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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기획하며 배운 것, 그레이프랩에 담았죠"

이 스토리는 <환경문제 해결하는 '힙한' 브랜드>6화입니다

3줄 요약

  • ‘종이’로 만든 제품, 그레이프랩을 운영 중인 김민양 대표. 창업 전에는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을 처음 만든 디자이너였습니다.
  •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시간이 김 대표의 이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기술’ 보다는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게 됐죠.
  • 그레이프랩은 이모티콘으로 웹툰 작가와의 상생 구조를 만든 것처럼, 제품이 팔릴수록 더 많은 사람과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창작자와 회사가 윈윈할 수 있는 곳을 꿈꿔요”



그레이프랩은 재생지를 활용해 독서대와 노트북 거치대 등의 제품을 만드는 곳입니다. 제품의 소재 선택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최소한의 자원을 활용해 만들고 있죠. 2021년 델 코리아와의 협업에 이어 올해 5월 교보문고 협업한 노트북 스탠드가 출시 예정입니다.

아날로그적인 제품을 만드는 그레이프랩 김민양 대표의 이력이 흥미롭습니다. 창업을 하기 전 방송국, 카카오 등 기술의 최첨단인 IT업계에 있었기 때문이죠.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0년 차 IT업계 디자이너에서 창업가로



그레이프랩 김민양 대표 ⓒ송승훈


Q. 그레이프랩은 어떤 곳인가요?

환경과 사회 문제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버려진 소재에 관심이 많고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과 함께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한 것을 다시 사업에 적용하는 실험실이에요.

비영리 단체로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비즈니스예요. 후원이나 기부가 중심이 되면 외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비즈니스여야 지속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2018년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Q. 그레이프랩의 대표 상품을 소개해주세요.

g스탠드(g.stand) 독서대와 g플로우(g.flow) 노트북 거치대 등이 대표 상품입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생지를 접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가볍고 휴대성이 좋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독서대와 노트북 거치대 ⓒ그레이프랩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다이어리도 디자인이 독특해요. 각기 다른 플라스틱을 조합했기 때문에 색깔과 디자인이 제각기 달라 개성이 있죠. 태양광을 이용한 LED 실내 무드등, 재생지로 만든 g플래너(g.planner)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상품이에요. 델 코리아, 하이네켄,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과 콜라보를 통해 기업 굿즈도 만들고 있어요.

무드등과 I'm Waste Based 다이어리 ⓒ그레이프랩

Q. 이력이 조금 특이합니다. IT업계에서 있다가 현재는 종이로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중인데요.

카카오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10명 남짓한 초창기 멤버만 있을 때였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디자인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도 고민했죠. 새로운 아이템을 찾다가 웹툰 작가와 함께 이모티콘을 만들었어요.

그게 굉장히 인기를 끌었고, 카카오톡 이모티콘 전/후라고 할 정도로 이용 패턴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익숙하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문자 기반의 대화였잖아요.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됐죠. 이모티콘 판매로 발생한 수익을 웹툰 작가와 나누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그때만 해도 웹툰 시장이 크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작가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안정적인 수입이 생겼고 창작 활동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그때 창작자와 회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더 열악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공부하러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된 이유죠.

‘빼기의 과정’ 속에서 탄생한 제품

Q. 영국 유학 시절이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환경에 대한 관심도 그때부터 시작됐나요?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영국사람들은 샌드위치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은 마트에서 랩에 싸인 식품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영국에서는 소비자들이 그런 포장을 선호하지 않더라고요. 하루는 샌드위치 포장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항공냉장운송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그전까지 저는 IT와 기술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과학과 기술발전의 밝은 면만 봤는데 기술의 발달이 역설적이게도 환경을 더 파괴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위해 과도할 정도로 자원과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의문을 갖게 되었죠. 앞으로 디자이너로 일할 때 최소한의 자원과 기술만을 이용하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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