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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와 바꾸기는 다르다 : 20년 차 스타트업 텔레칩스의 조직문화

이 스토리는 <성공을 거듭하는 조직의 비밀 : 스타트업 조직문화 탐구서>4화입니다


사실 덩치로 보면 텔레칩스는 배달의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보다 작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임직원은 800명이 넘고, 텔레칩스는 300명이죠. 매출과 영업이익을 봐도 그렇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3193억 원(매출)을 벌고, 586억 원(영업이익)을 남겼습니다. 텔레칩스는 1261억 원(매출)을 벌고, 82억 원(영업이익)을 남겼고요.

무슨 얘기를 하려고 서설이 이렇게 기냐고요? 텔레칩스의 조직문화를 들여다보는 포인트는 ‘스타트업이 이만큼 커졌을 때’가 아니란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스타트업이 이만큼 오래됐을 때’가 포인트죠. 덩치 면에서는 분명 텔레칩스보다 압도적이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아직 8년 차입니다. 10년 후 우아한형제들이 시장에 존재할지는 아무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텔레칩스로부터 얻어야 할 건 20년을 살아남은 스타트업의 조직문화죠.

5년, 10년 사업하려고 창업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영속하는 기업을 꿈꿉니다. 하지만 살아남기란 만만치가 않죠. 다행히 비교적 빨리 ‘프로덕트-마켓 핏(product-market fit)’을 찾았다고 해도, 그 시장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변화에 맞춰 주력 상품을 바꿔가며 살아남아야 하고, 그래야 기업은 영속할 수 있습니다. 텔레칩스는 바로 이걸 해봤죠. 모바일 반도체에서 전장 반도체로의 전환을 말입니다. ‘스타트업과 조직문화’를 주제로 텔레칩스 창업가 이장규 대표를 만난 건 그래서입니다.

두 번째 데스밸리를 넘다

텔레칩스는 올해 들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재정립하고 사내 공유하며 조직문화 정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창업자인 이장규 대표가 있습니다. 그는 2014년 대표가 됐습니다. 창업 15년 간 대표를 역임해온 서민호 전 대표에 이어 키를 쥐었을 당시 매출은 753억 원에 영업이익 17억 원이었습니다. 매출은 5년째 답보 상태였고, 영업이익 역시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두 번째 데스밸리가 찾아온 겁니다.

1999년 세워진 텔레칩스가 창업 5년 만에 IPO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같은 스마트폰 이전의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업체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08년 연 매출 892억 원을 달성하며, 연 1000억 매출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을 때, 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 뒤로 모든 게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은 ‘빅 자이언트’ 업체 몇 개가 시장을 다 먹습니다. 삼성전자, 퀄컴, TSMC 등이 대표적이죠. 제조사 역시 애플과 삼성, 중국 화웨이 등 몇 개 안 되고요. 우리는 거기에 끼지 못했고, 낄 수 없습니다.

첫 번째 프로덕트였던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 시장이 죽으면서 2009년 이후 텔레칩스 성장에는 브레이크가 잡혔습니다. 돌파구는 쉽게 찾아지지 않았습니다.


Q. 취임 당시 어깨가 상당히 무거웠을 것 같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2007년 자동차용 오디오 프로세서를 만들었거든요. 카 오디오에 USB 포트를 장착할 수 있게 만들면서 전장 시장에 들어갔는데, 휴대전화 반도체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전장 반도체 시장이 성장했어요. 자동차가 컴퓨터가 되는 ‘스마트카’를 필두로 한 모빌리티 시장이 급성장했잖아요. 카 오디오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그 시장에 발을 걸치고 있었던 덕에 회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전장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텔레칩스는 없어졌을 겁니다.”

Q. 자동차 시장이 열릴 거라는 걸 예측한 건가요?
“맞는 예측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 다음 제품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업에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해요. 사실 전장 반도체에 몇 년을 투자하면서 돈 한 푼 벌지 못했어요. 그때 휴대전화용 반도체가 떠받쳐 줬습니다. 그리고 주력 제품이 힘을 잃었을 때 전장 반도체가 치고 올라왔고요. 지금은 전장이 텔레칩스를 먹여 살리지만, 이 시장 역시 언제 바뀔지 몰라요. 우리가 셋톱박스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는 건 그래섭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선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Q. 현대차가 제조하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오디오 칩의 85%가 텔레칩스 제품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자리를 잡은 건가요?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 시장의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빅 플레이어가 없어요. 글로벌 시장 전체의 20~30%를 장악한 제조사가 없어요. GM, 폭스바겐, 르노, 도요타, 현대 같은 메이저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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