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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노래 부르고 춤추고 일하는 목욕탕 만들다

이 스토리는 <2021 도쿄를 바꾸는 공간들>9화입니다

3줄 요약

  • MZ세대가 오래된 공간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30대 밀레니얼인 히라마츠 유스케. 그는 가업을 이어 87년된 도쿄 목욕탕 '코스기유'의 주인장이 되었습니다.
  • 그는 목욕탕 안 사람들의 '희미한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그 곳엔 서로 이름은 모르지만 가벼운 대화 정도는 주고받는 관계가 있었죠. 주인장은 이 관계를 '커뮤니티'로 발전시켰습니다. 
  • 콘서트·워크숍·전시가 열리는 목욕탕 '코스기유', 식당·서재·자습실이 있는 공유 스페이스 '코스기유 토나리', 구독하는 집 '코스기유 토나리 하나레'까지. 이번 화는 목욕탕에서 커뮤니티로 확장하는 3곳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노래 부르고, 춤추고, 일하는 동네 목욕탕

'코스기유'는 탕에서 뮤지션들의 공연을 열면서, 젊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했어요. 사진은 왓슨의 무대. 스페셜 게스트로 지난해 해체를 선언한 '샴 캣츠'의 나츠메 토모유키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 2019 Sentogurashi, inc, 2021 Kosugiyu, inc., 2021 小杉湯となり

대중 목욕탕을 기억하나요. 대부분 찜질방, 사우나가 등장하며 모습을 감추어버렸지만 일주일치 피로를 씻어내며 한 주를 마무리하고 시작했던 공간. 집에 욕조가 별로 없던 시절 공중 위생을 위해 쓰였던 동네의 퍼블릭 스페이스. 경제가 발전하고 가정마다 욕조를 들이며 점점 쓸모를 잃어갔는데요, 그곳에 정말 미래는 없었던 걸까요.

하지만 지금도 거리엔 새로운 형태의 목욕탕과 찜질방이 문을 열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센토(銭湯)가 새삼 붐이 되기도 했습니다. 센토는 우리의 대중 목욕탕과 유사한 공간인데요, 생활 공간임과 동시에 문화 자산으로서의 인식이 강해요. 센토의 물은 공식 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센토를 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비해 깐깐한 절차가 필요하죠. 도쿄에서 87년 전통의 센토 '코스기유'를 운영하는 히라마츠 유스케는 "센토는 100년 사업"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탕에서 목욕은 안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심지어 근래엔 센토에서 파생된 공유 오피스가 문을 열기도 했는데요. 센토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잠깐 몸을 씻고 오는 공간이지만, 어쩌면 일상의 여백을 채워 왔던 시간들. '센토의 일생'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100년을 사는 센토는 마을을 '짓기'도 합니다.

목욕탕 옆에 들어선 수상한 3층 건물

코엔지 골목길에 오픈한 코스기유 토나리. 오래된 주택이 많은 곳에서 단연 눈에 띄지만 겉돌지 않고 어우러지는 건축이 인상적이에요. 설계는 건축 사무소 'T/H'의 작품. © 2019 Sentogurashi, inc, 2021 Kosugiyu, inc., 2021 小杉湯となり

2020년 3월, 도쿄에 수상한 건물이 하나 들어섰습니다. 1933년부터 이어진 센토 '코스기유' 바로 옆에 문을 연 '코스기유 토나리(小杉湯となり)'인데요. 이 건물은 '코스기유 옆'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듯 코스기유 바로 옆집에 있습니다. 걸어서 1분, 그야말로 지근거리예요.

모두 3층 건물에 1층은 식당과 키친, 2층은 서재, 그리고 3층은 예약제로 이용할 수 있는 자습실로 구성되어 있고, 다용도 복합 건물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근래 늘어나는 공유 스페이스의 하나로 보이기도 하죠.

밀레니얼 주인장, 87년된 목욕탕이 가진 '강점'을 발견하다

봄날의 코스기유 토나리. 센토 코스기유와는 정말 바로 옆에 있고, 이웃 사이예요. © 2019 Sentogurashi, inc, 2021 Kosugiyu, inc., 2021 小杉湯となり

하지만 '코스기유 토나리'(이하 '토나리')가 그리는 건 그렇게 짜맞춰진, 필요에 의해 태어나는 도시의 공간이 아닙니다. 이름부터 87년된 센토 이름을 빌린 토나리는 센토의 전통, 그 뒤를 이어가는 '확장'으로서의 의미가 커요. 말하자면 센토에서 뻗어나간, 센토가 낳은 새로운 공간에 가깝달까요.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히라마츠가 생각한 건, '지키는 전통'이 아닌, 앞으로를 살아갈 '시작하는 전통'이었습니다.

코스기유는 87년 전부터 코엔지에 있었고, 이 지역 주민 중 코스기유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강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건 어디에도 없는 자산이고, 유일무이의 무기라고 생각하자,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망설임 같은 게 모두 해결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87년의 역사를 '87년간 축적된 자산'으로 바라본 전환의 사고일까요.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교차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져요. 도시의 어제는 밀려나기 바쁘지만, 보존되고 지켜가는 시간이란 어쩌면 영원할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보다 멀고 지인보다 가까운, 목욕탕 고객들의 관계

그런데 그가 오랜 센토의 전통을 도시의 무기라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그 '전환'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센토 옆에 토나리를 만들자고 생각했던 이유와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근래 센토는 몇 년째 사양 산업이라 불리며 험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거든요. 도쿄의 센토는 1968년(2,687곳) 정점을 찍은 뒤 줄기 시작해, 2000년에 넘어와서는 500곳도 채 남아 있지 않다고도 해요.

1933년부터 지금까지 코엔지 마을의 '하루'를 함께하고 있는 센토 코스기유. 지난해 1월 국가 유형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답니다. © 2019 Sentogurashi, inc, 2021 Kosugiyu, inc., 2021 小杉湯となり

히라마츠는 센토의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몸을 씻고 오는 공간이지만 맨몸으로 함께 머무는, 말 한마디 섞지 않지만 같은 시간을 보내는 타인들과의 '희미한 관계'를요. 그러니까 혼자 하는 목욕이 아니라 '함께 하는 목욕'을 바라보기 시작한 거예요.

센토는 거리감으로 따지면 '중거리적' 공간이라 생각해요. 서로의 이름이나 나이는 모르지만 존재는 알고 있는, 인사나 가벼운 대화 정도는 주고받는 관계가 센토엔 있어요. 프라이빗과 퍼블릭 중간 정도의 오고감이 존재하죠. 그런 의미에서 센토는 '세미 퍼블릭'의 공간이라 생각하고, 그곳에 사람과의 이어짐이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친구 이하 아는 사람 이상의 관계인 건데요, 히라마츠가 이야기하는 이 '중거리적' 관계는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게 아니에요. 아는 사람이란 살다 보면 수도 없이 마주치잖아요. 자주 찾는 카페나 식당이라면 아는 사람의 밀도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다만 코스기유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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