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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없이 창업, 6년간 800만 권 판매한 모트모트

에디터

이 스토리는 <폴인이 만난 사람>28화입니다


폴인이 만난 모트모트 김권봉 대표 _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을 함께 걷고 싶은 사람

'모트모트'라는 문구 브랜드를 아시나요? 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모트모트는 외부 투자 없이 제품과 콘텐츠 힘으로 6년째 성장 중인 브랜드입니다. 연평균 100만 권 이상의 플래너와 노트 등의 제품을 팔지만, '콘텐츠'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터디 그룹인 '로켓단'을 운영하고, 유튜브로 '모트독서실' 등의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도 제작중인데요. 현재 유튜브 13만, 인스타그램 28만의 팔로워를 갖고 있습니다. 문구 브랜드에서 제품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도 이렇게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권봉 대표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 정리 김지오 에디터

문구 브랜드 모트모트가 탄생하기까지

Q. 학생 때부터 창업에 도전했다고 들었습니다.

전공이 시각디자인인데요. 학생 때부터 제품이나 서비스, 제 브랜드를 직접 만들고 싶었어요. 해외에 에어비앤비나 프라이탁 같은 브랜드를 보면서 '디자이너도 회사를 창업할 수 있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당시에는 이런 케이스가 별로 없다 보니 주변에서도 생소하게 느꼈고,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은 거니?"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모트모트 이전에 가구 브랜드를 창업한 적이 있어요. 졸업할 때쯤 마지막 학기에 목공예 수업을 들은 게 계기였죠. 전공이 아니어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고,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 볼 수 있었어요. 그때 만든 가구가 주변에서 반응이 좋았어요. 그 경험이 즐거워서 '이걸로 밥 먹고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가구 브랜드를 만들었고, 해외 3대 공모전에 도전했어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자고 생각했어요.

Q. 결과가 어땠나요?

처음 출품한 파리 메종 오브제에서는 하나도 팔리지 않았어요. 디자이너로서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급급했던 거죠. '나라면 이거 살까?' 혹은 '우리 집에 놓는다면 어디에 둘 수 있을까?' 등 고객 입장에서 제품의 사용성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결과적으로 3대 공모전에 출품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죠. 이전에는 작업을 하더라도 교수님이나 주위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았다면, 처음으로 고객을 직접 만난 거예요.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다른 경쟁 상품도 볼 수 있었고, 시장에서 고객 반응이 어떤지 경험할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런던에 출품했을 때는 제품이 완판됐어요. 1년 반 동안 많이 성장한 거죠.

Q.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

학생 때는 디자인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어요. 팔리고 쓰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거잖아요. 디자인도 시장을 구성하는 사이클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됐죠. 시장을 구성하는 데는 기획자, 디자이너, 제작자, 마케터, 유통업자, 고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어요.

인터뷰 중인 모트모트 김권봉 대표 ⓒ오창동

Q. 런던에서 결과가 좋았는데도, 가구 브랜드가 아닌 노트 브랜드를 창업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는 해외에 나가보니 재밌는 디자인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하나를 더 만드는 게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당시 국내 상황이 해외와 달랐어요. 해외에서 연필꽂이가 5만원이면 굉장히 저렴한 디자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그걸 왜 써?" 라는 반응을 들었죠.

그때 가구 브랜드는 접고, 시각디자인이라는 전공을 살리면서 시장이 있는 곳을 고민했어요. 인쇄를 베이스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학용품이 가장 유용할 것 같았고, 플래너에 꽂혔죠. 그런데 그냥 노트를 만드는 일로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기엔 부족했어요. 조금 더 가치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누군가의 효율을 높여주는 도구를 만드는 게 처음 목표였어요.

Q. 수많은 노트 브랜드가 있는데요. 어떤 점을 차별점으로 삼았나요?

품질이 좋으면서도 팔리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기준을 세웠어요. 좋은 제품이어도 팔리지 않으면 쓰레기에 불과하고, 팔리는 제품이지만 질 낮은 건 용인할 수 없었죠. '좋다'는 의미는 다양하지만, 사용자에게 유용한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유용한 레이아웃에 대한 디자인 연구, 어떤 펜을 사용하더라도 비치지 않는 내지를 만들기 위해서도 고민했죠. 필기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펼칠 수 있는 제본방식도 고민했고, 디자인적으로도 예쁜 제품이어야 했죠. 또 너무 비싼 제작방식을 택하면 가격이 올라가니까 그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했어요.

"고객은 무슨 생각을 할까?" 상품과 기획 서비스의 출발

Q. 문구 브랜드지만, '콘텐츠' 맛집으로도 유명한데요.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품을 자신 있게 만들었는데, 우리가 만든 플래너를 끝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게 자존심이 상했어요. 다이어리를 끝까지 못 쓰는 게 불문율이잖아요. 제품이 좋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못 쓴다면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드는 것 같았죠. 디자인과 브랜드를 공부했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기까지의 모든 여정이 브랜드의 서비스라고 생각했어요. 

