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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발전소의 독자에게 '말 거는' 서재 큐레이션법

이 스토리는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2>4화입니다

※ [김소영 아나운서는 왜 위례에 서점을 열었나?]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선 챕터에서는 전 MBC 아나운서인 김소영 책발전소 대표가 퇴사 후 서점을 창업하고 확장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겼습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창업 후의 고민과 서재 큐레이션, 서점 별 수익 창출 방법 등 김 대표의 관점을 알 수 있는 질의응답이 이어집니다.
길을 지나다니다 우연히 커피숍을 보고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길에 있는 서점이 사람들에게 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나아가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_김소영 책발전소 대표

다섯 번째 질문 : 책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창업하기 정말 잘했다 싶을 정도로 기뻤던 순간, 괜히 창업했구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순간은?

우승우 이제 조금 개인적인 질문을 드릴게요. 처음 1년 동안 직원 1명 데리고 1년 내내 서점에 나가 있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어쨌든 그 과정을 통해서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성장을 계속 만들어가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히 창업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언제인지, 혹은 ‘아나운서 때려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길 정말 잘했네’ 이런 생각이 언제 드시는지 궁금해요.

김소영 제 성격의 장점이자 단점이 잘 기억을 못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소는 자기가 왜 일을 하는지 모르고 밭을 매는 것처럼 저는 ‘왜?’라고 묻기보다 궁금하면 좀 하는 스타일이에요. 창업을 하고 개인 인터뷰에서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났을 때, 혹은 저희 직원들에게서도 ‘서점사업 왜 하시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서점은 가만히만 있어도 중간은 갈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서점 사업은 정말 어렵다는 건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어요. ‘제가 책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뭐 이런 대답을 많이들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책을 정말 사랑하거나 독서를 좋아하거나 저처럼 서점 여행을 좋아하는 거라면 그냥 독자에 머무는 게 가장 행복한 삶입니다.

저는 1호점 안 되면 그냥 닫으려고 했었어요. 여기서 처음 고백을 하는데 정말 아무런 돈도 들이지 않고 서점을 차리는 게 저의 목표였어요. 그래서 간판도 달지 않았던 거였어요. 그런데 다들 간판을 달지 않는 게 나름의 철학이 있어서라고 해요.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 것도 어떤 요즘 유행하는 콘셉트일 거라고 생각하시지만 그냥 페인트칠할 돈이 없었어요. (웃음) 제가 직접 페인트를 칠하다 보니까 되게 지저분하게 칠해졌고, 제가 못을 박다 보니까 책장도 휘었던 건데, 그런 것들도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이상한 콘셉트의 서점을 냈다’라고 받아들이시고 많이 좋아해주셨던 것 같아요.

책발전소 위례점 모습 ⓒ 책발전소

그러면서 2호점과 3호점을 만들었을 때, 한편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정말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데서 오는 희열이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아직까지 정말로 기뻤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소처럼 특별히 기쁜지도 모르겠는데 계속 해보는 스타일이고 그러다 보면 밭을 되게 잘 가는 날도 있고 조금 못 가는 날도 있고 그런 것 같고요.

마찬가지로 힘든 것도 그냥 잊어버리는 편이라 별로 없긴 한데요. 제가 두 달 전에 출산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2019년 광교점 오픈과 당인리 확장 이전에 출산이 겹쳤어요. 만삭 상태로 기획, 설계를 하고 공사 현장 감리를 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약간 ‘내가 이러다가 죽는 건 아니겠지?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을 좀 했어요.

결국 일하다가 다음날 아기를 낳으러 갔고요. 아기를 낳고 나서는 입원실에서 바로 노트북 좀 달라고 해서 1시간 만에 뭘 체크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거든요. 그때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또 잊어버려서 밭을 갈고 있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 : 어떤 브랜드 좋아하세요? 책발전소를 준비하면서 눈 여겨 본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우승우 이거는 비마이비 공식 질문처럼 항상 드리는 건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김소영 서울에 처음 서점을 냈을 때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 중국의 ‘중수거 서점’ 대만의 ‘성품 서점’ 그리고 최근에는 캐나다의 ‘인디고 서점’처럼 공간의 힘으로 사람들이 책을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만드는 곳들을 많이 찾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서점보다는 저 역시 고객의 마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게 돼요. 프릳츠는 빵이 맛있어서 좋아하고요. 피크닉은 '나는 저렇게 못할 것 같은' 멋이 있고요. 그리고 매거진B는 그냥 잘 만들어서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제 성격상 그 브랜드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BTS를 좋아하지만 그렇게 춤을 추고 싶은 건 아닌 것처럼 브랜드는 그냥 고객의 마음으로 좋아합니다. 프릳츠가 잘하니까 ‘우리도 물개 비슷한 시그니처 캐릭터를 만들어서 프릳츠처럼 되겠다’라는 마음은 아닌 거죠. 결이 다른 걸 인정하고 좋아하고 그래서 오히려 저랑 다른 것들에 더 흥미를 느끼는 편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향유하는 공간을 즐기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생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싶습니다._김소영 책발전소 대표

일곱 번째 질문 :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독립서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간 때문일까요? 책 때문일까요?

우승우 아무래도 요즘 독립서점이 많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홍대, 합정 쪽에는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사시는 분들도 있지만 커피 한 잔 마시고 가시는 분들도 꽤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럼에도 사람들이 독립서점을 좋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김소영 저는 공간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책보다는 카페나 인테리어가 더 중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서점에 오시지 않아도 이미 인터넷으로 책을 많이 구매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인터넷 서점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책을 좋아하게끔 만들어주지는 못하거든요.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도 길을 지나다니다가 우연히 커피숍을 보고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길에 있는 서점이 사람들로 하여금 책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그런 서점이, 여러 가지 업계의 시스템 한계 때문에 사라지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해요. ‘이걸 막아야 한다’까지의 비장함은 아니지만 그런 역할을 하는 서점들은 남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서점에 와서 책을 사지 않고, 책방에 있는 자기 모습을 찍으려고 온다고 해도 저는 그분들에게 공감이 갑니다. 당장 책을 한 권을 팔지 못하는 아쉬움은 물론 있겠지만 모두가 ‘서점에 왜 가? 서점에 갈 필요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목적이 있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설령 저희 서점에서 책 사진을 찍어가서 그 책을 인터넷 서점에도 구매하신다고 해도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집에서도 게임을 하지만 PC방에서도 게임을 하듯이 (웃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향유하는 공간을 즐기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생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싶습니다.

여덟 번째 질문 : 김소영 대표님을 알아보는 손님들 때문에 신경 쓰였던 적은 없나요?

우승우 실제 당인리 지점에 가시면 김소영 대표님이 항상 계세요. 저희가 사전 미팅을 당인리 서점 2층 라운지에서 했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은 분들이 ‘저 사람 김소영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사진도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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