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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매장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이 스토리는 <오프라인 비즈니스, 상상력이 미래를 바꾼다>2화입니다

*이 콘텐츠는 네오밸류의 제작비 후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옆 가게와 매출이 차이 나는 이유를 알았으니,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마음이 편해졌을까요? 오히려 개선할 방법을 찾고 싶어서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가게를 오픈할 때야, 카피하면 기본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원조 짜장면 가게를 그대로 카피했었죠. 하지만 원인을 분석하고 보니 그렇게 해서는 원조 짜장면 가게의 업력을 따라가기 어려울 거란 판단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카피가 아니라 틀을 깨는 방법을 찾기로 결심합니다.

운영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그가 주목한 건 무인 시스템이었습니다. 회전율은 결국 운영 효율성에 대한 문제이니,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 효율성이 올라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로봇을 활용하면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무인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매장을 스터디하기 시작합니다.

조사를 해보니, 로봇이 진격하고 있었습니다. 주문과 계산은 기본이고, 요리, 음식 나르기, 설거지 등 거의 모든 단계에서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중이었죠. 특히 미국과 중국의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미국에는 로봇 팔이 커피를 만들어 주는 카페를 최초로 연 '카페 X', 무인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락커에서 음식을 픽업하는 '잇사(Eatsa)', 배달 트럭 안에서 피자를 요리해 갓 구운 피자를 배달하는 '줌 피자(Zume Pizza)', 로봇 공정 시스템으로 5분 만에 햄버거를 만드는 '크리에이터(Creator)', 시간당 200인분의 샐러드 보울을 요리할 수 있는 '스파이스(Spyce)' 등이 로봇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혔습니다.

중국의 업체들도 만만치 않더군요. 로봇 팔로 커피뿐만 아니라 칵테일까지 제조하는 '레시오(Ratio)', 음식을 나르는 배송 로봇으로 인기를 끈 '로봇 허(Robot.he)', 주방 로봇이 식재료를 구분해 배송 로봇에게 전달하는 오픈 주방이 인상적인 '하이디라오 스마트 레스토랑', 주문부터 음식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으로 자동화한 '천새 로봇 식당(千玺机器人集团)' 등이 로봇 레스토랑의 진화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희망이 보였습니다. 아직 짜장면 가게에 로봇을 도입한 사례는 보지 못했지만 전 세계 선도 업체들의 여러 시도를 종합해 봤을 때,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로봇을 도입한다면 원조 짜장면 가게의 매출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일 것 같았습니다.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번에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침착하게 개선 가능성을 시뮬레이션 해봅니다.

로봇이 줄여주는 시간

ⓒ트래블코드

로봇을 도입하면 회전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추정하기 위해 다시 손님이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과정을 떠올려 봅니다.

로봇 레스토랑은 물론, 카페, 패스트푸드 매장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무인 키오스크를 도입하면 ②주문과 ⑤계산을 한 번에 할 수 있고, 손님이 선택한 메뉴가 주방으로 바로 전송됩니다. 직원이 손님에게 주문을 받고 주문지를 주방까지 전달할 필요가 없는 거죠.

게다가 키오스크를 여러 대 설치하면 동시에 주문을 하고 계산할 수 있는 손님의 수도 늘어납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QR코드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어 별도의 무인 키오스크가 없어도 자리에 착석한 후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주문과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주문을 위해 기다리고, 주문을 접수하고, 음식값을 계산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보다 더 획기적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단계는 ③대기(조리 시간) 입니다. '크리에이터'의 경우 햄버거를 만드는 데 5분이면 충분하고, '스파이스'는 재료를 조리해 샐러드 보울에 담기까지 3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속도로 로봇을 풀가동하면 크리에이터는 시간당 130개의 햄버거를, 스파이스는 200인분의 샐러드 보울을 만들 수 있죠. 한두 명의 주방장으로는 어림없을 정도의 생산성입니다.

'천새 로봇 식당'은 한 술 더 뜹니다. 이곳에서는 한 종류의 음식이 아니라 중식, 훠궈,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는데, 어떤 요리건 조리에 걸리는 시간은 3~5분입니다. 서로 다른 요리라도 30여 종의 요리를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1화에서 언급했던 원조 짜장면 가게 주방장의 숙련도와 요일 메뉴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거죠.

