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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수면시간과 경쟁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이 스토리는 <오프라인 비즈니스, 상상력이 미래를 바꾼다>7화입니다

*이 콘텐츠는 네오밸류의 제작비 후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아이러니했습니다. 이로운 시도가 새로운 시련을 낳은 셈이니까요. 오프라인 공간이 미디어로 진화한 덕분에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커머스뿐만 아니라 미디어나 콘텐츠와도 경쟁해야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만큼이나 미디어나 콘텐츠 업체들도 만만치 않으니,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더 험난한 길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이 방향성이 논리적인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혼란스러웠지만 정신줄을 다시 붙잡고, 이 역설적인 상황을 해석하기 위해 질문을 던집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진화 방향과 관계없이 미디어나 콘텐츠와 경쟁할 처지 아니었을까?

3화에서 밝혔듯 X세대인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그가 대학교 다닐 때 주목받았던 책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였는데, 경쟁 영역이 파괴되는 현상을 흥미롭게 설명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이 아니라 '시간 점유율(Time share)'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고객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동종 업계 간 경쟁에만 갇혀서는 위험하다는 설명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나이키와 닌텐도의 관계죠. 스포츠 용품을 파는 나이키와 게임기를 파는 닌텐도는 산업이 달라 경쟁할 일이 없어 보이지만, 산업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중심으로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집안에서 닌텐도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날 경우, 자연히 운동할 시간이 줄어드니 나이키에 위협이 된다는 거죠.

15년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이 책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어쩌면 더 필요해졌을 수도 있죠. 라이프스타일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산업 간 영역은 더 파괴되고 고객의 시간을 총체적으로 설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에 나온 개념이라 올드한 생각이 든다면,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넷플릭스의 창업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수면 시간과 경쟁합니다.

고객이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넷플릭스는 수면 시간을 경쟁의 대상으로 본다는 겁니다.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보니까요. 수면 시간을 경쟁 상대로 지목하면서 시간 점유율을 뺏어 가는 모든 업체와 경쟁한다는 것을, 동시에 수면 시간 시간 말고는 딱히 경쟁 상대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을 사실상 선언한 셈입니다. 수면 시간을 꺼내든 리드 헤이스팅스의 언급은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시간 점유율'의 관점으로 바라보기에 가능한, 창의적인 표현입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시간 점유율로 바라보면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이미 온라인 커머스뿐만 아니라 미디어나 콘텐츠 업체와도 경쟁하고 있었던 거죠.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미디어화되는 것과 관계없이 말이죠. 미디어나 콘텐츠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 밖으로 나올 일이 줄어드니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영역의 틀을 깨고 미디어로 진화하는 방향은, 경쟁을 심화시키는 험난한 길로 뛰어드는 게 아니라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길로 나아가는 겁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시간 점유율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오프라인에도 '돌려볼 채널'이 필요하다

퇴사준비생 이모씨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스토리, 쇼필즈 등 6화에서 소개한 곳들을 다시 곱씹어 봤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이 미디어화되는 현상을 이끄는 사례를 이리저리 뜯어보다 보면 진화의 방향에 대한 또 다른 단서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매장 내에서의 체험이 아니라 매장에 도착하기까지의 경험에서 힌트를 얻습니다.

뉴욕에 있는 스토리와 쇼필즈를 방문할 때는, 그 여정이 목적지향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변에 들를 만한 곳이 딱히 있지 않았으니까요. 스토리와 쇼필즈를 갈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그 곳으로 갈 필요가 없었죠. 반면에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을 갈 때는 반대였습니다. 백화점에 가기까지 중간중간에 이 가게 저 가게를 구경하고, 기웃거리느라 백화점에 도착하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죠. 만약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갈 목적이 없었더라도 샹젤리제 거리를 걷는 재미가 있어, 그 거리에 갈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분이 드는 건 퇴사준비생 이모씨의 개인적 취향 때문이 아닙니다. 이론적으로도 설명 가능한 현상이죠.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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