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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동훈 부사장이 말하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란

에디터

이 스토리는 <폴인이 만난 사람>30화입니다

3줄 요약

  •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의 저자 이동훈 SK바이오투자센터장을 만나, 일과 투자 모두 잘 해내는 법을 물었습니다.
  • 그는 개미투자자를 넘어 ‘단단한 수익’을 만들기 위해선 단초가 될 정보를 구분하고, 과감히 결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또 투자보다 본업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직’을 그만두더라도 ‘업’으로 연결돼 지속가능한 경제적 자유의 근간이 된다고요.

근로소득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없는 시대, 우리는 본업과 투자 두 가지 모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데요.

이동훈 SK바이오투자센터장은 본업과 투자가 별개의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재정 독립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직'이 아닌 '업'을 추구할 수 있는 선제 조건이기 때문이죠. 그는 은퇴 후를 걱정하면서도 구체적 방법에 대한 로드맵은 없는 후배들을 위해 투자 강의를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4월 28일 폴인세미나 <경제적 자유를 위한 근육 키우는 법>에 출연하는 이 센터장을 사전에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를 읽고 궁금한 점은 폴인세미나 라이브에서 질문해보세요.

“지나가는 정보와 남는 정보 구별할 줄 알아야”

Q. 첫 책인데 반응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재테크, 투자서와는 결이 다른 느낌입니다.

30대를 위해 책을 냈어요. 작년 2월부터 클럽하우스에서 모임을 진행해 왔는데요. 약 1000명 넘는 사람들이 상시 멤버로 참여해요. 처음엔 커리어, 자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려고 했죠.

그런데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MZ세대가 경제적 자유, 재정 독립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21년 여름에 관련 주제로 강의를 열었고, 호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당시 리스너로 참여했던 출판사 관계자분께서 제안주셔서 입문서용으로 집필하게 됐죠. 저는 사실 인문학을 더 좋아해요. (웃음)

Q. 투자자도 세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센터장님처럼 책을 내는 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미 투자자에서 중견 투자자로 진입하려면 어떤 공부와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길게 보고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일희일비의 핵심은 매도, 매수 버튼에 대한 유혹이죠. 10%, 20% 수익의 짜릿함을 맛보다 보면 마약처럼 중독이 돼요. 잠깐의 희열 때문에 자꾸 버튼을 들여다보게 되죠. 이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핵심이에요. 꾸준히 공부하며 자기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생각 근육을 길러야 해요.

어느 정도의 실패 경험도 필요하다고 봐요. 성공의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초심자의 성공은 더 그렇고요.

Q. 재정독립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을까요?

정보나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잘 참는 분들이 좋은 수익을 내요. 물론 기복이 잦거나 변덕스럽지 않은 성향도 중요해요.

하지만 어떤 정보를 보고 '지나가는 거다', '남는 거다'를 구분할 줄 아는 거죠. 대부분 본인이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정보에 몰입하고, 그것 때문에 흔들려요.

지나가는 정보 같지만 중요한 단초를 잘 포착하고 쌓아가야 해요. 학습과 훈련이 필요한 이유죠.

의사결정을 과감히 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해요.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소위 ‘야생마’ 같은 기질이 점점 무뎌지잖아요. 그 부분을 극복하는 거죠. 과감히 결정해야 할 때는 과감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타고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타이밍을 파악하는 것, 그때 과감히 결정하는 건 아무리 타고난 사람이라고 해도 연습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장을 매일 들여다보지 않는 거예요. 시장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가 던지고, 또 관찰하며 쉬다가 던지는 식이죠. 저는 주식을 업무시간에 안 해요. 1년에 한 두번 사고 팔아요. 제가 20년 넘게 개인 투자를 해보니 이렇게 하는 게 더 수익이 많이 나요. 매일 트레이딩하는 친구들은 길게 보면 돈을 벌지 못하더라고요. 정신적으로도 황폐해지고요. 투자가 직업이 되면, 하는 일이 사라지니까요.

Q. 요즘은 30대 초반에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린 사례도 들리는데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본업에 충실한 게 맞는지 가치관에 혼란이 옵니다.