ⓒ 모트모트
그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제품을 끝까지 쓰게 만들까'. 그게 로켓단의 시작이었어요. 한 달 동안 스터디 멤버와 서로 격려하며 자신만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을 '인증'하는 거죠. 

밖에서 보기에 마케팅을 잘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내부에는 마케팅 팀이 없어요. 오히려 서비스 기획팀이 있죠.

Q. Z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Z세대가 타깃이었나요?

처음에는 임용고시나 공시생 등 성인 수험생을 고객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따로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이 주 소비층이었어요. 아무래도 학교를 가니까, 자연스럽게 바이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고객인 중·고생, 대학생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게 됐죠. 학생이 주된 소비자예요. 그런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타깃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걸 느끼죠.

Q. 그렇게 학생을 타깃으로 한 스터디그룹인 '로켓단'이나 '모트독서실' 등의 콘텐츠가 탄생했군요.

목표는 누구나 있지만, 아무나 도달할 순 없죠. 성취를 하려면 결국은 지루한 과정을 견디는 시간이 필요하고요. 그 과정을 전부 함께하고 싶었어요. 필요한 게 있으면 제품이든 서비스든 만든다는 생각으로, 기획하고 있어요.

현재 20여명의 팀원이 있는데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팀원이 8명이에요. 파트 중에 가장 많죠. 로켓단이나 모트 독서실 등 마케팅으로 생각하면 할 수가 없어요. 서비스 운영의 노고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광고를 태우는 게 효율적이죠. 저희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어떤 것도 마케팅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Q. 유튜브도 최근 실버 버튼을 받았는데요.

메인 콘텐츠는 모트 독서실이예요.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시작했는데, 인스타그램을 보니 10시쯤에 인사이트가 올라가더라고요. 생각해보니 학원에 있다가 집에 가는 시점이더라고요. 집에 가면 의지가 약해지잖아요. 그 부분을 공략해서 좀 더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략 집에 도착할 시간 대에 두 시간 동안 운영되는 모트 독서실을 만들었죠. 당시에 툴도, 방법도 몰랐는데 그냥 야근하면서 일일이 찾아서 만들었어요.

6년째 성장중인 모트모트

Q. 최근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100만 원으로 창업을 시작했어요. 제품을 만들어 팔면 200만 원이 됐고, 그게 다시 400만 원이 되는 식으로 시드를 굴렸어요. 판매량으로 치면 연간 100만 권 이상은 판 것 같아요. 저희는 투자를 받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해왔어요. 최근에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생각해요. 어디선가 몇십억 몇백억 투자를 받고 사라지는 회사를 많이 봤어요. 잠깐 반짝거리고 사라지는 브랜드를 많이 봐요. 하지만 잠깐 반짝거리는 것보다 진짜로 영향력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유효타를 만들고 싶고, 그래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계속 고민하죠. 정답을 모르니까 다방면으로 시도하는 거고요.

Q.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결국은 '고객에 대한 탐구'가 가장 중요하죠. 제작자의 페르소나가 고객과 일치하면 원 없이 하고 싶은 대로 기획해도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일이 흔치 않잖아요. 육아용품을 만드는데, 아이가 없는 직원이 만들기도 하고요. 브랜드는 혼자 만드는 개인 소장용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방법이 있다면 일주일 정도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관찰하고 싶어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려 하는 것도, 고객이 거대 트렌드 속에 살면서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요즘 '힙'한 것에 관심 갖는 것도 사람들은 여기서 뭘 하는지를 들여다보고 싶은 거죠.

Q. 레퍼런스는 어디서 찾나요?

동종업계보다는 다른 브랜드를 보려고 해요. 트렌디한 브랜드를 눈여겨봐요. 지금은 가방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가방만 알아서는 안 되는 시대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영감을 많이 받는 브랜드는 나이키와 애플이예요. 브랜드가 커지면,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가 있어요.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를 누구나 알게 되면서 가치가 깎여나가는 거죠. 그런데 두 브랜드는 많은 사람이 쓰는데도 브랜드 파워가 사라지지 않고 가치를 유지해요. 그 점이 인상적이에요.

Q. 준비 중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그동안 아날로그 제품과 커뮤니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 제품과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요. 지난 1월에는 스터디그룹과 플랜을 관리할 수 있는 '올클'이라는 앱을 출시했고 또 디지털 환경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어요. 다음 달에는 몰입할 수 있는 독서실 같은 공간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Q. 모트모트는 최종적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목표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트너가 되고 싶어요. '내가 하는 일이 왜 가치 있을까?'를 끊임없이 묻는 게 요즘 세대죠. 저 역시 그렇고, 돈만 많이 준다고 일을 하지는 않잖아요. 6시에 퇴근하고 넷플릭스를 보면 더 행복한 삶일까요? 저는 본인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면 좀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해도요.

어떤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길이 동굴 속을 걷는 일 같아요. 제 개인적 경험도 담겨 있는데요. 깜깜한 동굴에서 랜턴을 켜서 가더라도, 사실 출구 가까이 다가가야 앞이 더 잘 보이거든요. 그냥 한 발자국 앞으로 가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인데, 그게 어렵죠.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무척 지루하고 깜깜한데, 모트모트가 옆에서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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