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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100억 누적 60억개, '힙한' 호빵의 비결

이 스토리는 <폴인 PICK 요즘 이 브랜드>1화입니다

3줄 요약

  • 이번 시즌 삼립호빵은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1100억원, 누적 판매량 60억개를 기록하며 출시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죠.
  • 성장을 견인한 건 MZ세대와 교감하려는 시도였습니다. SPC삼립의 브랜딩을 담당하는 조준형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놀면 뭐하니?' PPL, 1인용 호빵 찜기 굿즈, 브랜드북 등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삼립호빵의 브랜딩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 흔히 'MZ세대'로 통칭되지만, 밀레니얼과 Z세대는 다릅니다. 강연에서 조준형 링커는 두 세대의 차이점과 이를 뛰어넘는 2가지 공통점을 설명합니다.

조준형 SPC삼립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장. 싸이월드, 탐스슈즈, 죠스푸드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SPC삼립의 브랜딩을 담당하고 있다. ⓒ 조준형

안녕하세요. SPC삼립의 브랜딩을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장 조준형이라고 합니다. 2020-2021 시즌은 삼립호빵에게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출시 50주년을 맞이하는 시즌이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로, 삼립호빵은 지난해 매출 1100억원, 누적 판매량 60억개를 기록했어요. 1971년 제품 출시 이래 최대 매출이죠. 50년된 브랜드가 이번 시즌 '역대급'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MZ세대와 교감하려는 시도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MZ세대와 '노는' 삼립호빵의 브랜딩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삼립호빵의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호빵 5개 중 4개는 삼립호빵인 셈인데요. 단단한 소비층을 갖고 있는 오래된 브랜드가 주요 소비층이 아닌 MZ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딩을 전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MZ세대와 소통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호빵, 왜 '추억' 버리고 'MZ' 택했을까

호빵은 '추억'을 대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50년이 넘은 단일 브랜드는 몇 개 없어요. 그만큼 오래되었기 때문에, 호빵의 이미지는 추억과 연결되죠. 그런데 브랜딩 담당자 입장에서는 추억이 싫었어요. 현대적이지도 않고, 과거를 회상할 때만 떠오르잖아요. 아무래도 구매 빈도도 떨어지기 쉽죠. 추억만 얘기하다 보면 브랜드의 힘이 빠질 가능성도 높고, LTV *도 꾸준히 낮아지게 되니 브랜드의 지속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호빵도 '현재의 즐거움', '현재의 욕망', '현재의 브랜드'가 되어야만 했어요. 그래서 MZ세대에게 어필하는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 LTV(Lifetime Value, 고객 생애 가치): 사용자 한 명이 웹사이트, 앱에 들어와서 이탈하기까지 그 전체 기간 창출하는 가치 지표.

샤넬은 무려 1913년에 매장에서 제품을 팔았어요. 코카콜라는 1886년에 출시됐고요. 그런데 이 두 브랜드를 보고 추억이나 향수를 떠올리지 않아요. 여전히 지금도 건재한 브랜드죠. 오래 되었다고 해서 '옛날'과 엮일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MZ세대를 타깃으로 하여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배달의민족과의 콜라보레이션 'ㅎㅎ호빵' ⓒ SPC삼립

그래서 2018년부터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캐릭터를 만들고,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로 파자마를 만드는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2019년에는 tvN의 '신서유기 외전: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에 본격적으로 PPL도 시작합니다. 호빵 배달도 하는 배달의민족과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ㅎㅎ호빵'이라는 제품도 만들었어요.

'호빵 가습기'도 빼놓을 수 없죠. 젊은 세대는 겨울이 되면 책상 위에 가습기를 많이 올려 놓는데요. 찜기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가습기와 똑같잖아요? 이런 공통점을 활용해서 찜기 모양을 한 가습기를 만들었는데, 소위 '대란템'이 되었어요. 온라인에서 바이럴도 많이 되면서 매출에도 도움을 준 효자템인 셈이죠 .

