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덧붙이자면 도입부, 그중에서도 첫 문장이 중요하다. 어떻게든 읽혀야 그다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아래 3가지 방법만 피해도 좋겠다.
①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은 피하자
대표적인 예시로 "코로나19로 어려운 요즘입니다", "OOO로 힘든 요즘입니다", "OOO로 어려운 시대입니다" 등이 있다. 우리의 삶은 늘 고통이다. 불교에서도 '생은 고'라고 하지 않나. 살면서 어렵고 힘들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비행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본 것처럼 쓰지 말고,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어떤 장면을 써보자. 만약 비행기 안에 있는 상황이라면, 스크린에 어떤 영화가 재생 중인지, 내가 선택한 기내식 메뉴는 뭔지, 옆 자리에는 어떤 사람이 앉았는지 등 가능하다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쓰자.
② 첫 문장부터 길게 쓰지 말자
첫 문장부터 길면 이탈할 확률이 높다.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한문·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씀에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훈민정음의 첫 문장은 예외다. 기왕이면 짧게 쓰자.
③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피하자
6화 후반부의 에피소드에서 선배가 한 말을 다시 적는다. "이 세상에 너를 신경 쓰는 사람은 오직 너밖에 없어. 굳이 더 추가하자면 네 어머니 정도?" 내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거나, 카리스마를 갈고닦은 유명인이 아닌 이상, 타인은 본질적으로 내게 관심이 없다고. 긴 글 속에 '나'를 언급할 기회는 꼭 첫 문장이 아니어도 많다. 보다 매력적인 어떤 장면, 차라리 내가 처한 상황으로 이야기를 바로 시작해보자.
매력적인 도입부에 관한 구체적인 힌트는 소설에 있다. 직업적으로 소설가보다 첫 문장을 많이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변 책장에 있는 소설을 보면서 첫 문장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현재 내 서가에 있는 책 중 인상 깊게 본 첫 문장 몇 개를 옮긴다. 소설이 아닌 책도 골랐다. 옮긴이의 말이 서두에 있는 경우, 제외했다.
소설
- 손가락이 사라지는 아이를 좋아해본 적 있니? (정세랑,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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