, 페이스북을 뛰쳐 나오다

에디터

이 스토리는 <세계를 뒤흔든 창업가들>6화입니다

스탠포드대에 다니던 학생 케빈 시스트롬은 페이스북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파티 겸 면접이기도 했어요. 2005년이었으니 아직 페이스북 초창기 때에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시스트롬이 페이스북에서 일하기를 원했습니다. 시스트롬이 대학 2학년 때 스탠포드대 학생들이 쓰는 ‘포토박스’라는 사진 공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걸 알았거든요.

저커버그는 실리콘 밸리 팔로알토에 있는 초창기 페이스북 사무실 옥탑으로 시스트롬을 데리고 올라갔어요. 거길 올라가려면 낮은 창문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키 175cm가 안돼는 저커버그는 쉽게 통과했지만 195cm의 큰 키를 가진 시스트롬은 허리를 많이 굽혀야 했죠. 그 위에서 둘은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저커버그는 스타트업 창업만큼 세상에서 힘든 일이 없다고 했어요.

그 때 였습니다. 시스트롬이 ‘나도 창업자가 한 번 돼봐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한 건. 페이스북 같은 스타트업을 창업하면 얼마나 좋을까를 마음 속으로 그려봤죠. 하지만 시스트롬은 아직 학교를 떠날 생각은 없었어요. 당시 대학생들이나 사용하는 페이스북엔 취직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고요. 시스트롬은 페이스북에 입사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연락 채널은 계속 열어뒀습니다.

시스트롬은 ‘세계를 뒤흔든 창업가들’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느 창업자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지금까지 이 코너에 등장한 대부분의 창업자에게 학교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또 대다수가 연쇄 창업자들이에요. 여러 번 창업을 하면서 실패도 하고 성공도 맛 보죠. 그런 경험을 발판 삼아 결국에는 그야 말로 세상을 뒤흔드는 기업을 창업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스트롬은 대학 졸업을 선택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창업을 하지 않고 구글에 취직부터 해요.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창업한 첫 번째 기업 인스타그램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립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을 팝니다.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받고요.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창업 초기에는 팔라고 해도 절대 안 팔았을 겁니다. 열혈 창업자 100명을 붙잡고 물어보세요. 99%는 자기가 창업한 기업은 자기의 분신이라 절대로 팔 수 없다고 할 겁니다.

케빈 시스트롬은 요즘 같이 공격적이고 장악력 넘치는 창업자들이 득세하는 시대에 보기 드문 캐릭터의 창업가다. ⓒ시스트롬

이렇게 일반적인 창업자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시스트롬입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사실 실속은 다 차렸어요. 시스트롬은 아등바등하지 않고 유연하게 순리를 따르는 스마트한 인물입니다. ‘유연하게 순리를 따르는’에 밑줄 쫙 쳐주세요. 요즘 같이 공격적이고 장악력이 넘치는 창업자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죠. 오히려 그런 점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스트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죠.

장난감 카메라 같은 홀가에서 모든 게 시작됐다

시스트롬은 1983년 보스톤 근교의 부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이었고 어머니는 테크기업에서 일했어요. 학교는 사립기숙학교를 다녔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운 건 이 때였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레코드 가게에서 일했고 클럽에서 디제이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그는 사진 찍는 걸 좋아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지고 놀았어요. 매년 새로운 카메라를 사달라고 졸랐죠. 고교 시절엔 사진 동아리 회장을 했고 여름 캠프에서는 포토샵 다루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대학 때는 한 학기 동안 이탈리아에 가서 사진을 공부했어요.

이탈리아에 갔을 때 일이에요. 그는 자기 나름 신경을 써서 고급 카메라와 렌즈를 준비해 갔어요. 그런데 함께 간 사진 교수가 시스트롬의 카메라를 가져갔습니다. “여기서는 이러면 안돼” 하면서 말이에요. 아마도 장비 자랑하지 말라는 뜻이었지 싶어요. 그러더니 어디서 났는지 플라스틱으로 된 카메라를 건네줬어요. 홀가(Holga)라는 장난감 같은 필름 카메라였죠. 렌즈도 플라스틱이었고 조심하지 않으면 빛이 새들어가서 사진을 망치기도 쉬웠어요.

시스트롬은 홀가로 사진 찍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건 불완전함에 대처하면서 그 불완전함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과 다름이 없었어요. 이탈리아 시골을 돌아다니며 홀가로 사진을 찍어오면 교수는 시스트롬과 함께 사진을 현상했어요. 현상된 사진은 항상 정사각형이었어요. 사진은 종종 흐릿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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