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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5.0』 공동저자 X 이승윤 교수 인터뷰

이 스토리는 <마케터의 넥스트 어젠다>5화입니다

※ 『마켓 5.0』의 공동저자인 허마원 카타자야(Hermawan Kartajaya), 이완 세티아완(Iwan Setiawan)를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이메일로 인터뷰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 픽앤써머리는 4화에서 확인해보세요.

인터뷰를 시작하며

저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라는 직함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고민을 가진 많은 기업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데요. 수년 전의 그들의 고민이 디지털과 AI, 빅데이터 등에 대한 경이로움과 동시에 두려움, 또 적응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고민의 지점이 변했다는 걸 느낍니다. 현실로 다가온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실행 과제가 떠오르고 있죠.

또한, 소셜 미디어 광고가 TV광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고, 온라인 e커머스가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대체할 수 없음을, 빅데이터와 AI와 같은 기술들이 반드시 고객 경험 혁신이란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기업들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마켓 4.0』이 막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우리에게 가벼운 안내서 역할을 했다면, 『마켓 5.0』은 디지털과 인간이 어떠한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을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써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화두를 던집니다. 개인적으로 『마켓 4.0』보다 『마켓 5.0』이 현시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디지털 속에서 길을 잃고, 디지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기 시작한 실무자와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고민하고 있는 리더들에게 책과 함께 인터뷰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직원들의 테크노포비아 없애려면

Q.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단 기술을 도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사고방식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기술이 조직 내에 잘 뿌리 내려 직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허마원 카타자야(이하 '허마원') : 동의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사업 모델과 고객, 제품 그리고 때로는 조직 구조까지 변해야 하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구성원들의 변화입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술적인 변화만으로는 조직에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이완 세티아완(이하 '이완') : 그렇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지속적인 과정입니다.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 아니라는 거죠.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기업이 '완벽한 디지털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IT 업계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IT 기업이 제품의 단점을 계속 연구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처럼, 디지털 전환도 그렇게 이뤄져야 합니다. 변화를 멈추고 안주할 수 있는 완벽한 디지털 환경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종종 디지털 전환을 IT 프로젝트와 동일시합니다. 그래서 시작부터 소프트웨어 도구를 구매하고,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고, 데이터 과학자들을 채용하는 일에 골몰하곤 하죠. 그러고 나서 해당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조직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보면 소임을 마쳤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디지털 도구 활용 주체인 직원들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는 겁니다.

Q. 『마켓 5.0』 본문 중 ‘Part 4. 기술 중심 마케팅의 새로운 전술’ 부분에서 디지털 기기나 빅데이터 등 기술 도입에 앞서 기업 실무자들의 불만 사항과 업무 효율에 미치는 영향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주로 비기술 직군의 사람들이 기술 도입에 심리적 거부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처럼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테크노포비아(technophobia·기술공포증)를 해결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이완 : 저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첫 번째는 기술이 조직을 도울 수 있는지, 아니면 조직에 부담이 되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제가 컨설팅한 한 금융 서비스 회사의 경우 직원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데이터를 입력하느라 실무를 보지 못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UI도 너무 복잡해서 연차가 높은 직원 상당수는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어요.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기술이 단지 사람들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은 IT에 정통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돼야 합니다. 이것이 기술 유용성(technology usability)의 근본 원칙입니다.

두 번째로 직원들이 기술을 꺼리는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단지 그들이 일해오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닌지 말이죠. 만약 그렇다면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고객사에 드리는 변화 관리 조언은 아주 중요하고도 단순합니다. 먼저 기술을 작은 일에 적용해서 즉각적인 성과를 보여준 다음에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나가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기술이 그들의 '경쟁자'가 아닌 그들의 업무를 돕는 도구라는 것을 깨달을 때, 기술은 조직 내에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허마원 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 ⓒHermawan Kartajaya

코로나 이후, 소비자 행동의 형태는

Q. 『마켓 4.0』이 출간됐을 때만 해도 코로나19 이전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고객들의 삶을 급속도로 디지털화시키고 있는데요. 기업이 놓치지 말아야 할 흐름은 무엇일까요.

이완 : 저 또한 팬데믹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했다는 주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전 세계적인 봉쇄 및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해 사람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팬데믹 상황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사람들이 수개월 동안 집에 강제적으로 머무는 동안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일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와 배달 앱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디지털 뱅킹과 비현금 결제 규모는 큰 폭 증가했습니다. 사람들은 ‘줌’이나 ‘구글 미트’ 등 화상 회의 플랫폼에서 서로를 만나고, 부모님이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아이들도 집에서 온라인 학습을 하죠. 사람들은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더 많은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 트레이너나 주치의와 원격으로 소통하는 사례도 많아졌어요. 이미 많은 사람이 온라인 생활의 장점을 경험한 거죠. 지금까지는 리스크도 크지 않았고요.

