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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벗어난 책방, 어디까지 갈까?

이 스토리는 <2021 도쿄를 바꾸는 공간들>6화입니다

3줄 요약

  • 코로나 와중 3호점을 여는 동네책방이 있습니다. '책'이 아닌 '책 읽는 행위'에 주목한 책방 '후즈크에'입니다.
  • 팬데믹 시절, 후즈크에는 책방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벗어나 색다른 시도를 했습니다. 책 읽기 좋은 소리를 녹음해 음원으로 발매하는가 하면, 미래에 책방을 방문할 수 있는 '언젠가 가게 될 티켓'을 판매하기도 했죠.
  • 후즈크에의 주인장 아쿠츠 타카시를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후즈크에는 책방이 아니다"라고 말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네서점의 기발한 생존 비결을 통해, 손님을 잃은 공간이 손님을 만나는 법을 살펴봅니다.

지난해 봄 '보너스 트랙' 내 작은 축제 당시, 아쿠츠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를 선보였어요. 별 특별할 것 없는 모습에 새삼 독서란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 2020 fuzkue

코로나가 시작되고 첫 번째 봄, 책방에 갔던 기억도 희미해지는 무렵 도쿄엔 수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으로 시작하는 몇 개의 해시태그가 등장한 건데요, 웬만한 일상은 해시태그를 달고 이어가는 와중 한 작은 책방에서의 #는 조금 보지 못했던, 혹은 않았던 어느 구석의 일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 소리, 의자…'

앞서 5화에서는 2014년 '책을 읽을 수 있는 가게'란 콘셉트로 도쿄 하츠다이(初台)에 시작한 책방 '후즈크에'의 코로나, 그 후의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사실 '책을 읽을 수 있는'이란, 어딘가 아리송해 무언가 이야기하지만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처럼도 느껴지는데요, 그만큼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후즈크에의 해시태그는 하나의 행동, 일상으로 드러내 보여줍니다. 시간, 소리, 의자 등과의 결합에 의한 가시화랄까요. 책방엔 편히 갈 수 없지만 그곳엔 여전히 책을 읽는 시간이 있고, 그건 어쩌면 책을 읽는 시간, '독서'가 그리는 일상, 그런 공간일지 모르겠습니다.

책방의 주인 아쿠츠 타카시와 '줌'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가게(本の読める店)', 그건 사실 자리를 가리지 않습니다.
행복한 독서의 '시간'을 늘려가고 싶어요.
책방은 물론 지도도, 음원도 책 읽고 싶은 기분이 들게 하는 하나의 '버튼'인 셈이죠.
책방이라는 '공간'에 묶이지 않고, 사람들의 독서 시간을 위한 일을 찾아가며 하고 싶습니다.

©️ 2020 fuzkue

'책' 아닌 '책 읽는 행위'에 집중한 책방 만든 이유

2014년 도쿄 하츠다이에 문을 연 '후즈크에' 1호점 ©️ 2020 fuzkue

Q. '후즈크에'가 문을 연 건 2014년입니다. 이제 와 새삼스럽기는 한데요, '책을 읽을 수 있는 가게'라는 콘셉트는 어떻게 떠올렸나요.

매우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됐어요. 느긋하게 책을 읽고 싶어 카페나 킷사텐*을 찾으면, 그게 기분 좋게 이뤄지는 곳이 좀처럼 없다고 느꼈습니다. 몇 번이나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독서의 장소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독서 실패의 경험이에요.

*1600년대 서구의 카페가 일본에 들어오며 일본식으로 변주된 차와 커피, 그리고 약간의 음식을 제공하는 가게. 일본에서 카페의 시초라 이야기되고, 근래 레트로 붐과 함께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독서는 사실 흔해빠진 일상적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그 행위에 무언가 특별한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상상한 사람이 별로 없던 것 같아요. 하지만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카페 같은 곳에서 책을 읽다 이런저런 것들에 방해 받아 실패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왜인지 여태까지 그를 위한 공간이 없었던 거죠. 도심 속 '에어스폿(때 타지 않은 분야나 영역)'처럼, 손을 댄 사람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Q. 매우 공감되는 이야기예요. 하지만 그런 불편을 느껴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말 못할 '속내'를 하나의 공간 형태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게 후즈크에의 '아이덴티티'라고도 생각해요.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경험을 반복하며 느꼈던 애로 사항이 후즈크에를 만든 가장 큰 계기이지만, 다른 동기도 있어요. 후즈크에를 하기 전, 저는 오카야마(岡山)에서 평범한 카페를 했어요. 그런데 장사를 하다 보면 손님 중 '이 사람은 참 좋다'고 단순히 느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가게 운영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좋다고 생각하고 느낀 사람들의 시간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일하는 게 가능하다면 '일하는 인생'에 있어 행복한 게 아닐까 싶었고, 그건 역시 혼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었어요.

'나의 목소리'부터 듣자

'책을 읽을 수 있는 OO'의 확장은 공간에서 시작해, 어느새 음반까지 만들어버렸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소리'. 61분 30초의 이 음원은 동네 아이들이 노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등 독서의 시간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소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2020 fuzkue

Q. 후즈크에는 '독서'를 위한 공간이지만, 책은 팔지 않으면서 밥과 커피를 팔고, 다종의 술도 제공해요. 심지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소리'란 이름의 음원(반)도 발매했어요. 결국, 혼자서 책을 읽는 사람을 위한 OO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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