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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글로벌 B2B 도전자로 '협업 툴' 택한 이유

이 스토리는 <네이버웍스의 WORK STORY>1화입니다

3줄 요약

  • 네이버웍스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서비스하는 업무용 협업 도구입니다. 네이버가 처음으로 B2B+글로벌(일본)을 동시에 겨냥, 일본 시장에서 5년 가까이 1위를 차지하고 있죠.
  • 하지만 국내 최대 IT 기업이라 해도, 해외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처음 내놓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론칭 연기도 있었고, 첫 매출 20만원에 감사하는 순간도 있었죠.
  • 그런데도 성공을 거둔 비결에 대해 네이버웍스를 만드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곳은 "내가 하면 1등이다"가 아닌 "1등이 될 때까지 한다"는 사람들이 모여있다고요.

"저희 내부 이야기도 다룰 가치가 있을까요?"

네이버클라우드에 콘텐츠 협업을 제안했다가 이런 '반문'을 들었습니다. 예상 못한 '겸손한' 질문에 외려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이랬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의 B2B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IT 전문기업인데요. 이들 서비스 중엔 업무용 협업 도구 '네이버웍스(NAVER WORKS)'가 있습니다. 이걸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은데, 그게 매력적일지 모른다는 것이었어요.

네이버웍스는 글로벌 고객사 수 35만, 라인웍스라는 이름으로 5년 넘게(2021년 추정치 기준) 일본 시장 1위를 기록한 B2B 서비스입니다. 그렇지만 B2C로 주목받는 '힙한 서비스'는 아니죠.

이런 고민을 듣다 보니 거꾸로 이런 질문이 떠올랐어요. '대형 IT 회사에서 기업이 고객인 B2B 서비스를 다루는 사람은 어떻게 전략을 짤까?', '통통 튀는 기능 대신 회사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기능을 제일 잘 만드는 사람의 업무 인사이트는 뭘까?' 같은 것들이요.

그런 호기심을 토대로 네이버웍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일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디자이너, 기획자, 인사 담당자를 만나기에 앞서 사업 전략을 짜는 김주희 리더가 이야기를 먼저 풀었습니다.

인터뷰·정리 : 이건희 에디터

웍스모바일 판교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는 김주희 리더. ⓒ송승훈

저는 네이버웍스를 운영하는 웍스모바일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래닝(Global Business Planning)을 담당하는 김주희 리더*입니다.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획·전략 업무를 맡고 있죠.

*네이버는 리더 직급 외에는 별도의 외부 직책을 두지 않는다. 리더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호칭은 '이름+님'으로 부른다.

구체적으로는 사업의 방향을 세워 성과·수익 목표를 가시화하고, 그때그때 발생하는 어젠다를 실행하는 일을 합니다. 루틴으로 소개한다면, 통상적인 기업의 전략·기획팀과 비슷해요.

먼저 연간 캘린더를 만들고, 월간·반기별 성과 보고를 정리할 시점에 맞춰 달성할 목표와 계획을 세웁니다. 성과는 주간 단위로 쪼개서 리뷰하며 상황을 점검하죠. 그러는 사이 방향을 바꾸거나, 새 결과물을 내보자는 결정을 하면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결국 저는 주간 단위로 성과를 살피면서 한 해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검하고, 행동을 바꾸는 일을 합니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네이버의 첫 B2B 글로벌 서비스인 네이버웍스의 뒷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네이버의 최초 B2B 서비스, 왜 일본이었을까

네이버웍스를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우선 저는 과거에 네이버를 다녔다가 잠시 다른 직장을 거쳐 2014년 11월 네이버웍스를 만드는 조직으로 재합류했습니다*.

*김주희 리더의 커리어 이야기는 <네이버웍스의 WORK STORY> 2회에서 자세히 다룬다.

돌아왔을 당시 네이버는 글로벌 B2B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실 네이버는 B2C로 시작한 곳이었어요. B2B는 새로운 도전이었죠. 결정하기까지도 고민이 적잖았어요. 또 결정한 다음에는 제대로 된 성공을 해야 했죠.

그래서 가장 기준이 높은 시장을 택합니다. '일본'이었어요. 일본은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도 대거 도전하는 시장 규모 자체가 큰 곳이었습니다. 한국 시장보다 10배 정도 큰 곳이었죠. 세일즈포스와 같은 기업도 본진인 북미 다음의 첫 진출지로 일본을 택할 정도였죠.

B2B 서비스 입장에서 일본은 품질 기준이 처음부터 높은 곳이었어요. 처음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면 '아웃(OUT)' 되는 곳이었습니다. "한 달 안에 고치겠습니다"라는 말이 먹히지 않는 곳이었죠. B2C 중심 서비스가 일단 린(lean)하게 기능을 내놓은 다음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살찌우는 것과는 호흡이 달랐죠.