하지만 디지털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물리적이고 대면적인 경험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팬데믹 종식 후 더 많이 여행하고, 친구들과 가족들을 만나고, 콘서트에 가는 일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울의 기울어진 무게 추가 다시 평형을 찾는 것과 비슷한 원리죠. 그래서 저는 팬데믹 후 소비자 행동이 하이브리드 형태를 띨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기업들은 고객들과의 디지털 접점을 강화하고 이를 기존의 접점과 통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즉, 옴니채널은 기업이 놓쳐서는 안 될 하나의 큰 흐름입니다.

Q. 올해 안에 코로나19가 어떤 형태로든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기업은 어떻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할까요?

이완 : 저는 고객과의 대면, 비대면 접점을 하나의 옴니채널로 통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하는 한편 이를 기존 마케팅 역량에 매끄럽게 통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일부 기본적인 거래 절차들은 거의 100% 디지털화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더는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 부분을 중심으로 디지털화가 진행된다는 거죠. 반면 친절한 서비스 등 경험적 혜택이 중요한 부분은 여전히 물리적이고 대면적인 방식으로 남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일부 산업군에서는 보복소비가 일어날 것입니다. 사람들이 한동안 밖에 나가 소비 활동을 할 수 없었던 만큼 팬데믹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되면 소비 욕구가 분출되는 거죠. 아마도 백신 접종률이 집단면역에 가까워지는 시점쯤에는 본격화하지 않을까요.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이 쓴 『마켓 5.0』

‘옴니채널’로 고객과 모든 접점 통일해야

Q. 최근 테크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메타버스입니다. 알파 세대라 불리는 10대 청소년들은 온라인 세계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고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데 익숙합니다. 기업은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세대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이완 : 메타버스는 정말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책에서도 설명했지만 알파 세대를 비롯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에서 다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그 결과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출현했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반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개별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사일로(silo)화하고 있는 거죠. 올바른 접근법은 앞서 말했듯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통합한 옴니채널 방식입니다. 알파 세대가 메타버스에 있든 밖에 있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대부분의 게임 회사들과 이를 후원하는 기업들을 보세요. 게임 내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제품을 홍보하잖아요. 우리가 게임 캐릭터를 따라한 코스튬 플레이나 게임 전시회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알파 세대에게 현실과 메타버스는 다르지 않습니다.

허마원 : 네, 하지만 기업이 해야 할 또다른 의무도 있습니다. 마켓 5.0 시대 소비자들은 디지털 콘텐츠에 과도하게 노출되기 쉽습니다. 결국은 어떤 정보가 맞고 틀린 지 구분하기 어려워지죠. 특히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알파 세대는 더 취약합니다. 이들 세대는 메타버스 안에서 이뤄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윤 추구 행위에도 쉽게 영향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알파 세대가 스스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저는 이걸 '선행을 위한 인도(navigating for good)'라고 불러요.

인터뷰에 참여한 이완 세티아완. 마크플러스 CEO이자 마케팅잡지 ‘마케티어스’(Marketeers)의 편집장이다.ⓒIwan Setiawan

Q. 최근 기업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끊김 없이 넘나드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월그린(Walgreen)의 대형 냉장고 스크린도 흥미로운 사례죠. 또다른 피지털(phygital) 성공 사례가 있을까요?

이완 : 온-오프라인 연결이야말로 기술 활용의 정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사 '휴매나(Humana)'가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는 AI 기반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해 콜센터로 전화를 거는 발신자의 기분을 분석합니다. 만약 발신자의 기분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콜센터 직원에게 적절한 대응 방법이 전달되죠. 이 기술을 통해 콜센터 직원은 실시간으로 더 나은 응대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랄프 로렌의 스마트 피팅룸(탈의실)입니다. 랄프 로렌은 이 피팅룸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몰입형 디지털 경험을 선사합니다. 고객들이 피팅룸에 제품을 들고 오면 디지털 스크린에 해당 제품과 관련된 정보가 뜨면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매장 직원은 고객이 스크린 상에서 선택한 색상, 사이즈 등을 참고해 제품을 가져다줍니다.

Q. 미국 온라인 반려동물 쇼핑몰 ‘츄이’(Chewy)는 고객의 반려동물을 유화 그림으로 그려 깜짝 선물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강점은 저렴한 제품과 빠른 배송에 있지만, 일종의 ‘휴먼 터치’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와 팬덤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완 : 물론입니다.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산업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수많은 대형 브랜드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한 곳이 반려동물 식품을 판매하는 미국 '마즈(Mars)'인데요, 고양이 전용 사료와 의류, 놀이용 상자 등으로 구성된 '셰바 매직 박스(Sheba Magic Box)'를 판매했습니다.

이 협업 제품은 탄탄한 온라인 상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획됐는데요, 정서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두 회사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부 소비자들이 반려동물과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제품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온라인 비즈니스라고 해서 가격이나 기능만을 따지던 때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에게 정서적, 인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 또한 온라인 전략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리더십은

Q. 책에서도 언급하셨습니다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하향식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켓 5.0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리더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까요?




