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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커뮤니티 매니저는 B면을 어떻게 키웠나

이 스토리는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7화입니다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에서 '나다움'을 발휘하는 MZ세대의 일하기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덴츠 B팀과 한국의 조직문화에 대한 인터뷰에 이어 직장에서도 '나다움'을 발휘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퍼스널 브랜딩까지 이룬 오늘의집 커뮤니티 매니저인 무과수님을 만났습니다.

3줄 요약

  • 무과수는 '기록'으로 B면을 만들어 왔습니다. 취향, 관심사를 SNS에 꾸준히 기록하다 보니 나만의 키워드가 생기고 사람들에게 B면이 알려졌습니다.
  • 8년 동안 거의 매일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꾸준함의 비결은 특별한 목적, 목표가 없다는 겁니다. 이뤄야만 하는 게 생기면 또 다른 회사 일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죠.
  • '자기다움'을 축으로 A면과 B면 사이 중심을 잡고 양면을 잘 버무립니다. 특히 회사 업무 외에 인정받을 수 있는 통로를 다양하게 하면서 회사의 평가가 전부가 되지 않도록 했죠.

나만의 '기록'이 만드는 B면

Q. 본업과 B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고 느껴질 만큼 B면을 잘 살리고 있어요. B면을 발견하고 키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B면의 첫 키워드는 '여행'이었어요. 대학교 3학년 때 휴학을 하고 여행을 갔었어요. 그 때 당시만 해도 '한 달 살기' 개념이 없었는데, 좋아하는 곳에서 오래 머물러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한 나라에 한 달 이상씩 머무르며 태국을 시작으로 도쿄, 프라하, 베를린, 부다페스트 총 5개 나라 도시를 돌았어요.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을 SNS에 남겨뒀고요.

베를린과 도쿄의 풍경 ⓒ무과수

인스타그램, 블로그 같은 SNS 채널들은 초기부터 사용해 보는 편이었고,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기 보다 평소에 꾸준히 일기를 쓰던 습관이 있어서 단지 기록을 하기 위한 거였어요. SNS의 여행 기록이 자연스레 저만의 키워드가 됐죠.

그리고 그때 기록했던 '여행'에 대한 SNS 포스팅이 에어비앤비 마케팅 담당자분의 눈에 띄었어요. 에어비앤비가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캐치프레이즈를 런칭했을 때였죠. 담당자분의 제안으로 스토리북 작가가 됐고, 그 때부터 온라인에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에어비앤비의 공식 블로그를 맡아 운영하면서 호스트를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어 콘텐츠로 발행했죠. 그게 커리어의 시작이었어요.

Q. '집'이라는 키워드 이전에는 '여행'이 있었군요.

'여행' 이후 키워드가 '무과수의 집'이었어요. 지금의 저를 많이 기억하게 한 키워드죠. 2017년부터 집에 관한 기록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인테리어나 집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될 때였죠. 2018년 오늘의집에 입사했고, 집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시작으로 현재는 유저 기반의 커뮤니티인 '오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Q. SNS의 기록들을 통해 사람들이 무과수님의 B면을 자연스레 알게 된 거네요.

사실 지금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제 취향이나 관심사를 알리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어요. SNS 자체도 개인의 기록을 위해 시작한 거였지, 특정한 쓰임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해시태그도 나중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찾으려고 붙인 거였어요. 심플하게 '#무과수의여행', '#무과수의집', '#무과수의플레이리스트' 같은 형태로요.

#무과수의 집 (출처: 무과수 인스타그램)

그런데 사람들이 여행을 갈 때 제 해시태그를 검색해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예를 들면 전주를 하게 되면 '#무과수의전주'를 검색해 보는 거죠. 그때 알게 됐어요. 해시태그가 있으면 사람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구나 하고요.

아카이빙 목적이었던 해시태그는 결과적으로 제 취향이나 관심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 셈이죠. "나 집에 관심 많다", "집에 대한 콘텐츠를 꾸준히 쌓고 있어" 하는 식으로요.

Q. 듣다 보니 B면이 굉장히 다양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B면이라는 게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란 생각도 들어요.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그래서 어떤 일 하고 있어요?"예요. 아무래도 보통은 일이든 직업이든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점점 더 하는 게 하는 일의 범주가 확장되고 분야도 다양해져서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저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좋아요. 하나로 규정되지 않고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요. 스페셜 리스트가 아닌 것에 불안하지 않는 건, 이러한 사람도 인정을 받는 시대의 흐름 때문도 있죠.

본업으로 확보한 시간으로 B면 활용하기

Q. 본업에서 B면을 살리게 된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해요.

원래 오늘의집 입사 당시 제가 맡기로 한 건 '집들이'라는 시그니처 콘텐츠 발행이 전부였어요. 유저들이 콘텐츠를 작성하면 제가 다듬어서 발행하는 식이었죠. 콘텐츠 제작보다는 운영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콘텐츠를 매일 발행하다 보니 처음에는 버거웠던 일이 두 달 만에 익숙해진 거예요. 좀 더 창의적이고 재밌는 걸 하고 싶다 하던 차에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대학 때부터 인터뷰를 많이 했고, 좋아했고, 자신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에서 무턱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일단 내가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회사를 설득할 구실을 만들어 보자 생각했어요.

Q. 회사의 인정도 받고, 여유 시간에 하고 싶은 일도 해보려는 계획이었네요.

맞아요. 그래서 '집들이' 콘텐츠를 발행하는 프로세스 전반을 뜯어 고치기 시작했어요. 객원 에디터 시스템을 도입해서 제가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아도 업무가 진행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하루에 하나씩 발행하던 콘텐츠를 하루에 네 개씩 발행할 수 있게 됐죠.

그렇게 업무 루틴을 효율화한 뒤에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인터뷰 콘텐츠 제작을 제안했어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본업에 B면을 살려보기 시작했죠. 그 당시 인터뷰 진행, 원고 편집뿐 아니라 사진, 영상까지도 직접 작업했어요.

Q. 커뮤니티 운영을 맡고 있다는 것도 신기해요. 이전의 B면 활동들은 커뮤니티 성격을 명시적으로 띠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운영보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게 제 성향에는 잘 맞았던 터라, 계속해서 즐겁게 일을 하려면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었어요. 팀장님께 이 고민을 털어놨는데, 커뮤니티를 운영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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