간혹 신데렐라 스토리가 들리는데, 허구라고 봅니다. 젊을 때 크게 번 돈은 날리기가 쉬워요. 저도 20년 전에 스톡옵션 대박을 터뜨린 적이 있지만, 그 돈은 쉽게 사라지더라고요.

Q. 폴인 멤버들은 일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분들인데요. 이처럼 본업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은 경제적 자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본업은 계속 열심히 해야 해요. 저는 제가 큰 관심을 받게 된 이유가 제 본업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본업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이야기하니까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거죠. 경제적 자유, 재정 독립이 직장을 그만두고 투자에 올인하라는 게 아니잖아요.

투자에 사회생활 경험이 더해질 때 진짜 수익이 난다고 봐요.

보통 4~50대에 투자 수익을 많이 보는 이유죠. 지속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시간이 흘러 지혜가 생기면, 사회생활 경험과 합쳐져서 시너지가 나는 거예요. 주변에 단단한 수익을 낸 사람들은 거의 그래요. 투자보다 본업에 시간과 에너지를 훨씬 많이 들이죠.

Q. 책에서 경제적 자유가 전제되어야 '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경제적 자유를 향한 과정 속에서 수동적 '직'을 수행하며 능동적 '업'을 찾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투자 공부가 중요하듯, 자기 업을 만드는 공부도 중요해요. 지금 하는 일에서 가지를 쳐서 ‘업’을 만들어가는 거죠. 저는 '지적 재산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비즈니스 모델일 수도 있고, 스킬일 수도 있고, 독특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이끌어내는 데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해요.

지난 주말에 지인을 한 분 만났어요. 목재 영업을 하고 계신 분이에요. 100억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는데도, 계속 직접 집을 짓고 관련된 공부도 하세요. 왜 그러시는지 물어보니, 그 일을 계속 해야 사업을 잘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재고를 얼마만큼 보유해야 하고, 언제 팔아야 하고, 관련 산업군에는 언제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알 수 있다는 거죠.

자신이 하는 일에 좀 더 깊이 관심을 기울이고 공부해야 해요. 그래야 '직'을 그만두더라도 '업'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경제적 자유보다 더 중요하죠.

Q. 그 일이 기본 캐시카우가 될 수도 있고요.

맞아요. 경제적 자유를 얻겠다는 확신이 오는 순간이 있어요. 실제 돈이 내 손에 쥐어진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되겠다, 앞으로 10년, 20년 투자하면 수익 나겠다' 싶은 순간이요. 그게 경제적 자유 1단계에요. 그때부터 '직'의 압박에서 벗어나 '업'을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조직 생활도 훨씬 잘하게 되죠.

Q. 부동산이나 주식 등 금융, 투자 쪽에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어떤 루틴이 필요할까요? 센터장님이 자주 추천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투자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조화가 중요해요. 30, 40대는 자꾸 위험자산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안전자산을 함께 가지고 가야 해요. 부동산을 꼭 봐야 하죠.

부동산은 생활 속에서 루틴을 만드는 게 좋아요. 어딜 가든 근처 건물, 동네를 구경하고 관심을 갖는 거예요. 점심 먹고 산책하면서 건물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식으로요. 저 같은 경우는 지방에 갈 일이 있으면 무조건 부동산에 들어가요. 동네 개발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죠.

공간감과 상상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해요. 공간감이 좋아야 더 넓게, 더 많이 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부동산의 목적이 개발이었지만, 이제는 사용이거든요. 허허벌판에 건물이 들어서고 도시가 생기는 게 이전의 부동산 투자였다면, 이제는 기존의 공간을 어떻게 재창조하느냐가 돈이 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은평구 증산동이나 성북구 보문동 같은 곳이 전에 비해 땅값이 많이 올랐어요. 카페도 많이 생기고 있죠. 그런 동네를 보면서 상상해 보는 거예요. 이곳이 카페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곳 한옥들이 재개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요.

