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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위쿡, '맛집'의 시대를 '푸드메이커'의 시대로

이 스토리는 <테크는 어떻게 F&B 비즈니스를 바꾸나>5화입니다

0. 안녕하십니까, 위쿡의 김기웅입니다.

저희 회사의 이름은 심플프로젝트컴퍼니(SIMPLEPROJECT&CO)입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공유주방이 '위쿡'이라는 브랜드고요. 위쿡은 국내에 처음으로 공유주방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공유주방이기도 합니다.

1. 공유주방, F&B 업계에 린스타트업 환경을 만들다

보통 공유주방이라고 하면 라이센스드 공유주방 렌탈 서비스(Licensed commercial Kitchen Rental Service)가 대부분입니다. 허가받은 상업용 공간에, 주방 기구와 설비를 갖춰두고 이걸 필요한 사람에게 원하는 시간만큼 돈을 받고 빌려주는 비즈니스입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위쿡 사직 지점 공유주방 역시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주방 공간이 있고, 4~10평 정도 되는 개별 주방이 있습니다. 사업자를 내고 식품을 만들어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분들을 위한 공유주방입니다. 사업 초기에 투자 비용을 아끼면서 시장에서 제품을 검증해 보고자 하는 분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쿡 사직지점에서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주방. ©위쿡

그러나 단순히 공간과 기기를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다양한 푸드 메이커가 만드는 음식과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데 필요한 기능들 역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이 공유주방에 인큐베이팅 기능이 붙으면 키친 인큐베이터 또는 인큐베이터 키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유통 기능이 붙었을 때는 보통 쉐어드 키친이라고 부르고요. 결국, 이 공유주방 렌탈 서비스에 어떤 기능이 붙느냐에 따라서 공유주방의 특성이 달라진다고 볼수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모델은 공유주방에 배달 솔루션을 붙여주는 겁니다. 주문을 통합해서 받아준다든가, 만든 음식을 배달 대행 회사와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것처럼요.

세계적으로 보면 공유주방의 모델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됩니다. 하나는 식품 제조 가공업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제품을 만들어서 이것을 유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형태입니다. 저흰 제조형 공유주방이라고 부릅니다.

상업용 주방 렌탈서비스도 하지만, 예를 들어 미국의 공유주방 브랜드인 U사의 경우 직접 유통회사를 만들어서 해당 공유주방을 이용하는 제조업자들의 제품을 유통하는 일도 합니다. 푸드 메이커의 제품이 대형 유통 채널로 팔리고 스타 상품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U사를 방문했을 때도 냉동 피자를 만드는 메이커가 신제품을 만들어서, 공유주방에 마련된 다른 공간에서 시범 판매 중이었습니다. 그러면 식품회사, 유통회사 MD들이 자주 와서 새로운 제품을 소싱해 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만드는 제품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거죠.

이런 모델이 잘 운영되는 제조형 공유주방에서는 린스타트업(lean-startupㆍ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검증하는 창업 전략)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품의 완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더라도 시장에 내놓은 다음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바로바로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F&B 비즈니스는 가볍게 시도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공유주방에는 공간이 있고, 매장도 있고, 사업자도 오기 때문에 린스타트업 환경이 갖춰진 겁니다.

다른 하나는 배달 음식점업 영역입니다. 배달업을 하는 사람이 모여있는 공유주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이 형태의 공유주방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쿡에도 위쿡 딜리버리라는 배달 공유주방이 있습니다. 역삼점 등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5개 정도 되는 배달형 공유주방을 열 예정입니다.

2. 증권맨, 도시락점 거쳐 공유주방 창업까지

저는 이전에 증권 회사에 다녔습니다. 증권시장도 안 좋아지자 ‘젊은 나이에 뭔가 좀 새로운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 3월, 회사를 그만두고 영동시장에 있는 도시락 배달 전문 음식점을 인수했습니다. 8평짜리 배달 전문 음식점이었습니다. 지점은 3개까지 확장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8평 남짓한 공간에서 월 매출이 3000만 원~4000만 원 정도로 나왔습니다. 영업 이익률 자체가 낮아서 남는 게 없더군요.

이유는 사실 통계로도 나와 있죠. 우리나라 서울 시내 5인 미만의 영세 음식점을 비교해서 10년 치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 매출액 증가율 자체는 4.2% 밖에 안 됩니다. 매출을 늘리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죠. 포화 상태라는 겁니다. 옆 가게들이 제육볶음 도시락을 7000원에 파는데 저만 1만 원에 팔긴 어려우니까요.

반면 비용 증가율은 연평균 8%가 넘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건비는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영업 이익률은 계속 하락했습니다.

제가 2014년에 도시락집을 시작하고 확장하면서 어느 순간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도저히 계속 가면 남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 같아서요.

선택의 갈림길에 섰는데 벌려놓은 건 있으니까 여기서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별의별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인건비 비중이 제일 크기 때문에, 동남아에서 라이더를 훈련하고 직원 훈련 틀을 만들어서 인력을 수입하는 일을 해볼까도 했어요. 식자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직접 산지랑 거래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공유주방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계산해봤습니다. 배달원을 직접 고용한다든가 비용을 들여 홍보 전단지를 각각 뿌린다든가, 그런 것들을 함께 합쳐서 했을 때 줄일 수 있는 비용의 요소가 많아 보였어요. 또 평당 임대료도 평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줄어들고요.

그래서 배달음식점을 모아놓은 형태를 생각하고 사업 계획서를 썼습니다. 지금 사업 모델하고는 아주 다르지만, 기본적인 골자는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플레이어들을 모아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투자자를 찾아다녔습니다. 제조업자 입장에서는 공간과 설비를 다 갖춰놔서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일종의 고정비를 변동비화하는 효과가 있어야 했고, 그러면 반대로 저희가 고정비를 부담해야 하는 사업모델이었으니까요.

가장 많이 들었던 우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인만의 부동산을 갖고 싶어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한데 어떻게 하시려고 그래요?”입니다. 자신만의 가게나 집, 그게 아니면 차라도 본인의 명의로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소리죠. 그러니 과연 소유의 대상이 되는 것을 쉽게 공유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참여하겠냐는 얘기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당시는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확산하는 추세였습니다.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곳들이 그랬고요. 그런 추세에 맞춰서 2012년 이후로 공유주방도 기업화돼서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만 우여곡절 끝에 엔젤 투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대치동 지하 50평에서 출발, 규제의 벽을 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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