요리가 완성된 후 손님이 있는 테이블까지 음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서빙 로봇 덕분이죠. 서빙 로봇의 쓸모를 높인 건 '로봇 허'입니다. 이곳에서는 여러 대의 서빙 로봇이 테이블 사이를 다니며 음식을 배달하지 않습니다. 대신 레일 위의 정해진 길로만 주방에서 완성한 요리를 실어 나릅니다. 손님들과 로봇이 부딪힐 염려가 없고 로봇이 장애물을 만나 속도를 줄일 일이 없는 거죠.

그래서 150여석 규모의 매장에서도 음식을 나르는데 40초가 넘지 않습니다. 이처럼 직원 대신 서빙 로봇이 음식을 더 빨리 가져다주니 대기 시간이 더 줄어 들고, 매장의 번잡함도 사라집니다. 음식을 테이블로 나르기 위해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여러 매장에서 구현한 로봇 기술을 조합하면 회전율을 높이는 건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원조 짜장면 가게 주인의 운영 노하우에 충격을 받은 후, 원조를 뛰어넘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던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이걸로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로봇을 도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로봇의 가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로봇이 넓혀주는 공간

전 세계에서 선도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로봇 레스토랑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로봇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서빙 로봇이야 역할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해도, 요리 로봇은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는데도 손님들이 관람할 수 있게 설치해 두었습니다. 로봇의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가 손님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주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로봇 팔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최초의 카페 '카페 X'에서 로봇 팔을 가리면 혁신적인 카페 이미지 대신 자판기 카페라는 인식이 생길지 모릅니다.

레스토랑에서 로봇이 볼거리가 된 덕분에 로봇을 보러 손님들이 몰리기도 했고, 손님들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로봇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자연스레 홍보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로봇의 모객이나 홍보 효과가 일시적일 거라 봤습니다. 여러 혁신이 그러했듯이, 로봇이 보편화되면 더이상 로봇은 신기한 대상이 아니라 일상의 풍경이 될 거니까요. 그보다 그의 눈에 들어왔던 건 로봇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의 면적이었습니다.

로봇이 샐러드 보울을 만들어주는 '스파이스'에 들어서면 정면에 샐러드 보울을 만드는 냄비 로봇 7대가 나란히 있습니다. 주방으로부터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를 공수 받아서 데우고 볶은 후에 그릇에 담는 역할을 하는 로봇입니다. 냄비 로봇 한 대가 하나의 요리를 만드니 동시에 7인분의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데, 사람이었다면 7명이 들어설 수 없을 정도로 차지하는 면적이 작습니다. 또한 크리에이터에서도 버거를 만드는 로봇 덕분에 주방 면적을 50% 가량 줄였습니다. 로봇이 주방장의 역할을 대신하니 공간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거죠.

또한 로봇 팔 하나로 커피와 칵테일을 제조해주는 '레시오'에서는 로봇 덕분에 재료를 두는 공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주(基酒, 칵테일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술)가 필요한데, 이곳에서는 80여 가지 기주를 천장에 매달아 둡니다. 로봇 팔이라 천장 높이에서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바텐더였다면 손이 닿는 곳에 기주를 놓아야 해서 작업 공간을 차지했을텐데, 로봇이 칵테일을 만드니 유휴 공간인 천장에도 쓸모가 생기는 거죠.

이처럼 요리 로봇은 공간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서빙 로봇은 오히려 공간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을까요? 서빙 로봇의 존재감을 높인 '로봇 허'는 사람과 로봇의 동선이 겹치는 것을 피하고 서빙 속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이 다니는 길을 따로 만들었으니까요. 이러한 문제를 '천새 로봇 식당'이 해결했습니다. 이곳은 천장에다가 레일을 달아 음식을 공중으로 실어 나릅니다. 그래서 주문한 요리가 천장에서 내려옵니다.* 덕분에 음식을 나르기 위한 공간이 줄어듭니다. 

(*)천새로봇식당의 서빙로봇 영상 05:08부터 참고하세요.

눈에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로봇이 만든 공간 효율성은 수익성으로 연결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필요 면적을 줄일수록 임대료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의 특성상 임대 면적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없다 해도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생산에 사용되는 공간을 줄이면 판매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릴 수 있으니까요. 매장 내에 테이블을 하나 더 놓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그만큼 매출을 올릴 여지가 생깁니다.

인건비 너머의 문제도 로봇이 해결할 수 있을까?

