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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짜장면 가게, 매출이 2배 차이나는 이유

이 스토리는 <오프라인 비즈니스, 상상력이 미래를 바꾼다>1화입니다



*이 콘텐츠는 네오밸류의 제작비 후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미래를 꿈꾸는 건 사치였습니다. 2020년의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미래를 그려볼 수 없을 만큼 절망적이었죠. 그러면서도 미래가 빨리 오기를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비된 이 시기가 어떻게든 지나가길 바랐으니까요.

손쓸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일은 아닙니다. 백신으로 코로나19가 사라진다고 해서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예전 그대로 돌아오지는 않을 테니까요. 생활 방식, 소비 패턴 등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도 변화가 절실해졌습니다.

모두가 코앞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앞날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앨리웨이 광교' 등으로 공간 콘텐츠 기획의 차별화를 선보이며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를 직접 개척해 나가는 '네오밸류'가 앞장섰습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네오밸류가 쏘아 올린 질문에 폴인과 트래블코드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폴인은 <테크는 부동산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나>, <부동산 패러다임 시프트> 등 오프라인 공간의 트렌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안하고, 트래블코드는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등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글로벌 메가시티의 차별적인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깊이 있게 소개해왔습니다. 두 곳 모두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죠.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기 위한 고민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힘겨웠던 2020년을 떠나 보내고, 2021년 새해를 맞아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의 미래를 향한 희망의 여정은 퇴사준비생 이모씨가 짜장면 가게를 오픈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트래블코드

어느 동네에 줄 서서 먹는 짜장면 가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짜장면을 즐겨 먹던 어느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정도로 줄이 길면 옆에다 똑같은 짜장면 가게 하나 더 열어도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서 식사하러 갈 때마다 그 짜장면 가게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종업원은 몇 명인지, 테이블 수와 좌석 수는 몇 개인지, 가게는 얼마나 큰지,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등 손님이 아니라 퇴사준비생의 관점으로 짜장면 가게를 바라본 거죠. 한참을 벤치마킹한 끝에 맛까지 똑같이 낼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오른 후, 드디어 원조 가게 옆에 원조와 사실상 똑같은 짜장면 가게를 오픈합니다.

결과는 성공. 예상대로 가게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섰습니다. 오픈발인 줄 알고 조마조마했었는데 몇 달이 지나도 줄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카피한 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여전히 원조 짜장면 가게에도 손님이 줄을 서 있으니 그 가게와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원조 짜장면 가게 사장님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을 찾아 갔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가 말하길, 오히려 고맙다는 것이었습니다. 점심 시간 내에 자리가 안 나서 줄 서 있다가 그냥 돌아가는 손님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옆에 사실상 똑같은 가게가 생긴 덕분에 일부 손님들이 덜 기다리면서 맛있는 짜장면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대인배 같은 이야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더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원조 짜장면 가게의 매출이 퇴사준비생이 카피한 가게의 두 배였던 거죠. 그래서 고민에 빠집니다.

'메뉴, 가격, 종업원 수, 테이블 수, 가게 크기, 운영 시간, 음식 맛 등 모든 것을 똑같게 했고, 두 가게 모두 줄을 서서 먹으며, 둘 다 배달 서비스는 하지 않는데 어떻게 매출에 차이가 날 수 있을까? 그것도 두 배나.'

도대체 왜, 퇴사준비생 이모씨가 오픈한 가게는 원조 짜장면 가게 매출의 절반 수준인 걸까요?

숫자에는 보이지 않는 노하우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나름 전략 기획팀에서 사업 분석을 했던 터라, 원인 분석에 나섰습니다.

ⓒ트래블코드

매출은 심플합니다. 평균 객단가에 평균 객수를 곱한 값이죠. 매출이 두 배라면 객단가나 객수에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객단가를 먼저 살펴 봤습니다. 메뉴 가격이 같더라도 손님들이 짜장면 먹으면서 탕수육을 추가로 시킨다면 매출에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한 동네의 동일한 소득 수준의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1인당 섭취량도 평균적으로는 엇비슷할테니 하루 이틀이라면 모를까 평균 객단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객수에서 차이가 나야 합니다. 그런데 매장 크기, 테이블 수, 좌석 수가 똑같고, 둘 다 빈자리 없이 줄 서서 먹는 상황이니 객수도 비슷할 거라 추측했습니다. 이렇게 미궁에 빠지는 듯 했으나, 먹고 사는 일이 걸려 있으니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식을 한참 들여다 보다가 빈틈을 발견합니다. 평균 객수로 표현한 수식을 더 세분화시켜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트래블코드

객수는 좌석수, 좌석 점유율, 그리고 회전율의 함수입니다. 좌석 수가 같고 두 가게 모두 줄 서서 먹기 때문에 좌석 점유율도 비슷하다면, 결국 매출의 차이는 회전율의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줄 서 있다가 자리에 앉기까지 시간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죠. 특히 제한된 식사 시간 내에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식당의 경우엔 더욱 회전율이 중요합니다.

단계별 한 끗 차이로 회전율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회전율의 차이는 왜 발생할까요?

ⓒ트래블코드

회전율은 일정 시간 동안 좌석을 거쳐간 손님의 수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따라서 시간당 회전율을 구하려면 1시간을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걸린 시간으로 나누면 됩니다. 예를 들어,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걸린 시간이 30분이라고 하면 1시간을 0.5시간(30분)으로 나누면 되니까 시간당 2회전(200%)을 하는 거죠. 결국 회전율의 차이는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시간의 차이입니다.

