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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니즘' 급성장, 3대 키워드는?

이 스토리는 <데이터로 읽는 비거니즘>1화입니다

3줄 요약

  • 트렌드가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의미의 포용성'과 '욕구 연결성'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비거니즘의 운명 역시 여기에 달려 있어요.
  • 2030세대의 55% 이상이 채식에 '관심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채식, 친환경, 동물복지라는 비거니즘 3대 키워드가 윤리적 소비, 지속가능한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마인드와 맞아떨어진 거죠.
  • 비거니즘은 건강, 안전, 행복이라는 근본적 욕구를 충족하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았습니다. 소비를 통해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려는 소비자들로 인해 비거니즘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비거니즘은 극소수가 추구하던 극단적 채식주의 관점에서, 이제는 맥락 변화의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MZ세대의 새로운 가치관이 들어오며 바뀐 현상이죠.

스토리북 <데이터로 읽는 비거니즘>은 대홍기획 전략솔루션 본부 CAT 부문에서 제작한 'Hybrid Veganism - 데이터로 읽는 비거니즘 맥락'을 토대로 폴인이 재구성한 것입니다.

비거니즘은 소수의 트렌드를 넘어 지속가능한 주류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고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비거니즘'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비거니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죠. 흔히 '채식주의'로 알려졌던 비거니즘은 소수의 가치관을 넘어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주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았어요.

"베를린에서 힙하려면 비건이 돼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하죠.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Veganism'에 대한 검색량은 2010년대 후반 급격히 증가했는데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는 2019년을 비건의 해(The Year of Vegan)로 발표하기도 했죠.

2010년대 후반 'Veganism'에 대한 검색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대홍기획

오랜 시간 채식주의와 동물권에 대해 논의해온 해외 시장에서는 일찍이 높은 품질의 채식 제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어요. 비거니즘의 철학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도 비교적 잘 형성됐고요.

2010년대 들어 사회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MZ세대가 급부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비거니즘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기 시작했죠. 비욘드미트, 저스트에그와 같은 식물성 기반 대체식품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건 옵션을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되려면

모든 트렌드가 라이프스타일이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비거니즘'이 일상 속에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지금은 익숙한 삶의 방식이 된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예로 들어볼게요.

미니멀리즘은 1960년대 팝아트의 현대적 사실주의에 반기를 들고, 절제된 미학과 본질을 추구하는 예술사조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음악, 패션, 건축, 문학 등 여러 영역에서 적용되다 라이프스타일의 하나가 됐죠.

미니멀리즘이 여러 분야로 퍼져나갈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단어의 의미가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의미의 포용성'에 있습니다.

간결하고 단순하게 본질만 남기는 'Less is More(적은 것이 더 풍부하다)'라는 원칙은 단순히 예술에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간결성, 단순성, 질서와 같은 의미를 품으려는 다양한 영역에서 '미니멀리즘'을 차용했죠. 검소함, 비움, 무소유와 같은 개념과 연결돼 온전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까지도 아우르게 됐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욕구 연결성'입니다. 미니멀리즘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단순하게 살고 싶은 소비자들의 근본적 욕구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 자기계발을 주입하는 경쟁 사회 속에서 수많은 정보와 제품의 소유에 피로를 느낀 소비자들에게 '본질에 집중하는 간소한 삶'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거죠.

어떤 트렌드가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할 때는 이렇게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욕구 연결성'을 가져야 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의미의 포용성' 그리고 '욕구 연결성'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서 바라보면 한국 사회에서 비거니즘이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어요.

비거니즘 가치별 관심자 분포도. Ⓒ대홍기획

국내 비거니즘은 어디까지 왔나

과거 한국 사회에서 비거니즘은 곧 '채식주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동물로부터 비롯한 모든 것을 멀리하는 식습관이라는 의미에 한정됐어요.

일부에서는 다소 극단적인 경향을 띠기도 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와 동시에 금욕적인 고행의 이미지가 더해져 대중이 친숙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죠.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아직까지 비거니즘이 다양한 의미를 포용하기에 척박한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비거니즘이 조금씩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인지를 확보한 상황은 아닙니다. 대홍기획 조사 결과 비거니즘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30%를 차지했어요.

