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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대기업 부장이 창업한 시어스랩의 메타버스 구상은

이 스토리는 <넥스트 AI 유니콘>11화입니다

3줄 요약

  •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는 메타버스가 단순 '사업'이 아닌 인터넷·모바일 시대처럼 미래를 일컫는 키워드라고 봅니다. 시어스랩도 이 흐름에 맞춰 메타버스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집중하고 있죠.
  • AI·AR·VR·XR은 유용한 기술 도구입니다. 정 대표는 각 산업 전문가의 도메인 지식과 이 기술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 정 대표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진출입니다. 지금의 비전 AI 기반 AR 솔루션을 고도화하며 국내 기술을 지키고, 창업가 후배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고자 합니다.

사업에서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소비자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하죠.

스노우·틱톡의 전신 격인 롤리캠을 만들어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맛본 시어스랩의 정진욱 대표가 나눈 깨달음입니다. 성공에도 '타이밍'이 있다는 거죠.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콘텐츠·서비스라도 시장과 소비자가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겁니다. 먼저 시작한다고 꼭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 아닌 거죠. 실제로 롤리캠 출시 이후 그는 AR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 맞춰 기술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로 변화해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정 대표가 이때 겪은 일화는 <넥스트 AI 유니콘> 10화에 담겨있습니다.

정 대표는 모바일 시대 다음은 메타버스 시대가 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전 AI 기술을 활용한 대표 AR 기업이 될 준비를 하고 있죠. 그는 시장을 어떻게 전망할까요?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오른쪽)과 폴인 이건희 에디터. 정 대표는 1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그리고 지금 글로벌을 향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최지훈

메타버스가 '사업'이 아닌 '키워드'인 이유

Q. AR·VR·XR이 메타버스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면서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메타버스는 산업이 아니라 큰 트렌드를 표현하는 키워드라고 보고 있습니다. 1990년~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화두가 된 것처럼요. 2010년대에는 그 흐름을 모바일이 이끌었죠. 그 다음 차례가 메타버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어스랩은 '메타버스 사업을 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전의 IT 기업에 '무슨 사업을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인터넷 사업, 모바일 사업을 합니다'라는 답변으로는 부족했잖아요. 

메타버스는 그동안 우리가 친숙한 2차원의 '웹 포탈'에 공간이라는 팩터가 더해진 3차원 스페셜 포털(special portal)로 진화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고 처리할 수 있는 제2의 인터넷이 펼쳐진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AR로 영상 화면에 시각화한 정보를 출력해 사용자가 명확히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돕는 현대자동차 XR 네비게이션. ⓒ시어스랩

시어스랩은 이차원적인 웹 정보를 3차원의 공간 웹으로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그동안 고정된 장소에서 2차원 공간(웹) 중심으로 정보를 가져왔다면, 앞으로는 지금 있는 장소에서 스마트폰이나 AR 글래스를 활용해 우리의 공간과 관련된 실시간 정보를 가상의 인터넷을 통해 받을 수 있게 하는 거죠.

AR 글래스로 예를 든다면, 비전 AI를 활용해 지금 바라보는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사물·환경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내 눈앞에 펼쳐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내 주변의 부동산 가격을 바로 알 수 있고, 사람을 보면 그가 꾸민 아바타를 바로 보게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과 휴대폰에 고정된 자기 표현을 바로 내 옆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능해지는 거죠. 여기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콘텐츠를 공급하는 게 시어스랩의 목표입니다.

AI만 가지고 AI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정 대표는 AI 전문가도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현장의 '페인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지훈

Q. AI를 활용해 AR 또는 VR 나아가 XR을 개발하는 것, 앞으로 전망이 얼마나 밝나요?

사실 AR·VR·XR 등의 용어는 가상 세계를 어떻게 표현하냐의 차이이지 근본적인 기술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메타버스를 앞당기려면 AR 글래스에도 구동이 되는 상용 수준의 비전 AI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전 세계 AI 회사도 매출을 창출하기에 어려운 환경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AI 기술이라도 소비자가 돈을 지불할만큼의 충분한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산업이라고 할 수는 없죠. 

AI 회사가 성공하려면 여러 도메인 중 특정 도메인의 전문가와 협업을 해야 합니다. 광고·커머스·게임·금융 등 각 산업 현장에 퍼져 있는 전문가가 산업 안에서는 풀지 못한 문제를 AI 전문가와 만나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AI 기술이 비로소 우리 생활 속에서 가치있는 기술이 될 것입니다.

Q. 결국 AI를 활용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이 중요하는거군요.

지금 필요한 건 AI 기술만 아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도메인 지식과 AI 기술에 대한 이해력을 갖춘 사람들이 길러져야 하죠. 그래서 이미 AI 전문가가 된 분들도 각 도메인을 파고 들어야 합니다.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만난 기술이 그 문제를 해결할 때 비로소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온전히 AI 기술로만 돈을 벌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상적으로 자금만 지원하면 산업이 성장할 거라는 생각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메인의 전문가들이 정기적인 미팅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Q. 시어스랩이 협업 구조 구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관계 업체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면서 전략적인 협업을 늘리고 있어요.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AI로 유명한 바이브컴퍼니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는데요, 그쪽은 비전 AI가 부족하고 저희는 데이터 AI가 부족하니까 이를 채우자는 제안으로 이어졌죠.

