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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와 티몬이 증명한 콘텐츠 커머스 제 1 원칙, "뻔하면 죽는다"

에디터

이 스토리는 <콘텐츠에서 길을 찾은 혁신가들>10화입니다

Editor’s Comment
온라인 편집샵 29CM는 ‘패션 잡지 같은 쇼핑몰’이라 불리며 콘텐츠를 통해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2019년 말까지 미디어 부문과 콘텐츠를 총괄한 김현수 전 부사장은 미디어 커머스 업계의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CJ ENM 모바일마케팅 팀장, 티몬 사업기획실장 및 패션사업혁신본부장을 거치며 콘텐츠와 커머스의 결합을 가장 앞단에서 실험해왔죠. 2020년 초 무신사의 미디어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콘텐츠와 커머스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요.<콘텐츠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 9화에서 김현수 부문장의 인사이트를 만나보시죠.

내 시간을 줄여주고, 만족감을 높여주고, 확신을 주는 것. 그걸 저는 신뢰 2.0, 큐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이커머스의 가치는 동급이 아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 규모는 2018년 91조 원, 2019년은 10월 기준으로도 100조 원이 넘습니다. 소매업의 ¼ 정도를 이커머스가 차지하고 있는 거죠.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커머스의 구동 원리는 이렇습니다.

이커머스는 ①신뢰성 ②상품과 가격 ③배송과 CS(customer service, 고객서비스) ④재방문 유인책 ⑤화제성 등의 요소를 갖출 때 소비자에게 가치를 줍니다. 주목할 것은 원 안쪽일수록 더 강력한 가치라는 점입니다. 즉 화제성보다는 배송과 CS가 더 중요하고, 배송과 CS보다는 신뢰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죠.

여기서 말하는 신뢰성은 아주 일차원적인 신뢰입니다. 기본적으로 이커머스는 비대면 거래예요. 얼굴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주고 결제합니다. ‘내가 돈을 보냈을 때 정말 제품이 올 것인가’ 하는 신뢰는 정말 중요해요.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 뿐이죠.

예를 들어볼게요. 롯데나 삼성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양문형 냉장고가 300만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검색을 열심히 했더니 같은 제품을 150만원에 판매하는 판매자를 찾았어요. 그런데 사업자 번호도 없고, 회사 주소도 없고, 제품도 냉장고 딱 하나고, 무통장 입금만 받는다고 합니다. 구매 후기도 없고요.

그러면 우리는 이 냉장고를 사지 않습니다. 기존 가격보다 50% 싸더라도요.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그 어떤 제품도 이커머스로 진입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신뢰성은 일정 수준을 넘기면 그 이상의 변별력이 낮습니다. 롯데닷컴, 신세계닷컴, 쿠팡, 옥션, 지마켓, 모두 믿을 수 있는 사이트잖아요. 이들 사이에서는 ‘결제하면 상품이 온다'는 기본적인 신뢰의 차이로 변별력은 없습니다 이제는 그 다음 원을 구성하는 가치, 상품과 구색이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 판매하는 제품이 얼마나 적절하고 다양한가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여러분이 인터넷에서 롱패딩을 검색합니다. A 사이트에서 검색했더니 3개 상품이 나오고, B라는 사이트에서 검색했더니 120개가 나옵니다. 그럼 소비자들은 A 사이트에서 구매하기 어려워요. 상품이 3개밖에 없으니 ‘이 상품이 제일 좋은 걸까?’ 하는 의문이 들거든요.

그런데 상품의 구색도 임계점을 넘어가면 변별력의 한계를 맞습니다. 지마켓에서 티셔츠를 검색해봤더니 220만 개의 상품이 나오고 옥션에서는 200만 개의 상품이 나옵니다. 그럼 옥션은 지마켓보다 상품이 적으니까 안 쓰나요? 쓰죠. 상품 구색을 어느 정도 갖추면, 그 다음은 가격 싸움이에요.

물론 가격이 다 똑같은 상품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책이에요. 알라딘이나 YES24에서는 상품도, 가격도 똑같아요. 더 할인하면 법률 위반이니까요. 이때부터는 ‘배송 싸움’이 됩니다. 누가 더 빨리 배송하느냐, 누가 더 환불을 빨리해주느냐에 따라 소비자 선택이 갈려요.

신뢰성 있는 사이트에서, 상품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데 배송이 2주일 가까이 걸린다면 어떨까요? 소비자의 불만이 자자하겠죠. 배송이 너무 느리다는 후기와 함께 별점 1점 달리고요.

신뢰 2.0의 등장, 미디어 커머스의 핵심은 콘텐츠

그런데 잘 찾아보면 배송이 늦는 걸 알면서도,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믿고 사는 제품이나 상점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이커머스의 구동 원리와 조금 다르죠.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때의 신뢰는 앞서 언급한 일차원적인 신뢰가 아니라, 내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신뢰입니다. 내가 원하는 제품을 찾아다니는 시간도 결국은 기회비용이니까요. 내 시간을 줄여주고, 만족감을 높여주고, 확신을 주는 것. 그걸 저는 신뢰 2.0, 큐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좀 더 극적인 비교를 해볼게요. 쿠팡, 티몬, 지마켓, 옥션 등 많은 상품을 갖추고 가격으로 경쟁하는 상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은 경제적 만족감이에요. 시장은 굉장히 크지만 그 안에서도 제일 싼 가격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거죠.

그런데 큐레이션의 영역은 조금 다릅니다.

큐레이션의 영역에서 소비자들은 정성적 가치, 감성적 만족을 얻습니다. 바로 이 부분을 공략하는 사업이 미디어 커머스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커머스 시장에서는 큐레이션을 어떻게 차별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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