2019-2020 시즌 출시된 찜기 모양의 '호빵 가습기'. 3만개가 완판됐다. ⓒ SPC삼립

경제활동 인구의 44.6%, 브랜드가 MZ세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삼립호빵의 브랜딩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에 앞서, 오늘 강연의 주제인 MZ세대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MZ세대'는 미국에서 탄생한 단어입니다. 1998년, 미국에서 이런 조사를 했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의 답변을 정리한 것이었죠. 당시, 첫 번째는 열심히 일하는 것, 두번째는 애국심, 세 번째는 기독교적인 가치관과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21년이 지난 2019년에 똑같은 조사를 진행했는데, 앞서 나온 3가지의 가치들이 모두 20% 포인트 이상 떨어졌어요. 가치관이 달라진 MZ세대들이 답변을 했기 때문이었죠. *

* 제프프롬·엔지리드 지음 『Z세대가 온다』, 2018.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20년을 기준으로, 주 소비자층인 MZ세대의 인구 비율은 32.2%예요. 2019년, 전 세계 MZ세대의 인구 비율은 63.5%에 이르렀죠. 전 세계 경제활동 인구 중 MZ세대는 44.6%를 차지합니다. MZ세대가 큰 구매력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도 15년이에요. 디지털에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연령대도 MZ세대죠. MZ세대를 빼고는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을 정도예요. 그들을 주축으로 어필하면 더 큰 효율과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가성비 따지는 밀레니얼, '쇼핑=놀이' Z세대

그런데 MZ세대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도 굉장히 달라요.

2020년 11월 매일신문과 빅데이터 연구업체 The IM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M세대는 '디지털백화점, 성장, 명품, 뉴트로'와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해요. 이들은 TV를 보고 자란 세대예요. 아직은 인플루언서 보다는 셀럽의 추천으로 지갑을 여는 편이에요. 그리고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습니다. 쇼핑에도 신중합니다. 가성비가 중요해요.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최초의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니까요.

반면,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만큼 '유튜브, SNS, 스마트폰, 크리에이터'라는 단어에 익숙합니다. TV가 아닌 유튜브를 보고 자란 이들은, 셀럽은 진부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인플루언서의 추천에 구매를 하죠. 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들과 유튜버들과 소통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Z세대가 선호하는 쇼핑 장소입니다. 온라인이 당연한 Z세대이지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져보고 느끼면서 사는 것을 선호하는 비율이 무려 81%나 되었거든요. 반면, 브랜드 충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 그래서 더욱 Z세대에게는 콘텐츠가 중요해요. 이들에게 쇼핑은 놀이예요. 상품 소개를 얼마나 재미있는 콘텐츠로 하는지, 상품의 첫인상이나 기업 담당자가 어떤 감성으로 소통하는지, 내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 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 홍준헌, 디지털에 친숙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MZ세대), 2020.1.11, 매일신문

브랜딩 담당자가 발견한 MZ세대의 공통점 2가지

밀레니얼과 Z세대가 너무 다르죠. 그래도 공통점이 있으니 묶어서 'MZ세대'라고 통칭할 텐데요. 밀레니얼과 Z세대의 공통점으로 저는 2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디지털에 능숙하면서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고, 멋있다고 느끼면 호기심을 가지며 궁금해합니다. 부당함에 대한 의견도 눈치보지 않고 당당하게 피력하죠.

두 번째로 '인정욕구' 또한 주의깊게 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핫템'이 나오면 누구보다 빨리 사서 SNS에 올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댓글이나 좋아요를 많이 받아서 인정받고 싶어하죠. 팔로워 수가 권력이 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요. 요즘 사회가 너무 살기 어렵잖아요. 다들 공부도 많이 하고 큰 부족함 없이 사랑받고 자란 세대들인데, 사회에 나와서는 인정을 받는다거나 칭찬을 받을 일이 많이 줄어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MZ세대가 탄생시킨 신조어 '실버 셀럽'

타인의 삶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면, 이제는 응원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습니다. 동경하고 따라해보기도 하죠.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실버 셀럽'입니다. 예전에는 어르신들을 올드한 이미지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김칠두님이나 박막례 할머니, 할담비, 아저씨즈처럼 하얀 머리의 패셔니스타를 보면서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영감을 얻습니다. 과거엔 보기 어려웠던 광경이예요.