그런 일본을 뚫어보자는 마음으로 신사유람단이 돼 시장을 조사하러 갔습니다. 처음에는 이미 갖고 있던 메일과 드라이브를 통합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들어보려 했어요. 하지만 생각만큼 쉬워 보이진 않더군요. 메일로 접근하자니, 마이크로소프트(Office 365)와 구글이 일본 시장에 이미 자리 잡아서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가지 틈이 있었습니다. 시장 조사를 할 때부터 서비스 유통사·고객사·컨설팅사를 모두 만나며 의견을 들었는데요. 그들이 많이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이거였어요.

"네이버와 라인(LINE)이 형제인가요? 그럼 라인을 B2B 메신저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2011년 일본에서 첫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현지에서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됐다. 사진은 '라인 헬스케어'를 소개하는 장면. ⓒ라인 홈페이지 캡처

당시 일본에는 B2C 메신저는 많았지만, 회사용 메신저는 없었어요. 하지만 회사용 메신저를 원하는 니즈는 있었어요. 이런 메신저가 나오면 구매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구매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마침 네이버에는 라인이라는 브랜드가 있었고요.

메신저 '라인'과 네이버의 '업무 도구'를 결합하면 되겠다는 기회가 보였습니다. 그렇게 메신저를 품은 업무용 협업 도구 '라인웍스'가 탄생했어요.

론칭 연기, 첫 매출 20만원…초기 네이버웍스가 깨달은 것

아이디어는 확실했기에 이걸 잘 결합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사용자의 깐깐한 입맛을 맞추면서, 돈을 벌 구조까지 동시에 갖추는 게 쉽지 않았어요. 현지 법률 상황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죠.

서비스 론칭 계획을 바꾸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법인을 세운 건 2015년이었는데요. 같은 해 서비스 론칭을 목표했습니다. 하지만 예정대로 열지 못하고 같은 해 9월 베타 버전부터 내놨어요. '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는 서비스인지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했거든요. 베타 버전을 통해 먼저 저희가 구성한 패키지가 괜찮은지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기능적인 측면도 현지 특성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일본에는 나이가 많은 근로자도 많기에, 이걸 보완할 쉬운 사용성이 핵심이 되게끔 기능을 기획했어요. 브랜드 메시지도 사무실 밖 모바일로도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현장성'을 강조했죠.

그렇다 보니 브랜드 소개 사이트의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어요. 메신저 대화 화면 캡처에선 한국 지명이나 이름은 물론,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리면 갑자기 한국어가 튀어 나오거나 하는 눈에 안 보이는 것까지 검토에 검토를 더했어요. 브랜드 사이트의 구성과 일러스트 스타일까지 현지 정서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거쳤죠. 이런 과정을 거쳐 2016년 1월에 정식 버전 론칭을 했습니다.

2016년 1월 일본에서 서비스 론칭할 당시의 라인웍스 홈페이지. ⓒ웍스모바일

그렇게 해서 첫 고객에게 받은 돈이 1만9672엔(약 20만원)이었습니다. B2C에서 출발한 저희가 B2B로 고객에게 받은 첫 매출액이었죠. 초심을 기억하고자 이때 받은 돈은 액자에 담아서 사무실에 아직도 두고 있습니다.

웍스모바일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얻은 매출 1만9672엔이 보관된 모습. ⓒ김주희 리더

이렇게 B2B 글로벌 서비스를 론칭하고 키우며 깨달은 것이 3가지 있습니다.

1. B2B 서비스는 기존 B2C 서비스보다 더 좋게, 정교하게 서비스를 만들어라.

2. 백오피스(Back Office, 거래 체결 이후의 과금·정산을 처리하고, 핵심 고객인 파트너의 업무를 도구로 지원하는 것)의 완결성을 갖춰라.

3. 현지 시장에 맞는 메시지를 서비스에 심어라.

다행히 첫 매출을 낸 서비스는 점점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소개된 대로 5년째(추정치) 일본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으니까요. 이같은 일본에서의 성공 배경으로 저희는 시장 포지션을 잘 잡았다는 분석을 합니다. 단순한 협업 도구만 생각한 게 아니라 모바일 메시지 부분에서 기회를 보고 이를 합친 전략이 성공한 거죠. 

여기에 협업 도구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2026년까지 연평균 12.7% 큰다는 전망이 함께하죠. 시장은 계속 커질 거라고 봅니다.

