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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아니라 ‘메시지’ 파는 회사 만든 이유

이 스토리는 <프리워커스: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브랜드, 모베러웍스>2화입니다

3줄 요약
  • 구글에서 '브랜드'를 검색하면 수많은 기업 로고들이 나오죠. 브랜드 모베러웍스에게 로고란 때때로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브랜드 정체성은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그들이기 때문이죠.
  • 모베러웍스 멤버들에게 '일'은 가장 스펙터클하고, 사랑스러운 주제입니다. 더 나은 일(More better work)이라는 뜻으로 브랜드명을 정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 소비자는 더 이상 기능만 보고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가치관을 사죠. 모베러웍스는 일에 대한 '메시지'를 파는 브랜드입니다. 티셔츠, 의자, 맥주 등 메시지를 담는 그릇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 이 스토리는 모빌스그룹의 책 『프리워커스: 일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중 브랜딩 과정을 다룬 일부를 폴인이 단독 사전연재하는 콘텐츠입니다.

브랜드 모베러웍스는 하나의 이름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합니다. 직장인 필수 용어가 된 ASAP(As Soon As Possible)를 재치 있게 비튼 'As Slow As Possible'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만드는가 하면, 맥주를 만들거나 가구를 만들고, 뜬금없이 누룽지를 만들기도 하죠.

이들은 스스로를 '메시지를 파는 브랜드'라고 말하는데요. 이 스토리에는 모베러웍스 창립멤버인 모춘, 소호, 대오 세 사람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나간 과정을 담았습니다. 

'SMALL WORK BIG MONEY'라는 메시지를 담은 머니북. ⓒ 모빌스그룹

브랜드, 로고보다 중요한 것은?

10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한 모춘과 소호에게 남은 건 고작해야 퇴직금 정도였지만, 오랜 기간 브랜딩 업계에 있으며 쌓은 브랜드에 대한 지식만큼은 방대했다. 더 이상 회사라는 울타리는 없지만 '브랜드'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넘치는 자신감에 비해 실제로 증명해 낸 게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력서에 쓸 수 있는 경력은 있을지 몰라도 실현의 경험은 얄팍했다. 회사 안에서 여러 경험을 쌓기는 했지만 간접 경험일 뿐이었고, 회사 밖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실현하려 해보았지만 역량 부족이었다.

우리가 배운 브랜드란 브랜드의 상(像, 눈에 보이거나 마음에 그려지는 사물의 형체)을 만드는 것이었다. 애플을 떠올렸을 때 한마디로 정의하거나 표현할 수는 없어도 눈앞에 그려지는 것들이 있다. 사과 모양의 로고부터 심플한 제품들, 광고에서 본 메시지나 분위기, 스토어에서 경험한 감정까지 수많은 것들이 합쳐져서 애플의 상을 만든다. 그 상을 만들어내는 핵심이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즉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의문을 품었던 지점은 대부분의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것이 시각적인 결과물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구글에 'Brand Identity'를 검색하면 각종 브랜드의 로고들이 페이지를 채운다. 물론 브랜드의 인상을 만드는 데 시각적인 요소는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첫 인상이 외모로 좌우되기도 하듯 브랜드도 로고나 컬러와 같은 그래픽 요소들이 브랜드의 상을 만들어내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 사람을 만드는 게 외모뿐만은 아니지 않는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외모만으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성격과 개성, 가치관, 즉 그 사람의 '캐릭터'를 알게 되었을 때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

가장 친한 친구를 한 명 떠올려 보자. 그 친구를 왜 좋아하는가? 흠잡을 데 없이 장점만 있어서 친해진 건 결코 아닐 것이다. 어떤 부분은 모났고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게 그 사람의 캐릭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그 친구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아닐 테지만 당신에게는 선택을 받았고 오랜 시간 관계를 쌓았다. 이런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딩이었다. 근사하게 외모를 꾸미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교감하는 관계가 되는 것. 우리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로고가 아니었다. 로고란 때론 아무 쓸모없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나니 우리는 검증하고 싶어졌다. 근사한 모습을 보여줄 때보다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을 때 더 깊은 교감이 생길 거라 믿었다.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관계에 대한 가치관이었고 브랜딩에 대한 해석이었다.