선한 영향력에 높은 호응을 보내는 MZ세대는 '돈쭐내러 간다'는 재미있는 표현도 만들어냈어요. 소위 '착한' 가게의 점주분들이 돈을 세다가 쓰러질 만큼 매출을 일으켜주자며, 몇 시간이고 줄을 설 만큼 몰려들기도 하죠. 반대로, 불미스러운 일, 마음에 들지 않는 포인트가 있다면 불매 운동에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돈쭐내러 간다'의 SNS 검색 결과

이번엔 MZ세대와의 교감에 성공한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편의점 알바생 한 분이 '우유 속에 XXX' 시리즈 5-6가지를 진열하고 제품 이름을 일일이 쓰기 귀찮았는 지 '우유 속에 어쩌고'라고 하나로 기재해서 가격표를 붙였던 것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어요. 이후 그 회사의 마케팅팀에서 '우유 속에 어쩌고'를 공식적으로 활용했는데, 이게 아주 재미있는 사례예요. 온라인에서나 떠돌던 비공식적인 유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제도권의 큰 회사에서 공식화 시켜 활용하는 현상이 일어난거죠. MZ세대가 나섰기에 이런 '짤의 상품화'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가수 크러쉬의 새 앨범 표지가 빙그레의 액설런트 아이스크림 패키지 디자인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표절'이슈로 과장되어 SNS에서 화제가 되었었죠. 빙그레 마케팅팀은 이를 재빨리 캐치해 크러쉬와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MZ세대의 움직임을 제대로 캐치하면, 기업들도 충분히 이를 메이저급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SNS에서 화제를 모았던 MZ세대의 특징을 재빠르게 활용한 '크러쉬 x 액설런트' 콜라보 이벤트

50살 넘은 삼립호빵, 어떻게 MZ세대에게 브랜딩할까?

강연 첫머리에 삼립호빵 역시 브랜딩을 통해 MZ와의 교감하고자 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2020-2021 시즌, 삼립호빵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큰 틀은 3가지였습니다. 첫째, 1971년에 출시한 호빵이 50주년을 맞이한 만큼, 이를 기념하는 프로젝트를 하자. 둘째, MZ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드 선호도를 제고하자. 셋째, 겨울과 호빵간의 연상을 강화시키자 였어요. 더욱 많은 사람들이 겨울하면 호빵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시즌 브랜딩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릴게요.

① PPL : 한여름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호빵

지난해 MBC '놀면 뭐 하니'에서 '환불원정대'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시즌은 여기에 집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첫 PPL이 8월이었어요.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8월이요.

'겨울 간식 호빵이 8월에 녹아들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환불원정대'가 매우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호빵 시즌에 환불원정대와 함께 하려면 놀면 뭐 하니 팀과의 의리를 지켜야 했어요. 그 뜻을 이해해주셨는지, 거의 광고 수준으로 적극적으로 노출을 해주셨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쌀쌀해진 가을에 두 번째로 방송을 탔고, 시청률은 예상대로 압도적 1위를 했어요. 이 분들과 연결된 제품까지 한정으로 출시하면서 매출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8월에 PPL을 시도했던 삼립호빵. ‘놀면 뭐하니?’의 높은 시청률 덕분에, 어울리지 않는 시기라는 우려를 극복하고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이 되었다. © SPC삼립

② 굿즈 : 1인용 찜기 '호찜이'

지난 시즌 가습기 굿즈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새로운 굿즈를 준비했어요. 길거리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호빵 찜기를 집에서 재연시키자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이었죠. 그래서 집에서 간편하게 호빵을 쪄먹을 수 있으면서도, 지난 시즌의 가습기보다는 부담이 적은 금액으로 1인용 찜기인 '호찜이'가 탄생합니다.

'호찜이'는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2시간도 채 안되어 2만 개가 다 팔렸어요. 이슈를 일으키며 화려하게 호빵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죠. 이어서 몇 개 온라인 쇼핑몰에도 소량씩 출시했는데요. 그런 전략이 연이어 수 분만에 품절되는 현상을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판매가의 3배가 넘는 가격으로 중고마켓에서 거래되기도 했어요.

③ 콜라보레이션 : '삼립호빵체'와 '호빵 플리스 쿠션'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협업해 '삼립호빵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동글동글 호빵의 모양을 잘 살린 호빵체를 만들어서 무료로 배포했고, 산돌의 브랜드 컬러를 활용해서 '산돌호빵'을 만들기도 했죠. 소다맛의 하늘색 호빵이었어요.

