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 공간

"프랜차이즈 안 한다"는 346억짜리 식당, 이유는?

이 스토리는 <줄 서는 레스토랑에서 발견한 비즈니스>3화입니다

3줄요약

  • 크라우드펀딩으로 48억을 모으고 2017년 기준 기업가치 약 346억 5천 만 원에 달한 런던의 샐러드 가게가 있습니다. 이번 챕터에서 소개할 '비타모조'입니다. 이 곳은 '푸드테크' 기업으로서 주목해볼 만합니다.
  • 비타모조는 프랜차이즈 전략으로 매장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다른 레스토랑에 파는 전략을 취합니다. 주문할 수 있는 샐러드만 무려 90 억개에 달해 완벽한 '맞춤화'가 가능하고, 고객 데이터를 시간, 요일, 날씨, 온도별로 모을 수 있으며 버려지는 재료의 양을 25% 줄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죠.
  • '식사의 미래'를 표방하며 스스로를 '푸드테크'로 정의하고, 매장 기획 또한 그에 맞게 인건비 등 운영비를 최소화고 있는데요. 그들이 그리는 식사의 미래가 어떤 것인지 소개합니다.


비타 모조 ⓒ트래블코드

90억 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샐러드 가게

어울리진 않지만 패스트푸드 매장에도 샐러드 메뉴가 있습니다. 건강에 신경을 쓰는 고객들을 불러들여 매출을 높이려는 목적입니다. 효과가 있을까요? 듀크 대학교(Duke University) 마케팅 교수인 가반 피츠사이먼즈(Gavan Fitzsimon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를 실험해봤습니다. 음식 선택에 대한 자기 통제력이 강한 사람들을 선별해서, 그들이 메뉴 구성에 따라 감자튀김을 선택할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한 것입니다.

피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에게는 감자튀김, 치킨너겟, 버터와 크림을 바른 구운 감자 등 건강하지 않은 음식으로만 구성된 3가지 메뉴를 제시했습니다. 이 그룹의 사람들은 감자튀김을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메뉴 중에서 감자튀김이 건강에 가장 나쁜 음식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가지 구성에 샐러드 메뉴를 더해 다른 그룹에게 보여주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샐러드를 골랐지만, 나머지 사람들 중에 감자튀김을 선택하는 경향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더 건강한 음식이 추가되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건강에 가장 나쁘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선택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역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햄버거, 오레오 등으로 음식의 종류를 달리해도, 동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샐러드 메뉴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선택을 비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결론을 내리고 '대리 목표 성취(Vicarious goal fulfillment)'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더 건강한 메뉴를 추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건강한 메뉴를 보거나 고려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건강에 나쁘지만 맛있는 메뉴의 유혹에 넘어간다는 이론입니다.

듀크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패스트푸드 매장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건강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주의해야 할 일입니다. 가깝다는 이유로 패스트푸드 매장에 샐러드를 사러 갔다간 의도와 다르게 건강에 더 나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샐러드만 파는 전문점이 필요합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런던에 샐러드 가게가 없을 리 만무합니다.

런던 곳곳에서 샐러드 가게를 발견할 수 있으나 녹색과 풀색이 비슷하듯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보입니다. 농장 직송, 오가닉 재배 방식 등을 차별점으로 강조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의 매장에서 내세우고 있어 신선한 포인트는 아닙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색깔을 갖기 어려울 것 같은 샐러드 전문점 시장에서 싱그러운 존재감을 뿜어내며 등장한 매장이 있습니다. '맞춤화의 끝판왕(Ultra personalised)'을 자랑하는 '비타 모조(Vita mojo)' 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약 48억 원 모은 극강의 컨셉



비타모조의 카운터에는 메뉴판도, 음식 사진도 없습니다. 샐러드를 주문하는 곳이 아닌 주문한 샐러드를 찾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트래블코드

비타 모조에 들어서면 매장을 잘못 찾아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샐러드 가게에서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으레 전면에 내세우는 샐러드 쇼케이스도 보이지 않고, 메뉴판이 자리해야 할 계산대 위에는 판매하는 샐러드 이름 대신 주문한 고객 이름을 호출하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또한 고객 좌석이 있어야 할 한쪽 벽면에 여러 대의 아이패드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습니다. 샐러드 가게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이지만, 비타 모조의 눈에 보이는 차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적 경쟁력의 출발점입니다.

비타 모조에서는 사람이 주문 받는 경우가 없습니다. 외부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주문을 하고 매장

폴인 3주년 기념

폴인멤버십
첫 구독 시, 첫 달 무료!

2021.09.13 (월) ~ 2021.09.30 (목)

이런 스토리 어때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