일본서 5년간 1등 한 다음, 한국 공략한 이유

이후 라인웍스는 일본 협업툴 시장에서 2017년부터 2021년(추정치)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많은 분이 물어보세요. 성공적인 글로벌 B2B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 브랜드명까지 '네이버웍스'로 바꿔가며 도전하고 있느냐고요.

한국에서도 이미 서비스는 존재했지만, 일본처럼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자는 결정을 하기까지 3~4년간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왜냐면 일본은 진출할 때 메시징을 포함한 업무 협업 툴에 대한 니즈가 확실하다고 분석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시장 상황과 네이버웍스의 역량을 해마다 점검하며 진출 가능성을 검토했죠.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고, 시장이 협업 툴을 주목하는 걸 봤습니다. 기회를 엿보던 경쟁사들이 서비스를 내놓는 상황도 있었고요. 이런 게 복합적으로 적용되면서 박차를 가하자는 결정을 내렸어요.

또 하나의 배경으로는 B2B가 있습니다. 네이버웍스가 일본 시장에서 뛰는 사이, 네이버라는 큰 그룹의 B2B 포트폴리오가 많이 늘어났어요. 대표적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있어요. 공공, 금융, 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산업군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죠. 또 AI를 다루는 클로바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별 기능이 성장하면서 충돌 아닌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네이버의 전체 역량이 모여서 고객과 만나는 게 아니라, 개별회사·상품으로 쪼개져 만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그렇다 보니 그룹사 차원에서 B2B를 얼라인(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결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를 앞장세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다수의 IT 서비스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이들이 기업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이죠. 네이버 서비스를 20여년 넘게 운영한 IT 기술력과 보안 노하우, AI 기술, 협업 도구까지 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요.

네이버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주요 솔루션. ⓒ네이버클라우드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웍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네이버클라우드와 힘을 짜서 접근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봅니다. 당연히 그 결정에 공감했고, 브랜드명을 바꾸는 일에도 동참했습니다.

일본에서 단련한 덕분인지,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다듬은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5000여명 규모의 한 국내 대기업은 네이버웍스와 구글, MS 제품을 모두 같은 선상에 두고 도입을 검토했는데, 원하는 옵션을 가진 게 네이버웍스뿐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왔어요.

국내 현실에 맞는 조직 관리와 파일 다운로드 여부나 MDM* 연동 등 다양한 보안 설정은 물론이었고요. 모바일 사용성(전달·회수·통번역), 해외 직원 및 파트너사와의 협업 환경까지 세세히 확인했는데 이걸 다 충족하는 곳이 없었다는 거죠.

*MDM : 모바일 단말기 원격 통제 시스템(Mobile Device Management). 원격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단말기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앱이다. 해당 앱을 설치하면 특정 범위 내에서 카메라, 녹음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없게 설정된다.

또 메시지를 나누다가도 미팅을 잡아 회의로 이어가고, 스케줄이나 자료를 편리하게 공유하는 것 등 연결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나의 뛰어난 기능보다 사용자도 모르게 각 기능이 긴밀히 연결된 점이 매력으로 평가받은 거죠. 이런 연결성이 모바일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돼 어느 현장에 가더라도 협업을 할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이었고요.

결국 B2B 서비스에선 기업이 서비스를 도입할 때 고려하는 것들을 얼마나 제대로 수용·조율해 제품화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시간과 투자였죠.

특히 네이버는 AI(클로바), 슈퍼컴퓨터 도입 등 이전보다 더 강력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글로벌로 보면 MS와 구글도 강력하겠지만, 예를 들면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자동번역은 네이버의 파파고가 다른 어느 곳보다 낫다라는 데이터를 갖고 있죠.

이렇게 저희만이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토대로 저희는 '네이버 B2B'의 특성을 잘 살려보려 합니다. 네이버가 미리 얻은 신뢰를 활용하는 거죠. 사실 회사 입장에선 남의 손에 회사 IT를 전부 맡기는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은 결정을 내리기 상대적으로 쉽지만, 중견 회사만 돼도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익숙한 브랜드인 네이버가 만든 협업 도구 네이버웍스를 활용하는 건 허들이 낮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부서 1곳에서만 실험적으로 시작해볼 수 있고, 그룹사의 영업지점만 묶어서 협업툴 활용도 가능하죠. 단순히 매출액을 높이기보다 이런 레퍼런스를 쌓으면서 그룹사 성과의 앞단에 서는 역할을 해보려 합니다.

이 꾸준한 걸음의 중심에는 '네이버웍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겪은 네이버 사람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1등이 될 때까지 한다"에요. "내가 하면 1등이다"가 아닌 "1등이 될 때까지 한다"는 마인드셋이 있죠.

그런 측면에서 일을 배운 저를 비롯해 각 영역을 꽉 쥐고 있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앞으로 폴인에서 시리즈로 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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