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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가 아니라 밸류를 만든다 : 유니콘 우아한형제들의 조직문화

이 스토리는 <성공을 거듭하는 조직의 비밀 : 스타트업 조직문화 탐구서>3화입니다

스타트업 ‘평균’을 살펴봤다면 이번엔 ‘유니콘 스타트업’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배달의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을 선정한 이유를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누적 50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원을 돌파했으니 ‘유니콘’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죠. ‘케이스 스터디’로 조명 받을 만큼 조직문화 좋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아한형제들의 조직문화를 다룬 콘텐츠는 차고 넘칩니다. ‘개발자 조직’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입니다. 사실 우아한형제들은 ‘개발 잘하는 회사’로 유명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죠. 개발 잘하는 회사이자 개발자가 일하기 좋은 회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최고기술책임자(CTO) 김범준 부사장이 있습니다. 김범준 부사장은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우아한형제들은 기술 부채의 딜레마 목전에 있었습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인수합병(M&A) 이후 2020년 3월, 김범준 부사장은 김봉진 대표에 이어 우아한형제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선임되었습니다.)

기술 부채가 뭐냐고요? 말 그대로 ‘기술 빚’입니다. 사업을 할 때 빚 없이 하면 좋죠. 하지만 이자를 내고 빚을 써서 확장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기술도 그렇습니다. 지금 완벽하게 개발하면 좋지만, 초기엔 그보다 빠른 개발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많습니다. 그 여파는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 이자로 돌아옵니다. 미래 어느 시점에서든 개발팀의 일부는 그때 빨리하기 위해 짰던 코드를 수정하고 유지하는 데 매달려야 합니다. 미래에서 기술 빚에 대한 이자를 내는 셈인데, 이자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 혹은 기술적 확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기술 부채의 딜레마입니다.

김범준 부사장에게 기술 부채에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기존의 코드를 정리하고 수정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주어진 겁니다. 그림을 그리려는데 백지가 아니라 뭔가가 그려진 종이를 받아든 거죠. 쉽지 않았을 그 일을, 김범준 부사장은 잘해냈던 것 같습니다. 마케팅과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우아한형제들이 지금은 개발 잘하는, 그리고 개발자가 일하기 좋은 회사로 이름을 얻게 됐으니 말입니다. 어떻게 한 걸까요?

서로 가진 지식을 나눈다

Q. ‘우아한형제들’ 하면 개발보다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먼저 떠올라요.
“초창기엔 확실히 디자인과 마케팅이 강한 회사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개발 역시 시장 대비 경쟁력 있다고 자부합니다. 올 4월 했던 ‘할인 정복’ 이벤트 때는 저희 시스템에 1분에 300만 거래 요청이 쏟아졌어요. 우리나라에서 1분에 300만 건의 거래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개발조직을 가진 기업은 거의 없을 겁니다. 아니, 그런 걸 겪어본 회사 자체가 없어요. 개발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선 할 수 없는 이벤트입니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은 이벤트가 벌어지는 이틀간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총 30만장의 쿠폰을 배포했습니다. 이틀간 매시 정각에 2만원 쿠폰을 총 1만 명에게 제공했고, 그 사이 30분 간격으로 다양한 종류의 쿠폰을 발급했죠. 당시 이벤트엔 서버 접속이 마비될 정도로 트래픽이 몰리면서 두 차례 연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이벤트는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Q.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하는 건 사실 다른 서비스에서도 자주는 아니어도 일어나는 일 아닌가요?
“포털의 경우 트래픽이 몰리더라도 정해진 콘텐츠를 보는 거지 쿠폰을 다운 받는 식의 시스템 변화를 필요로 하진 않아요. 일반적인 커머스 서비스는 시스템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주문 전달이 10분 늦게 된다고 해서 상품 배달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죠. 그런데 배달은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입력된 값을 처리해주어야 합니다. 시간당 20만 건 이상의 주문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도록 요구 받는 시스템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 개발 조직은 그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요.”

Q. 실시간으로 엄청난 주문을 처리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단순히 주문을 처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사실 배민라이더스는 우버와 똑같은 서비스에요. 승객을 태우는 대신 음식을 태우는 게 다를 뿐이죠. 배달 요청이 뜨면 모든 라이더에게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음식을 보낼 식당과 가까우면서도, 식당에서 고객의 주문지까지의 경로가 실제 라이더의 이동 경로와 적합한 사람을 찾아서 주문 요청을 보여줍니다. 승객이 목적지를 입력하고 차를 호출했을 때 우버가 기사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고려해서 콜을 보여주는 것과 근본적으로 같은 걸 우아한형제들이 하는 겁니다.”

Q.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개발 조직의 역량이 뛰어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잖아요. 어떻게 하신 건가요?
개발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서로 가진 지식을 얼마나 잘 나누느냐에 달려 있어요. 좋은 개발 문화는 자기 지식을 잘 나누는 문화고요. 선언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개발이란 업무 자체가 그래요. 마케팅한다고 생각해봐요. 봄에 했던 이벤트가 여름 이벤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발은 다릅니다.”

Q. 어떻게 다른가요?
“어떤 기능을 하나 추가하기로 했어요. 그럼 그 기능을 구현할 코드를 짜면 될 것 같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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