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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만 11명 채용한 스타트업이 바라보는 곳은?

이 스토리는 <VC가 주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3화입니다

3줄 요약

  • 루닛은 시작은 2013년 AI를 활용한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였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정확히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의료'라고 보고 이듬해 사업 방향을 전환했죠.
  • 먼저 집중한 일은 전문의 채용과 데이터 취합을 통해 AI의 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솔루션을 활용하면 폐암과 유방암 진단 시기를 2~3년 앞당길 수 있다고 합니다.
  • 루닛은 현재 진단뿐 아니라 치료를 위한 솔루션도 준비 중입니다. 암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AI를 통한 암 정복을 꿈꾸는 거죠.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파트너가 루닛에 주목하는 이유

현대 의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공부해서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지식과 논문이 쏟아져 나오죠. 이 과정에서 의학은 필연적으로 세분화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특정 진료과목 전문의(예: 외과, 영상의학과) 단위로 일했다면 지금은 세부 분과 전문의(예: 내분비내과, 소아외과) 단위로 업무가 이뤄집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 의학은 특정 영역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때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료와 치료를 제외한 행정업무 등 주어진 일이 늘어나는 것도 의사들에게는 부담이죠.

바로 여기서 의료 인공지능(AI)의 필요성이 나타납니다. 의사들이 사소한 걸 놓치지 않도록 필요할 때마다 알려주고, 여러 정보를 제공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의료 AI 회사인 루닛의 가치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의료 AI 중 'AI'가 아닌 '의료'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이걸 개선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들이 원하는 걸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했죠. 다른 회사들은 몇몇 외부 의사들에게 조언받는 정도라면, 루닛은 초기부터 의사들을 직접 채용했습니다.

루닛이 유방 촬영과 흉부 엑스레이 판독 정확도 개선에 집중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두 가지 검사 모두 환자 초기 진단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판독 정확도가 다소 낮은 편입니다. 루닛은 이 분야에 집중해 의사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정확히 판독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병리 영역에도 진출했어요. 의료에서 병리는 '최종 진단'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엑스레이나 CT 같은 영상은 기본적으로 어떤 가능성에 대한 추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반면 병리는 조직검사를 해서 어떤 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최종 진단, 즉 '확진'하는 단계입니다.

병리는 진단 과정에서 최종 정답을 확인하기에 중요합니다. 루닛은 이 점을 인지하고 비교적 빠르게 병리 영역에 진출했습니다. '루닛 스코프'를 만들어 어떤 암 환자들이 최신 면역항암제에 잘 맞는지 예측하고자 노력하고 있죠.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의료 AI 회사들이 기술을 뽐냅니다. 그중에서 루닛은 초기부터 의사들과 긴밀하게 일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해왔어요. 그 결과 GE헬스케어, 후지필름과 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고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의료계의 보수적인 속성상 의료 AI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 시장이 더 열릴 때 루닛이 가장 앞서서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믿는 이유입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역삼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최지훈

의사가 스타트업 경영에 뛰어든 이유

Q. 루닛의 첫 시작은 어땠나요?

루닛은 국내 최초 딥러닝 스타트업으로 창업했습니다. 2013년 백승욱 루닛 의장을 포함한 공동창업자 6명이 창업했죠. 원래는 패션 관련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사진 속 패션 아이템과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였죠. 그러다가 2014년 의료 쪽으로 피봇(pivot)했어요.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데이터가 충분하고 높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분야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의료 업계에 뛰어들려면 관련 분야의 자문이 많이 필요했죠. 이때 제가 백 의장과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이 밖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인 정지훈 교수님(빅뱅엔젤스 매니징 파트너) 등 도움을 주신 분이 많습니다. 그 이후 의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어요. 역시 쉽진 않았습니다. 일단 인재를 데려오는 투자비도 비쌌어요. 그래도 공격적으로 투자한 덕에 지금 일하는 직원 230여 명 중 전문의만 11명이에요. 이 정도의 전문 의료 인력을 갖춘 경쟁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한 곳 있을까 말까 하죠.

ⓒ폴인(자료 제공 : 루닛)


Q. 서범석 대표는 의대를 졸업한 다음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학부 때 카이스트(KAIST)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암에 대한 관심이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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