가설이었고 생각일 뿐이었기에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회사 밖은 춥다고, 쉽지 않을 거라 했다. 열에 아홉은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걸 권했다. 소호사 프로젝트를 들먹이며 잘 안 되는 걸 경험해 놓고선 왜 다시 뛰어드냐고 만류하는 친구도 있었다. 일리 있는 말이었지만 소호사 프로젝트의 실패는 단편 소설이라는 장르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비유적인 소설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모두 담지 못했을 뿐,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캐릭터를 보여준다면 될 거라 믿었다.

다들 안 된다고 하니 억한 심정 같은 것도 있었다. '우리 생각이 맞는 것 같은데 왜 모두 안 된다고 할까'라는. 어쨌든 퇴직금으로 버틸 수 있는 1년의 유예 기간에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고 싶었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떠나 허허벌판에서, 세상에 없던 내 브랜드를 만드는 실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솔직함은 정말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생각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집중한 건 '만드는 사람'이었다. 만드는 사람의 정체성이 곧 브랜드의 정체성 아닐까 생각했다. 브랜드에 따라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처럼 만드는 사람이 드러나는 브랜드도 있고, 코카콜라(Coca-cola)처럼 누가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사랑받는 브랜드도 있다.

방식에 정답은 없다. 다만 우리의 실험은 '만드는 사람'에 집중하자는 쪽이었다. 우리 스스로가 코카콜라보다 애플을 좋아하는 이유는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백종원의 수많은 브랜드들 역시 백종원이라는 사람 그 자체다. 이들처럼 만드는 사람의 정신(spirit)이 녹아든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 모춘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이 이 실험에서 무엇보다 중요했다. 브랜드 이름을 정하고 로고를 만들고 어떤 제품을 만들지보다 어떻게 하면 모춘이라는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과제였다.

그리고 그 과제 해결의 실마리는 다름 아닌 유튜브라는 영상 플랫폼에 있었다. 〈인간극장〉이나 〈다큐멘터리 3일〉처럼 보통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내보내며 모춘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보여주기 시작했다. 솔직하게 다가갔을 때,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진 못하겠지만 소수와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는 가설은 여전히 유효했다.

유튜브는 흑역사가 될 거라고?

앞서 별다른 전략 없이 가벼운 기록을 한다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하면서, 이 모든 가설과 실험은 무엇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시작은 가벼웠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우리의 생각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말로는 잘 설명할 수 없는 아이러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하면서 은근히 봐주길 기대한다. 마치 천천히 살겠다고 선언하고 누구보다 바쁘게 일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면서 누구보다 많이 하는 것처럼. 브이로그라는 가벼운 시작에는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이 따랐다.

유튜브에 처음 몇 편을 업로드하면서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들은 피드백은 고정 관념으로부터 비롯된 쓴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유튜브 한답시고 괜한 흑역사 만들지 말고 그 시간에 포트폴리오 정리부터 하라고 했다. 유튜브 제목은 좀 더 자극적이어야 한다거나 요즘은 어떤 게 잘 먹힌다는 식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보기에 지루하니 좀 더 빠른 호흡으로 만들라는 조언도 들었다. 의아했다.

왜 기존의 유튜브 공식에만 치우쳐 생각할까? 의문이 드는 한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그럴수록 더 솔직한 모습을 담으려 했다.

모춘이라는 사람을 솔직하게 보여주기 위한 실험 MoTV ©모빌스그룹

영상을 다섯 편쯤 올렸을 때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주 소수였지만 모춘이라는 사람의 캐릭터에 친근함을 느끼거나 모춘과 소호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우리가 세운 가설이 영 틀리진 않았다는 느낌과 동시에 이 실험이 제대로 작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서서히 우리 이야기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자 처음에 이런저런 조언을 했던 사람들도 응원 모드로 바뀌어 갔다.