단순한 호빵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MZ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한 끝에 탄생한 '삼립호빵체' ⓒ SPC삼립

패션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싶었어요. 고민하던 중 플리스 제품을 잘 만드는 '하이드아웃'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함께 폭신한 호빵의 질감을 살린 플리스쿠션, 머플러, 버킷햇을 만들었어요. 콘텐츠를 잘 만드는 29cm에서 판매했고요. 집이 없으신 분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수익금의 전액을 빅이슈코리아에 기부했습니다. 4자간의 콜라보레이션이었죠.

④ 브랜드북 : 브랜드 역사 아카이빙한 '호빵책'

『호빵책 : 디 아카이브』는 정말 고민이 많았던 프로젝트였어요. 출시 5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브랜드 아카이빙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아카이빙 작업이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화제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손은 많이 가거든요. 회사 내부에서도 굳이 해야하는지를 묻는 시선이 있었어요. 내부 설득을 거쳐 5개월 가량의 작업 끝에 책을 출간했어요. 큰 판매를 예상하지 않았음에도 준비한 인쇄 수량이 거의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50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작업의 결과물이 된 '호빵책 : 디 아카이브' ⓒ SPC삼립

성공적인 브랜딩 커뮤니케이션의 조건

지금까지 브랜딩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포장이나 커뮤니케이션이 브랜딩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사실은 아니에요. 제일 중요한 부분은 제품입니다. 저희는 매년 품질 개선을 하고 있어요. 지난 시즌에도 우리쌀을 발효시켜 얻은 효모에서 발효미종을 만들고, 더 찰기있고 촉촉하게 호빵기지를 완성했어요. 안에 들어있는 팥도 마찬가지고요.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자동으로 터져서 촉촉하게 유지되며 익도록 만드는 '스팀팩' 기술도 개발했죠. 이렇게 제품이라는 본질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개선하는 노력들이 커뮤니케이션, 재미있는 이벤트와 더해져 강력한 힘을 갖게 됩니다. 포장만 좋아서는 금방 바닥이 드러나요. 지속성이 없죠.


다음은 강연 후 이어진 조준형 링커와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입니다. 강연 전 멤버들의 사전 질문 및 강연 이후 댓글 질문과, 조준형 링커의 답변을 모았습니다.

강연 이후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조준형 SPC삼립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왼쪽)과 라일락 폴인 에디터

"맛 없으면 그만, 맛있으면 재구매" Z세대의 식품 소비법

Q. 삼립에서 분석하는 MZ세대의 식품 소비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식품이 비교적 저관여 제품이나 보니, 소비자들이 꼼꼼하게 따지면서 구매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특히 Z세대는 콘텐츠가 재밌거나, CG 처리를 잘해서 먹음직스럽게 보이거나, 상품평이 좋으면 서슴없이 구매하는 편이에요. 맛이 없으면 그만, 맛있으면 재구매. 이런 식인거죠. 밀레니얼은 Z세대에 비해 댓글이나 상품평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스타일이어서 실패율이 적은 편인 듯 합니다. 다양한 맛을 재미로 소비한다는 건 MZ세대의 공통점입니다.

Q. MZ세대의 윗 세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지요?

윗 세대에게는 겨울에 호빵을 먹는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 있다고 봐요. 여전히 많은 분들이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하시는데, 그 쇼핑 현장에서 별도 매대를 구성해 시선을 끌고 프로모션을 함께 구성해 구매욕을 자극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온라인으로는 MZ세대가 확산시키는 자발적 바이럴에 다른 세대도 어느 정도 노출이 된다고 보고요.

Q. MZ세대 대상의 브랜딩을 진행할 때, 기성세대인 결정권자를 설득하는 노하우와 가설을 세우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또한 마케팅의 특성상 정성적인 부분이 많지만, 정량적인 목표가 없으면 안 될 텐데요. 어떻게 정량적인 수치로 목표를 세우는지도 궁금합니다.

상사와 제가 한 일에 대한 경험을 나누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고서 쓰는 것이라든가,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이유를 도출하고 개선 방안을 내어놓는 것 같은 작은 경험부터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죠.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아닌 브랜드 마케팅을 하다 보니, 정량적 목표를 세우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매출 목표보다 진행했던 커뮤니케이션의 도달·뷰·인게이지먼트 수를 설정하고, 언론에 회자된 수, 자발적 바이럴의 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과 후의 매출, 그래프 곡선의 기울기 변화 등을 정량적 목표로 세웁니다. 저 역시 이러한 목표에 따라 성과를 평가받고요.