하지만 희망적인 면도 있습니다. 비거니즘의 의미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채식주의' '동물복지' '친환경' 순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 '채식' 이상의 의미를 공유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처럼 큰 축을 이루는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비거니즘이 가진 잠재력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비거니즘 3대 키워드: 채식, 친환경, 동물복지

2030세대에서 적극적 채식을 실천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대홍기획

① 채식

비거니즘의 중심축을 이루는 '채식'은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는 행위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점차 채식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5세~49세 남녀 응답자의 40%가 플렉시테리언*을, 약 30%가 폴로-페스코**이상의 채식을 실천하고 있죠.

*채식을 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는 유연한 채식. 

**가금류와 어류까지만 먹는 채식.
특히 연령별로 보면 적극적 채식을 하고 있는 응답자 대부분은 20대와 30대로 나타났어요. 앞으로 채식을 실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도 10명 중 약 6명이라, 채식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어요.

② 친환경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관심이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비거니즘이 지닌 가치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실제로 생활 속에서 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을 소비할 때 친환경 제품을 선택해 환경 보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어요.

MZ세대는 '윤리적 소비'와 '지속가능한 소비'를 지향합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를 체감한 소비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③ 동물복지

'동물복지'는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데서 시작한 비거니즘 철학의 뿌리이자 지향점을 나타내는 가치입니다. 많은 이가 채식을 실천하지는 않더라도, 건강하고 쾌적한 사육 환경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요.

2010년대 초반 무렵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었죠. 또 2017년 일명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A4 용지(0.06㎡)보다 좁은 0.03~0.04㎡의 닭 사육 공간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동물복지에 대중적 공감이 이뤄졌습니다.

조사 응답자 중 10명 중 7명 이상이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고, 특히 반려동물 경험이 있는 경우 더욱 높은 관심도를 보였어요. 또 소비자 10명 중 5명은 식품, 화장품, 패션 영역을 소비할 때 특히 동물복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동물복지 관련 제품 구매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비거니즘은 '잃는' 게 아닌 '얻는' 것


이제 채식, 친환경, 동물복지라는 키워드가 소비자의 어떤 욕구와 연결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비거니즘이 가진 3가지 가치는 각각의 욕구와 연결된다. Ⓒ대홍기획

'채식'에는 건강에 대한 욕구, '친환경'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 '동물복지'에는 이타성을 추구함으로써 얻는 행복함과 만족감에 대한 욕구가 담겨 있는데요. 이 3가지가 서로 얽혀 '비거니즘'이라는 큰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어요.

'건강'에 대한 욕구는 어느 시대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적 가치입니다.

일과 삶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찾으려는 '워라밸'이나 코로나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셀프 메디케이션', 그밖에 홈트, 다이어트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에서도 엿볼 수 있죠.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개인 건강과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고, 향후 더욱 엄격한 채식을 실천하려는 이유 역시 건강 관리를 가장 먼저 꼽았어요.

친환경 제품에 대한 구입 의향은 안전에 대한 욕구와 관련 있다. Ⓒ대홍기획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개개인의 열망은 '안전'한 환경에 대한 욕구로도 이어집니다. 소비자들은 일상에서 미세먼지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협 속에서 위기를 체감하고 있어요.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으며, 더이상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거죠.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한 응답자 수는 전체의 73%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스스로를 변화의 주체로 자각하고, 직접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어요.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전체의 94%를 차지했고, 의식주 전반에 걸쳐 제품 구입 시 친환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했죠.

반면 '행복'에 대한 욕구는 더 이타적인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을 즐기는 MZ세대는 자신의 소비가 사회와 환경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합니다. 이타적 소비를 함으로써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죠.

2019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응답자 71%는 '나의 소비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면 행복하다'고 응답했어요. 대홍기획 조사에서도 약 60%의 소비자가 제품 구입을 통해 생명 존중과 지속 가능한 공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고요.

이타심을 발휘하는 대상에는 '동물'도 포함돼요. '동물복지'라는 가치와 '행복함'에 대한 욕구는 같은 맥락에서 연결됩니다.

축산업의 이면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 The Sustainability Secret)’. Ⓒnetflix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 The Sustainability Secret)'의 공동 디렉터인 킵 앤더슨(Kip Andersen)은 이렇게 말했어요.

과거의 비거니즘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을 수 있지만, 지금의 비거니즘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재해석된다.

이제 소수의 극단적인 가치관이 아닌, 나와 주변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서 비거니즘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거니즘은 '사람과 동물, 환경을 포괄한 총체적인 삶의 안위를 추구하는 가치관'으로 새롭게 정의할 수 있죠.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트렌디하고 유연하며, 즐거운 이미지가 더해진다면 '비거니즘'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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