"무슨 브랜드 만들 거야?"..."글쎄"

브랜딩이란 'truth well told', 즉 '잘 말해진 진실'이 되어야 한다
- 박웅현, 《일하는 사람의 생각》, 세미콜론, 2020

우리가 브랜드를 만든 과정은 어떻게 보면 역순이었다. 보통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나 공간, 서비스 등의 실체가 있고 브랜드가 그 뒤를 따라온다. 친환경 소재의 가방을 만든다거나 반려견 카페를 연다거나 지역 기반의 중고 거래 서비스를 론칭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한 뒤, 브랜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의 경우 그런 실체가 없었다. 그저 '브랜드를 만든다는 의지'와 '브랜딩에 대한 생각'이 앞섰고 실체는 나중의 문제였다. '어떤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무작정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MoTV 모춘 브랜드 제작기〉라는 유튜브 채널은 시작됐지만 누군가 "무슨 브랜드를 만들거야?"라고 물었을 때 우리의 대답은 "글쎄?"였다. 우리가 생각해도 조금 어처구니 없다. 대뜸 우리 자신을 '지옥에서 온 브랜딩 전문가'로 지칭하면서 정작 무슨 브랜드를 만들지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이 없다니.

사실 우리에게 무슨 브랜드, 어떤 실체를 만들지보다 더 중요한 건 '진짜 우리의 이야기로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는 기준이었다. 어떤 제품이든, 공간이든, 혹은 서비스든 관계없이 진짜 우리 이야기에서 비롯된 거라면 무엇이든 괜찮았다.

퇴사가 꿈인 시대에 '일'을 이야기하는 브랜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누군가에겐 그것이 서핑일 테고 누군가에겐 커피일 것이다. 음악이나 요리 같은 것일 수도 있고.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는 이렇다 할 만큼 좋아하는 것도, 즐기는 취미도 없었다.

그런 우리 일상을 가득 채우는 한 가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일'이었다.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이 서핑 브랜드를 만들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커피 브랜드를 만든다면,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일에 관해서라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누군가에겐 일이 고된 노동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 일이란 재미있고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일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지만 살면서 큰 기쁨을 느꼈던 순간에는 어김없이 '일'이 있었다.

문제가 풀리지 않아 헤매다가 길을 찾았을 때, 하나둘씩 작은 요령을 터득해 갈 때, 안 될 것 같은 일을 엉덩이 힘으로 버텨서 해냈을 때, 사람에 치여가며 관계 맺는 법을 알게 됐을 때, 새로운 걸 만들어 '짜잔' 하고 공개한 순간에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을 때. 모두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고, 이 경험들은 우리 몸에 남아 우리를 스스로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자양분이 됐다. 우리에게 일 이야기란 따분하고 지겨운 것이 아닌,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였으며 그 어떤 것보다 스펙터클했다.

퇴사를 하고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며, 우리다운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 우리 브랜드 이야기의 시작이 되어 주었다. 회사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 노동자, '프리워커스(free workers)'라는 콘셉트를 만들었고 최종적으로 '더 나은 일(More Better Works)'이라는 뜻의 브랜드명 모베러웍스(Mobetterworks)가 만들어졌다. 브랜드 이름에 대한 이야기는 모티비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으니 더 궁금하다면 영상으로 확인하길!

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일이 있고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도, 일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제각각이다. 우리의 일 이야기가 모든 일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리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었다. 다만 80억 인구 중에는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그 믿음 하나로 우리는 모베러웍스, '더 나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업무 필수 용어, 브랜드의 실체가 되다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나자 '실체'를 만들 때가 찾아왔다. 물리적으로 만들어서 팔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뭘 팔 거야?"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살 것이 넘쳐나다 못해 흘러내리는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팔 수 있을까? 양으로 승부할 수 있는 밑천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장인처럼 제품을 잘 만들 능력도, 기술도 없었다.