Q.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삼립에서는 어떤 식으로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지 궁금합니다. MZ세대들이 특히 착하고 가치 있는 기업에 지갑을 열고 있기도 하고요.

모든 상품의 패키지를 간소화하여 환경에 악영향을 덜 주는 방법을 찾아 적용하고 있어요. 앞서 강의에서 언급했던 내용인데요. 플리스 호빵 수익금 전액을 빅이슈에 기부한 것도 ESG 경영과 맞물려 있다고 봅니다.

ESG와 관련해 이번 시즌 전개한 ‘호빵 찜기 정류장’ 프로젝트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찜기 모양 버스정류장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강남대로 버스정류장에 온풍기가 나오고, 온열벤치가 설치된 찜기 모양의 셸터를 5개 만들었어요. 마치 찜기 안에 들어간 느낌으로, 안에서 따뜻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한 것이었어요.

강남대로 일대에서 버스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삼립호빵의 찜기 정류장. 추운 날씨를 피해 찜기의 따스한 온도로 몸을 녹이면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었다. © SPC 제공

Q. 호빵은 여름철에 수요가 감소하죠. 계절의 한계에 대처하는 전략이 있나요? 코로나19로 변한 외식 트렌드를 호빵에 어떻게 접목시킬지도 궁금합니다.

단팥으로 시작한 호빵이 야채, 피자, 짜장, 갈비, 불닭 등 식사 메뉴와 결합한 것은 코로나19보다 훨씬 이전에 진행되었던 일인데요. 코로나19 이후 내식(內食)을 즐기는 트렌드를 앞섰다고 평가할 수도 있죠.

그보다 중요하게 다루는 이슈는 호빵의 계절적 한계입니다. 저희가 풀어야 할 오래된 숙제이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정착된 소비 패턴을 바꾸기는 어렵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겨울에 빙수 마케팅을 펼친다고 사람들이 많이 사 먹지 않듯, 호빵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호빵을 먹을 수 있다면, 겨울에만 호빵을 먹는 지금보다 오히려 투입한 비용과 노력 대비 매출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염려죠.

1인용 호빵 찜기 이름, 왜 '스티머' 아닌 '호찜이'였을까?

Q.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직무인가요? 브랜딩 과정을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브랜드를 만들고 알리는 직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브랜딩은 내가 만든 브랜드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이 좋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보다 전문적으로, 간결하게 말하면 결국은 인지도와 선호도의 문제예요. 이 2가지가 단단하게 서 있으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게 되죠.

앞서 강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제품이에요. 그래서 내가 전할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제품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 제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베네핏을 줄 수 있을지를 잘 알아야 소비자들이 좋아할 수 있는 방법과 연관지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미적 감각도 있어야 하고, 소비자의 행동패턴과 선호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하고, 매체도 잘 알아야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도 전문성을 가져야 해요.

이번 시즌 굿즈인 호찜이를 예로 들어볼게요. 호찜이는 호빵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니즈에서 시작했어요. 호빵 찜기가 사라지고 있었기 때문에, 겨울과 함께 호빵이 떠오를 수 있도록 넛지를 만들어줘야 했어요. 사라져가는 포인트를 살려서 집으로 넣어주고 싶었어요. 그걸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기능을 넣고, 귀엽게 느끼도록 디자인하고, 쉽고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이름을 붙여줬죠.

'호찜이'라는 제품 이름을 정할 때는 내부적으로 이견이 좀 있었어요. 소위 폼나게 '스티머' 같은 영어를 쓰자는 의견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호빵은 대중 상품이고, 폼나고 멋있는 브랜드는 아니잖아요. 호빵과 찜기의 속성이 담기면서, 쉽고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어야 했어요. 이름은 가볍고, 쉽고, 장벽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기도 했고요. 호찜이의 성공에는 친근한 네이밍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 21년째 마케팅 업계에 종사하고 계신데요.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에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2가지 축으로 마케팅을 바라보고 있죠. 저는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브랜드 쪽만 놓고 보자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브랜딩은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요. 이 제품이 어떤 특징을 가졌고,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가. 그리고 '누구'에게 '어떤 채널'을 통해서 전달할지가 중요하죠. 그 '누구'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관심이 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좋아하고 기억할지 등을 계속 연구해야 해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포인트, 경쟁상품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뽑아내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브랜딩을 잘할 수 있는 자질이 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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