시간을 단축시켜 회전율을 높여주기만해도 고마운데, 공간 효율성까지 개선해주니 무인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집니다. 여기에다가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니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건 분명했습니다. 해결책을 찾은 것만 같아 기쁜 마음으로 로봇 레스토랑에서 쉴 새 없이, 그리고 실수 없이 움직이는 로봇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그의 짜장면 가게에서 직원들이 일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더 떠오릅니다. 인건비 너머 보이지 않는 문제 또한 로봇이 해결해 줄 거라는 기대가 생긴 거죠.

직원을 충원할 때 인건비만 드는 게 아닙니다. 교육비가 듭니다. 새로운 종업원이 입사하면 메뉴 숙지 등 매장 운영 전반에 대해 익숙해질 때까지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 때 교육을 담당할 직원이 따로 있건, 아니면 기존 종업원이 현장 실습을 시켜주건 비용이 발생합니다. 일종의 간접비인 셈이죠. 미국의 한 레스토랑 리서치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서빙 직원이 이직해서 새로 고용할 때 드는 비용이 2000달러(약 22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종업원이 어쩌다 한 번 이직을 한다면야 큰 비용이 아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노동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 레스토랑 종업원의 이직률은 약 73%로, 민간 부문 전체 이직률보다 1.5배 이상 높습니다. 미국의 통계치이긴 하지만 국가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레스토랑 종업원의 이직률이 타업종 대비 높은 건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종업원의 이직 횟수가 늘어날수록 새로 고용할 때 드는 교육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여기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비용이 있습니다. 리쿠르팅에 따른 비용입니다. 사람을 뽑기 위해 공고를 내고, 광고를 하고, 인터뷰를 보고, 계약을 맺는 일련의 과정에서 시간과 돈이 드는 거죠.

교육비와 리쿠르팅비를 감당한다 해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종업원들의 근무 성실도입니다. 물론 맡은 바 일을 책임감 있게 하는 종업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종업원이 갑작스레 지각을 하거나, 결근을 하는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 매장 운영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인력을 여유있게 고용하자니 인건비 관리에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로봇을 활용하면 이러한 보이지 않는 고민까지 해결될 거란 생각이 들어 무인 시스템 도입을 하기로 마음을 거의 굳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로봇 도입에 대해 의문을 던져봅니다. 로봇 도입을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로봇 레스토랑의 확산이 더딘 것 같아서죠. 그래서 좀 더 조사를 해보기로 합니다.

로봇 레스토랑의 함정

로봇 레스토랑의 포문을 연 건 '카페 X'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매장을 5개까지 확장했으나 2020년 초에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던 3개의 매장을 닫고, 2020년 8월에는 공항에 열었던 2개 지점마저 문을 닫았습니다. 또한 무인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락커에서 음식을 픽업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무인 매장을 시도했던 '잇사'는 2019년 7월에 마지막 매장을 폐점하고 F&B 매장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갓 구운 피자를 배달하기 위해 배달 트럭 안에서 피자를 요리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20억 달러(약 2조 2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던 '줌 피자'도 2020년 2월에 식품 패키지 업체로 피봇팅했습니다. 로봇 공정 시스템을 도입해 컨베이어 벨트처럼 햄버거를 만들던 '크리에이터'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의 로봇 레스토랑 대표 주자 중 그래도 선방하고 있는 건 냄비 로봇이 샐러드 보울을 요리해주는 '스파이스'였습니다. 스파이스는 2020년 11월 매장을 이전하면서 업그레이드해 로봇 레스토랑의 가능성에 대한 불씨를 살렸습니다.

그나마 중국의 로봇 레스토랑 대표 업체들의 사정은 나은 편입니다. 로봇 팔이 바리스타와 바텐더 역할을 동시에 하는 '레시오'는 3개 지점을 상하이에 운영하면서, 추가로 싱가폴에 하나의 매장을 더 열었고, 서빙 로봇으로 인기를 끈 '로봇 허'도 매장 수를 늘리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또한 베이징의 하이디라오 스마트 레스토랑과 광저우의 천새 로봇 식당은 플래그십 스토어이기 때문에 당분간 그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을 압도하는 효율성으로 F&B 매장의 미래가 될 것만 같았던 로봇 레스토랑에는 어떤 버그가 있었던 걸까요? 로봇 레스토랑은 2가지의 본질을 놓치며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맛'입니다. '카페 X'의 커피도, '줌 피자'의 피자도, '크리에이터'의 햄버거도 맛을 구현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맛이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줌 피자는 사업을 접는 이유를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피자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배송 중에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치즈가 한쪽으로 쏠리는 등 피자를 제대로 내놓을 수 없었다고요.