사람들이 '왜' 사는지 생각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기능만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는 소비를 통해 자기를 표현한다. 자기를 표현한다는 건 메시지를 표출한다는 얘기였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산다는 건 '나는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에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우리는 곧 '일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만들자'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네이버에서 직장인 용어, 회사원 용어, 업무 필수 용어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서 아이데이션(ideation)을 했다. 그중에서 비틀어서 표현할 수 있거나 어이없어 웃음이 날 수 있을 만한 문구들을 추렸다.

그렇게 해서 나온 첫 번째 메시지가 ASAP, As 'Slow' As Possible이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ASAP(As 'Soon' As Possible), 일명 '아삽'은 진절머리가 나게 듣는 말이다. 업무 요청 뒤에 늘 따라오는 말이기도 하다. 쫓기듯 아삽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As Slow As Possible', 가능한 천천히 하자는 메시지는 한 번 피식 웃게 만들면서도 위로를 주는 말이었다.

이외에도 'Small Work Big Money'와 같은 모든 노동자들의 염원을 담은 농담, 아젠다 없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No Agenda', 회사로부터의 탈출을 뜻하는 'Out of Office'같은 메시지를 만들었다.

직장인의 공감을 살 수 있는 회사 용어로 만든 메시지 ©모빌스그룹

모베러웍스는 옷이 아니라 '메시지'를 판다

이 메시지들을 후드 티셔츠에 담았다. 모베러웍스의 첫 번째 '실체'가 후드 티셔츠가 된 것이다. 혹자는 우리의 첫 제품군이 옷이기에 모베러웍스를 의류 브랜드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첫 제품으로 후드 티셔츠를 낸 것은 의류나 패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티셔츠 하나 만들고 뭐 그리 거창하게 말하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린 진지했다.

모베러웍스가 생각하는 현시대의 포스터 ©모빌스그룹

우리는 '티셔츠가 현시대의 포스터'라고 생각했다. 예로부터 포스터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한 메시지를 전했다면, 현시대에는 티셔츠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예를 들면, 반스Vans(Off the wall) 티셔츠를 입는 사람과 나이키Nike(Just do it) 티셔츠를 입는 사람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다. 그래픽 없는 무지 티셔츠를 입는 사람 역시 '나는 미니멀한 게 좋아요'라는 메시지를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는 옷을 통해 메시지를 드러냈고 사람들은 메시지를 샀다. 어떤 사람은 회의 시간에 괜히 한번 반항해 보고 싶었다며 'No Agenda'가 적힌 옷을 샀고, 또 어떤 사람은 연봉 협상 때 입는다며 'Big Bonus' 티셔츠를 샀다.

'모조'라는 모베러웍스의 마스코트를 만든 것도 우리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동자로서의 이상향을 모조라는 프리 버드에 담았다. 자유를 추구하는 철새, 모조는 가능한 일을 천천히 하면서도(As Slow As Possible) 적게 일하고 많이 벌며(Small Work Big Money) 별다른 아젠다 없는(No Agenda) 세상에 사는 캐릭터다.

모베러웍스의 마스코트 모조 ©모빌스그룹

현실에서 우리의 모습과 대비되는 모순적인 캐릭터 모조는 모베러웍스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친근하게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우리의 메시지에 공감한 사람들은 일하며 쓰는 노트북에 모조 스티커를 붙이거나 바탕화면에 모조 그래픽을 띄워놓는 것으로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를 소비했다.

우리는 의류 전문 브랜드는 아니지만 매 시즌 '포스터로서의 티셔츠'를 만들고 메시지를 담는다.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꼭 티셔츠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맥주를 만들거나 가구를 만들고, 뜬금없이 누룽지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혹자는 모베러웍스가 대체 뭐 하는 브랜드인지 묻곤 한다. 메시지를 파는 브랜드라고 하면 눈이 더 동그래지긴 하지만 다른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모베러웍스는 메시지를 판다.

<프리워커스>는 4월 12일 (월) ~ 4월 16일 (금) 5일간 매일 1화씩, 총 5화가 연재됩니다.
내일(4월 14일 수요일) 3화가 발행되며, 1화 및 2화는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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