사람으로 비교하면 우리가 눈 역할을 할 테니, 그쪽은 데이터로 뇌 역할을 해보자고 한 겁니다. 영상과 이미지까지 포함된 정보를 시어스랩이 잘 읽어 내서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더하는 것. 이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우리나라 최대 CG 회사인데요, 이곳과도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과는 앞으로 AR 콘텐츠를 구현할 디바이스가 영화에서 활용되는 CG 수준까지 올라갈 때를 대비하고 있어요. 아직 시어스랩의 구현하는 콘텐츠 제작 기술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한정이 되어 있어 향후 위지윅스튜디오와 협업해 AR 글래스 등에서도 영화 수준의 콘텐츠들을 함께 제작하고자 합니다.

AR 개발을 가능케 한 시어스랩의 AR기어(ARGear) 플랫폼. ⓒ시어스랩

대기업 40대 부장님이 창업에 뛰어든 이유

Q. 창업하기 전까지 정 대표는 어떤 일을 했나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15년 넘게 대기업에서 일했죠. 처음에는 미국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통신 IT를 담당했습니다. 30대 초반에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반도체 분야의 마케팅 전문가로 커리어를 바꿨습니다. 노키아·소니·MS,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고객이었습니다. 기업이 2~3년 후를 위해 준비 중인 스마트폰이나 PDA 같은 디바이스에 핵심 칩인 삼성의 CPU를 마케팅하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업무였죠. 

하지만 첨단과 트렌드를 이끄는 산업이어서 재밌었어요. 새 기술을 접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일이 좋았죠. 또 글로벌 마케팅 경험까지 쌓은 덕에 SK텔레콤으로 이직하면서 다양한 신사업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를 많이 받았습니다. 반도체 회사에서 쌓은 코어 기술 지식을 모바일 TV, 음악·영상 같은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에 접목해봤어요. 기술의 엔드투엔드(End-to-end, 끝과 끝)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Q. 처음부터 창업을 꿈꾼 건 아니었나요?

물론 어렸을 때부터 언젠가는 창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품고는 있었어요.

운좋게 초등학생 때부터 개인용 컴퓨터를 접한 세대인데요. 애플이 1977년에 만든 '애플2' 컴퓨터가 있던 시기였죠. 마침 동네에 컴퓨터를 가진 친구들이 있어서 그들과 당시 게임 코드 분석을 하며 일종의 해킹인 '크래킹'을 했습니다. 플로피디스크에 들어있는 게임의 코드를 분석해서 어떤 코드가 뒤에 숨어 있는지 읽어내며 컴퓨터와 친해지며 실력을 쌓았죠.

대학교 때인 1990년대는 지금의 아프리카TV인 나우콤이 만든 나우누리를 비롯한 하이텔·천리안이 국내 3대 인터넷 포털이던 시기였죠. 이때 학교를 다니면서 나우누리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인터넷 포탈 서비스 운영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친하게 지낸 겁니다.

그때는 빌 게이츠가 스티브 잡스보다 더 잘 나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빌 게이츠가 프로그래머인 줄 알았는데요, 그의 전기를 읽으니 그는 기술의 가치를 남보다 먼저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진 IT 사업가였더군요. 'MS 도스'도 부부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걸 사온 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도 영감을 얻었어요. '나도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업으로 가치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요.

이런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직장 생활을 했으니 궁극적인 마음가짐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사업을 할테니 최대한 많이 직장에서 경험해보자는 마음이었죠. 그래서 업종을 바꾸는 데도 거침이 없었어요. 반도체·통신·IT 서비스·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넘나들며 사업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이끌고 갈 계획인가요?

우선 그동안 얻은 글로벌 기업과의 B2B 레퍼런스와 AR기어 SDK의 1억7100만대 탑재라는 성과를 이어가고 싶어요. 앞으로 AR 관련 기술은 메타버스 시대가 오면 더 유용하게 쓰일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 비전 AI기술 고도화와 자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글로벌에서의 활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국내에 등장한 스타트업 유니콘을 살펴 보면 사실 기술 기반 유니콘이 많이 없습니다. 순수 기술로 성공한 회사는 아무래도 미국에 더 많죠.

그렇기에 시어스랩은 글로벌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기술 기반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 글로벌에서도 좋은 방식으로 엑시트(Exit)한 케이스를 만들어 보이고 싶어요. 혹여나 우리가 실패를 하더라도 이걸 자산으로 삼아서 후배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글로벌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스토리북 <넥스트 AI 유니콘> 12화는 오는 7월27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음성 AI'를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수퍼톤의 이야기가 다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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