ⓒHermawan Kartajaya, Market 5.0


허마원 : 위의 리더-매니저 모델은 마켓 5.0에서 살아남기 위한 리더의 역할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조직 내 이분법적인 요소들을 화합시키고 두 번째는 적응력이 뛰어난 팀을 꾸리는 것입니다.

이분법적인 요소를 화합한다는 건 어떤 뜻일까요. 하나의 조직 내부에는 언뜻 서로 모순돼 보이는 다양한 역할과 기능들이 있지만 사실 이들은 서로를 보완하고 강화합니다. 마케팅과 재무 조직을 예로 들어봅시다. 조직을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마케팅은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밟아야 하는 가속 페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재무는 조직이 너무 큰 비용을 지출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하죠.

구성원들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것 또한 리더를 비롯한 관리자의 몫입니다. 우리는 변화에 적응하는 구성원을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는 '창의적 생산자’(Creative producer)'입니다. 이 그룹에 해당하는 구성원들은 조직 운영에 관여하며 언제나 조직의 표준운영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SOP)를 따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안주하지 않고 조직에 새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가능성에 늘 열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외부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죠.

두 번째는 '혁신적인 개혁가(Innovative improver)'입니다. 이들은 특정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작고 지속적인 개선(improvement)들과 큰 변화를 불러오는 혁신(innovation) 사이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모든 것이 정상적일 때는 작고 제한적인 규모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것이 개선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포스트 노멀 시대에는 많은 새로운 도약이 가능합니다. 바로 혁신이 일어나는 거죠.

세 번째는 '전문 기업가(Entrepreneurial professionals)'입니다. 이 그룹에는 조직의 실무자인 동시에 뛰어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해당합니다. 이들은 그저 변화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기회를 포착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며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죠.

리더들은 이들이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도전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 요구되는 역할입니다.

이완 : 기술 주도 사회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중요한 소양이 있습니다. 먼저 리더는 선지자일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기술은 기업을 크게 성장시킬 수도 있지만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는 야심 있고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러면서도 한 가지 아이디어에 모든 것을 베팅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 다른 리더의 소양은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입니다. 기술이 지배한 세상일지라도 최고의 리더는 늘 사람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기계는 데이터 분석과 논리적 추론으로 리더를 도울 수 있지만, 사람을 고려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리더 그 자신뿐입니다.

마켓 5.0 이후, 마케터의 시선은

Q. AI, VR,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은 마케터들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은 아닙니다.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마케터들이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요?

이완 : 제 생각에 최고의 마케팅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세계 최고의 제품들은 인간의 삶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일부 파괴적인 기술 기업의 사례를 봐도 이들이 기존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으로 삶의 어떤 부분을 개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 해결 능력은 마케터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입니다. 기술은 단지 멋들어져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존재합니다. 마케터에게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면 엉뚱한 기술이 도입될 수도 있겠죠. 이 책에서 우리는 마케터의 바람직한 접근 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케터라면 먼저 문제 또는 사업 목표를 분석하고, 이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Q. 『마켓 5.0』 후속작에서는 또 어떤 화두로 세상을 바라볼지 궁금합니다. 혹시 미리 생각해둔 방향이 있다면 폴인 멤버들을 위해 공유해줄 수 있을까요.

이완 : 저희는 출판사와 2023년에 『마켓 6.0』을 출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격변하고 있기 때문에 주제를 정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이점(singularity)'도 주제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인간 문명을 뛰어넘는 시점을 뜻하죠. 이 주제에 대해서는 『마켓 5.0』에서도 잠깐 언급하긴 했습니다만, 사실 가까운 미래에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마원 카타자야 (Hermawan Kartajaya)

인도네시아 마케팅 컨설팅 전문 기업인 마크플러스의 창업자로 마케팅 전문가다. 영국의 차터드마케팅연구소(Chartered Institute of Marketing)가 선정한 '마케팅의 미래에 영향을 준 50인의 전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범태평양학회(Pan Pacific Business Association)에서 ‘글로벌 리더십 상’을 받았다. 아시아마케팅연합(Asia Marketing Federation)의 설립자이자 중소기업 아시아연합회(Asia Council for Small Business)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완 세티아완(Iwan Setiawan)

인도네시아 마케팅 컨설팅 회사 마크플러스의 CEO이자 마케팅잡지 ‘마케티어스’(Marketeers)의 편집장이다. 지난 16년간 고객사의 마케팅 전략을 설계해왔다.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와 함께 『마켓 3.0: 모든 것을 바꾸어놓을 새로운 시장의 도래(2010)』, 『마켓 4.0: 4차 산업혁명이 뒤바꾼 시장을 선점하라(2017)』, 『마켓 5.0: ‘휴머니티’를 향한 기업의 도전과 변화가 시작된다!(2021)』 등 세 권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공동 저술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고, 인도네시아대학교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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