맛이 떨어지는 만큼 가격도 떨어지면 오류를 무시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카페 X의 아메리카노는 3달러로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보다 비싸고, 크리에이터의 햄버거는 6달러로, 맥도널드에서는 세트 메뉴를 시킬 수 있는 정도의 가격대였습니다. 음료나 음식 맛이 받쳐주지 못하는데, 로봇이 요리를 하거나 속도가 빠르다고 로봇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은 얼리어답터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냄비 로봇이 요리를 해주는 스파이스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이곳은 다른 로봇 레스토랑과 달리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샐러드 보울의 맛을 관리합니다. 스파이스는 미쉐린 스타 셰프 다니엘 블뤼(Daniel Boulud)를 요리 책임자로 영입해 메뉴를 개발하고 요리의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7.5달러로, 보통의 샐러드 보울 가게 대비 경쟁력이 있습니다. 로봇 레스토랑 중에서 그래도 선전을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또다른 하나는 '고객 경험'입니다. 중국의 로봇 레스토랑 업체들은 이 부분을 놓치고 있지 않기에 버그가 날 확률이 줄어듭니다.

'레시오'에서는 바리스타와 바텐더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로봇을 '코봇(Cobot)'이라 부릅니다.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과 협업하는 로봇이란 뜻이죠. 그래서 반복적인 업무와 로봇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로봇이 하되, 로봇이 대체할 수 없거나 대체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영역은 사람이 합니다.

그렇다면 로봇보다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바리스타나 바텐더의 역할 중 음료 제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접객입니다. 레시오에서는 사람의 세심한 배려와 유연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고객 응대는 직원이 하고, 단순 반복 업무에 해당하는 음료 제조에만 로봇이 관여합니다.

'로봇 허'도 고객 경험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곳에선 해산물 요리의 재료를 직접 고르는 재미를 제공합니다. 고객이 한 층 아래에 있는 수산물 코너에서 랍스터, 대왕조개 등을 구매한 후, 어떻게 요리할지 선택하면 장바구니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로봇 허 레스토랑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집하된 장바구니들을 분류 로봇이 음식의 종류, 조리 전까지의 대기 시간 등을 고려해 분류해 놓으면, 셰프들이 주문 내역에 맞춰 요리를 하는 거죠. 재료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거나 직접 고르는 재미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이지만, 이러한 서비스 덕분에 고객 경험이 살아납니다.

훠궈 브랜드인 '하이디라오'는 원래부터 고객을 극진하게 대접하기로 유명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대기 고객에게 네일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가방에 국물이 튀지 않도록 덮어주기도 하고, 혼자 온 손님을 위해선 건너편 자리에 인형을 놓아주기도 할 정도입니다. 고객 만족 경영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죠.

이렇게 접객을 중시하는 하이디라오가 로봇 레스토랑을 열었으니 고객 경험을 포기한 걸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직원들이 하이디라오의 핵심인 접객 서비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로봇 도입의 목적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과정을 로봇화했지만, 같은 규모의 일반 매장 대비 직원 수를 약 25% 밖에 줄이지 않았습니다.

무인 시스템은 미래 지향적이긴 해도,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가 되기엔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어 보였습니다. 도입 비용까지 고려하면 더 거리가 먼 미래였습니다.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매장에 대해 한참을 스터디한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건비가 오르고 임대료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무인 키오스크 등을 도입해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일정 수준 개선하는 정도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요. 그렇게 미국과 중국에서의 벤치마킹 트립을 마치고 다시 가게로 돌아왔는데, 또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손님들이 더이상 줄을 서지 않았습니다.'

습관적으로 원조 짜장면 가게로 고개를 돌려봤는데, 거기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이건 또 어찌 된 일일까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이동진 외 지음, 트래블코드)

중국의 로봇 레스토랑은 어디까지 왔을까 (윤승진 통신사의 브런치)

美 레스토랑 "웨이터" 부르는 소리 사라져간다 (조선일보)

Automated Quinoa Shop Eatsa Is Now a Tech Company Married to Starbucks (Eatsa)

Cafe X Closed its Airport Locations and Laid Off Staff. Now It’s Planning for the Future (The poon)

로봇 레스토랑들은 왜 실패했을까 (동아비즈니스리뷰)

로봇과 AI로 피자 시장을 공략하던 줌 피자는 왜 망했을까? (꿈꾸는 섬)

이거 중국회사 맞아? 세계가 깜놀 스마트 레스토랑 하이디라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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