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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퍼 안상수 "창작은 모험하는 행위다"

이 스토리는 <폴인이 만난 사람>2화입니다

폴인이 만난 안상수 시각디자이너_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

솔직히 긴장했습니다. '안상수체'(이하 안체)로 접한 일흔에 가까운 디자인계의 '구루(guru)'를 직접 만난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더군요.

사실 더 부담되는 게 있었어요. 외국어·외래어보다 순수 한글을 쓰려는 그의 노력이 그랬습니다. 이를테면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그는 '멋짓'이라는 말로 바꿔 부르더군요. 그래서 그를 만났을 때 혹시라도 제가 쓰는 단어가 그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와 마주하기 직전까지 '인터뷰에 감사하다고 해도 될까? 아니, 만남에 감사하다고 할까?'라며 고민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제 마음을 읽은 듯, 안상수 디자이너는 제게 먼저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어려워할 것 없다는 미소와 함께 자신을 '선생님'이 아닌 '날개'로 불러달라고 했어요. 자기의 호이기도 한 이 단어를 교장을 대신하는 직함으로 붙였다면서요. 배우는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의미도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어색했어요. 저도 모르게 '선생…'이라고 호칭이 나왔죠. 하지만 두세 번 질문을 하고 났을까요. 어느 순간 저도 "날개, 어떤 실패를 했었나요?"라고 묻고 있더군요. 긴장해서 가라앉았던 목소리 톤도 한껏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만남이 끝난 뒤에는 그가 제 모습을 카메라로 담으며, 서로 웃고 있었습니다. 단풍이 노랗게 익었던 2020년 시월의 가을날, 파주출판단지에서 '사람 안상수'와 만난 기억입니다.

인터뷰 
· 글 : 이건희 에디터

도전보다 모험이라는 말이 저는 더 좋아요.
폴인과 만난 안상수 시각디자이너. 그는 "창작은 모험하는 행위고, 전율을 느끼는 일"이라고 말했다. ⓒ 폴인

"어떻게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안상수 시각디자이너가 한 대답이었어요. 그는 창작을 '모험하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그것처럼, 모험은 전율을 느끼는 일이라고 설명했어요. 그래서 모험을 계속한다고요.

정말 그는, 모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35년 전 삼십 대였던 그가 네모틀을 탈피한 글꼴인 안체를 만들 때가 대표적이죠. 1985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1.0이 막 발표된 해였습니다. 화면을 채우는 글꼴에 대한 대중의 인식조차 부족했을 때죠. 그나마 대중에게 익숙한 건 바탕체와 고딕체였습니다. 그런데 네모틀을 벗어난 특이한 모양의 글꼴을 공개했다니, 사람들이 낯설게 여길 수밖에 없었죠. 안체의 등장 이후 우리에게 생긴 변화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영국 하면 '타임스 로만(Times Roman)'이라는 글꼴이 떠오르듯, 한국에는 안체가 있다고 말할 수 있죠.

AG 안상수체 2012 를 실제로 화면에서 구현한 모습. ⓒ네이버문화재단

그의 모험은 안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60대 초반이었던 2013년, 그는 오래 몸담은 대학 강단을 떠나 기존과 다른 교육을 추구하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파티)의 교장이 되었죠. 그로부터 7년 후인 2020년 그는 '마루 부리'라는 순수 한글 디지털 글꼴을 만드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이 역시 우리가 화면용으로 쓰는 글꼴이 왜 중국에서 온 '명조'여야 하고, 유럽에서 온 '고딕'이어야 하는지 의문을 품은 것에서 시작됐죠.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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