주식의 경우 글로벌 경제 동향 팔로업은 기본이고요. 산업 공부도 정말 중요해요. 한 가지 산업 분야를 정하고, 애널리스트가 그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쓰듯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깊이 있게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방법이거든요. 그러면 무엇을 사야 할지 무조건 보여요. 일할 때도 아마 도움이 될 거예요.

“정해진 시간의 가치를 최대한 증폭시키는 게 비결”

이 센터장이 직접 설계한 서재. 그동안 읽은 책 가운데 1500권을 선별해 넣었다. ⓒ이동훈

Q. 클하대학교 총장으로 수많은 멘티를 낳았습니다. 특히 스터디 조직을 위해 250여명에게 일일이 연락했다는 이야기는 무척 놀라웠어요. 현업과 병행하며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한 명당 5~10분 정도씩 통화를 했었어요. 그 정도면 충분히 낼 수 있는 여유죠. 다만 그 시간을 위해 다른 시간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해요. 깊이 있는 사고와 아이디어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시간을 꼭 확보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 시간을 갖기 위해서도 평소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하고요.

시간 관리를 한다는 건 시간을 촘촘하게 쓴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정해진 시간의 가치를 최대한 증폭할 수 있는 것에 시간을 쓴다는 말이기도 해요. 같은 시간이어도 3~4배의 가치를 가질 수 있잖아요.

클럽하우스도 그래서 하는 거예요. 1천명의 사람에게 2시간을 쓰면, 2천 시간의 가치를 갖게 돼요. 반면 친구 4명이 모여 2시간동안 술을 마시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한다면, 절반인 4시간의 가치밖에 되지 않을 수 있죠. 이런 방식으로 시간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해요.

Q. 직장인들에게 네트워킹에 관해서도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네트워킹도 시간 관리와 마찬가지에요. 결국은 사람에게 시간을 들이는 일이니까요.

저는 '내가 필요할 때 그의 시간을 쓰기 이전에, 그가 필요할 때 내 시간을 써주자'라는 주의예요.

내 시간이 더 소중히 쓰일 사람에게 쓰려고 하고요. 같은 시간이어도 무게가 다르거든요.

얼마 전에 91년생 친구가 저에게 연락이 왔어요. 대기업에서 오퍼가 왔는데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죠. 문자를 훑어보고 망설임없이 바로 전화를 걸었어요. 30분 정도 통화하며 커리어 관련 조언을 해줬습니다. 저는 30분을 썼지만, 그에게는 30시간의 무게감이 있었을 거예요. 그런 시간이라면 주저없이 쓰는 편이에요.

똑같은 30분을 대기업 임원인 제 친구에게 쓴다면, 그 친구에게 그 시간은 30시간보다는 훨씬 무게가 가벼울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이 만남이 더 중요해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시간을 써야 네트워크가 단단해지고 깊어진다고 믿어요.

Q. 클하대학교에서도 인문학 강의도 진행하고 계세요.

투자에 성공하는 문제든, '업'을 추구하는 문제든 결국 핵심은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각각의 사람이 가진 무늬와 결이 있잖아요. 인간이 가진 무늬와 결을 파악하는 게 시작이자 끝 아닐까요? '나는 누구인가'에서 시작해서, 내 주변 사람들과 앞으로 만날 사람들을 파악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거죠.

그런 시야를 기를 수 있는 게 인문학이더라고요. 저는 15년 가까이 꾸준히 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어요. 처음엔 역사를 탐닉했고, 철학과 문학으로 이어졌죠. 인간의 과거를 살피고, 그걸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를 해석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으로 이어진 것 같네요.

Q. 최근 30대는 경제경영, 투자 책을 많이 찾는데, 이런 현상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편식이죠. (웃음) 30대에게 경제, 경영 분야가 탄수화물 같다면, 인문학은 단백질 같은 거예요. 예술 분야는 지방 같은 거고요. 각 영양소가 균형 잡히게 섞여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듯이, 책 읽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비율은 본인 정하기 나름이지만, 적어도 어느 한쪽에만 너무 치우치는 건 좋지 않죠.

이번에 책을 출간하면서 편식을 부추기는 책은 아닌가 자책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책을 또 쓰게 된다면 경제 분야에 인문학적 시선을 녹여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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