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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 부부도 반한 '제주고래'…이야기를 품은 집

이 스토리는 <공간 기획부터 운영까지, 미래 건물주 가이드북>12화입니다

Editor's Comment 건물주와 세입자의 아름다운 공생은 어려운 걸까요. 은 지역을 살리고 변화를 이끌 건물주, 혹은 미래 건물주를 위한 콘텐츠 입니다. 동명의 폴인스터디를 정리했습니다. 적절한 토지를 찾는 것부터 콘텐츠를 운영하는 방법까지 업계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좋은 공간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이번화에서는 '삶의 변화를 만드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삶과 공간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랩의 이상묵 대표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행복은 가진 것 안에서 만족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입니다. 그게 삶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100년된 제주 돌집을 스테이로 만들었습니다. 

2014년, 저희는 제주 조천읍에서 ‘눈먼고래’ 프로젝트를 하게 됩니다. 바다 바로 앞에 있는 100년 된 돌집을 스테이로 바꾸는 작업이었습니다. 눈먼고래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인상적인 작업이었습니다. 일단 이렇게 오래된 돌집이 바닷가 앞에 있는 경우도 상당히 드물었죠. 새마을운동 시절에 슬레이트 지붕을 올린 집으로 많이 바뀌는 추세였는데도 이 집은 100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집의 형태는 마치 바다를 끌어안은 것처럼 생겼지만, 11자로 배치된 두 개의 돌집은 바다와 90도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어 파도를 피하는 입지였습니다. 저희는 이 집을 보자마자 “고래가 눈이 멀어서 육지에 꽈당 부딪힌 것 같다, 마치 눈먼 고래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집의 이름이 ‘눈먼고래’가 됐죠.

제주의 주거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를 알게 됐죠. 부모가 사는 집이 ‘안거리’, 출가한 자식이 사는 집이 ‘밖거리’입니다. 태풍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그물 지붕을 낮게 올린 것도 제주의 문화죠. 억새나 대나무 등을 엮어 지붕을 올리고 비가 스미지 않도록 검은색 천을 씌우는 방식입니다. 제주의 바람은 담을 먼저 치고 유선형 지붕을 따라 흐릅니다. 돌담 역시 바람이 그대로 통과할 수 있게 얼기설기 쌓여 있죠.

조천이라는 동네의 역사도 독특합니다. 조천은 비행기가 없던 시대에 제주에 들어오는 관문이었고, 이곳 포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제주는 유배의 땅이기도 하죠. 유배 온 사람들이 임금과 가족이 있는 북쪽을 그리워하며 조천에 모였는데요. 북쪽을 그리워하던 신하가 ‘연북정’이란 정자도 만들었습니다. 유배 온 양반들이 자리 잡은 곳이라 그런지 조천은 특유의 근성이 전해집니다. 제주 4.3 사건의 피해자가 많았고, 항일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열심히 한 분들도 많았죠. 지금도 이 지역은 상업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동네에서 프로젝트를 하게 된 겁니다. 저희는 100년의 시간을 품은 공간의 가치를 지키기로 했습니다. 둥근 지붕을 살리기로 하며 저는 재일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이 제주에 만든 포도호텔을 떠올렸습니다. 오름을 비롯해 제주의 자연을 담아낸 것으로 유명한 건축물인데요. 그가 신축으로 제주의 자연을 표현했다면, 우리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캐드로 여러 번 시뮬레이션해서 지붕 골조의 윤곽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하나씩 골조를 용접해 형태를 조립했죠. 골조만 4일 걸려 완성했습니다. 크레인을 이용해 이걸 지붕 위로 올렸죠. 사실 지붕 만드는 데만 외제차 한 대 값이 들었어요(웃음). 물론 그 값어치는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고래지붕이 되었거든요.

지붕만큼이나 신경 썼던 부분은 보와 서까래였습니다. 그전까지는 리노베이션이라고 해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와 서까래를 날리고 돌벽만 살려서 모양을 갖추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집의 보와 서까래야말로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했어요. 보와 서까래를 살리기 위해 바닥을 더 파서 현대화된 설비 시설을 갖추고 보를 맞추는 작업을 했습니다. 옛집에서 나온 고재는 버리지 않고 가구로 활용했습니다. 폐목과 고재를 활용해 업사이클링 가구를 만드는 매터앤매터(MATTER&MATTER) 대표님을 찾아갔죠. 집을 철거하며 나온 대문과 마루를 살려 눈먼고래의 테이블과 침대로 만들었습니다.

눈먼고래는 오리지널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공을 많이 들인 프로젝트였습니다. 로고도 고래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눈먼고래 로고를 그려준 친구가 화선지 1천 장에 그림을 그려서 보내줬는데, 저희는 제일 첫 번째 그림을 선택했습니다. 신기한 일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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