ⓒ트래블코드

위 이미지는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과정을 구분해 본 것입니다. 각 단계별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회전율이 개선되겠죠? 그래서 원조 짜장면 가게를 카피했던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회전율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각 단계별로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기로 합니다.

① 착석 : 안내하는 직원의 중요성

손님이 붐비는 식당에 가면 자리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잡한 가게에서 빈자리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고, 빈자리인데 아직 테이블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기다렸다가 앉아야 하는지도 모를 때가 있죠. 동시에 빈자리가 여러 곳 보일 경우 어디에 가서 앉아야 하는지도 고민됩니다.

이럴 때 출입구에 자리를 안내하는 직원이 있다면, 손님이 자리를 찾기 위해 머뭇거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원은 빈자리를 한 눈에 파악할 뿐더러 테이블 정리의 타이밍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회전율의 렌즈를 끼고 보니 원조 짜장면 가게에는 그 역할을 하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직원의 숫자만 세어봤지 어떤 일을 하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아 보이지 않았던 것뿐입니다.

② 주문 : 좌석 배치와 주문의 상관관계

메뉴가 똑같아도 주문에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테이블에 메뉴판이 없다면 직원이 메뉴판을 테이블까지 가져다 줄 때까지 시간이 지체되죠. 원조 짜장면 가게를 카피할 때 메뉴는 따라했지만, 메뉴판 제작 비용을 아끼기 위해 메뉴판을 돌려쓰기로 한 게 문제였습니다. 또한 메뉴판 구성에도 다른 점이 있었어요. 원조 짜장면 가게는 인기 메뉴를 추천하고 있고, 메뉴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디자인 했어요. 그러면 손님들이 음식을 고르는 시간이 줄어드니까요.

그뿐 아니라 손님이 메뉴를 선택한 후에도 시간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주문을 하기 위해 직원을 부르고 기다리는 시간, 직원이 주문을 받고 주방에 전달하는 시간 등에서 지체가 발생할 수 있어서죠. 이 부분은 매장 동선에 좌우됩니다. 원조 짜장면 가게를 카피하면서 나름대로 차별화를 주려 매장의 절반 정도를 좌식으로 했는데, 이런 구성 때문에 직원들이 좌식 테이블에 주문받으러 갈 때 신발을 벗고 신느라 시간이 더 걸린 거죠. 

여기에다가 원조 짜장면 가게에선 주문을 수기가 아니라 전자 단말기로 받고 있었습니다. 주문 내역을 입력하면 주방으로 바로 전송되는 시스템인 거죠. 그만큼 주문을 받고 주방에 전달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③ 대기(조리 시간) : 요일 메뉴는 왜 필요할까?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면 조리 시간에 큰 차이가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손님이 주문을 한 후 음식을 요리하는 시간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요리에 필요한 재료 중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재료를 체계적으로 충분히 마련해 놓았다면 주문이 들어왔을 때 조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겠죠. 원조 짜장면 가게는 그동안의 데이터가 있어서 재료 준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한창 바쁠 때 재료 손질을 하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거죠.

사전 준비에서만 차이가 나는 건 아닙니다. 주방장의 숙련도에서도 조리 시간이 달라질 수 있죠. 물론 하나의 요리를 레시피대로 만들면 숙련도에 따른 조리 시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요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숙련도가 영향을 미칩니다. 원조 짜장면 가게의 주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주방장이 양 손을 써서 웍을 자유자재로 다뤘습니다. 숙련도가 낮아 한 손으로 웍을 사용하는 주방장과 시간당 만들 수 있는 요리의 양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여기에다가 조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원조 짜장면 가게는 요일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월요일에는 짜장면을, 화요일에는 짬뽕을, 수요일에는 우육탕면을 500원씩 할인해 주는 식이죠.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원조 짜장면 가게를 카피하면서 어차피 줄 서서 먹는데 할인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도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요일 메뉴가 조리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아무래도 4명이 함께 온 테이블에서 짜장면 1개, 짬뽕 1개, 우육탕면 1개, 볶음밥 1개를 주문할 때보다 짜장면 4개를 주문할 때 조리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데 가격 할인을 하면 주문이 통일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④ 식사 : 분위기가 식사 속도를 좌우한다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 손님에게 식사를 빨리 드시라고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빨리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습니다. 원조 짜장면 가게는 이 부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빠른 템포의 음악을 틀어 놓고 직원들이 큰 소리로 일하면서 분주한 분위기를 연출해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속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또한 테이블에 등받이 없는 의자를 놓아 두었습니다. 기댈 곳을 없애 오래 앉아 있기 불편하게 만든 거죠. 게다가 손님이 식사를 마치자마자 종업원이 그릇을 치웠습니다. 밖에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데 테이블에 있는 그릇을 가져가니, 테이블에서 손님도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원조 짜장면 가게 손님들의 식사 속도가 빠른 이유입니다.

⑤ 계산 : 결제에도 타이밍이 있다

계산을 하는 방식도 회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식사 후에 가게를 나가면서 계산을 하는데, 원조 짜장면 가게에서는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 결제를 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손님이 계산을 위해 별도로 기다리거나 시간을 쓸 필요 없이, 식사를 마치고 바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손님이 가게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는 거죠.

이처럼 원조 짜장면 가게는 착석부터 계산까지 각 단계별로 한 끗 차이를 이어가며 회전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매출이 올라간 건 물론이고요.


줄 서서 먹는 원조 짜장면 가게와 퇴사준비생 이모씨가 어설프게 카피한 짜장면 가게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가 아니라 상상해 본 사례입니다. 가상의 사례를 통해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해 보기 위해서죠.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원리를 되새기는 일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를 살펴보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가상의 사례에서 이해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로 여겨지는 무인 매장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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