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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실패와 4번째 창업 : EO 김태용

이 스토리는 <회사를 움직이는 신입사원>4화입니다

사람들은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오히려 몇 년을 버티면 지위가 보장되는 확실성이 비효율 아닌가요? 

뭐가 됐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보며 창업을 결심했다. 3번 창업에 도전했고 3번 실패했다. 2017년 9월,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스타트업 이야기를 제작하는 1인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직원 10명을 둔 콘텐츠 회사 EO의 대표다. 혁신의 시대를 맞아 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해석해주는 콘텐츠, 사람들에게 영감과 철학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장영화, 이하 생략) 저랑 어떻게 인연이 시작됐는지 기억하세요?

제 생각인데, 장영화 대표님은 ‘재미있는 사람’ '뭔가 해내는 사람'에 흥미를 느끼는 분 같아요(웃음).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빠르게 포착하는 사람이 있듯이, 장 대표님은 ‘재미있는 사람’ ‘호기로운 젊은이’에 흥미를 느끼시는 거죠. 독특한 움직임을 보이는 젊은 세대를 포착하면, 어떤 계기를 만들어서 한 번 만나자고 하시고요(웃음).

Q. 저란 사람을 완전히 파악하셨군요(웃음). 맞아요, 그래서 태용 님에게 연락했죠.

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기 전에 용돈 벌이로 만든 브랜드 콘텐츠 영상을 보고 어떤 '촉' 같은 게 왔는지 연락을 하셨죠. 아마 1인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라고 기억해요. 그 뒤 디캠프(은행권연합회에서 만든 창업지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한국의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할 때였는데, 마침 장영화 대표님이 장병규 대표님을 소개해주셔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영상도 만들게 됐고요. 몇 개 주제를 놓고 밤샘 정책토론을 하는 짧은 영상을 몇 편 만들었어요.

Q. 장병규 대표님은 태용님을 통해 밀레니얼의 표현 방식을 이해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창업에 실패해 다음을 준비하고 있던 태용 님에게는 장병규 대표님과의 인연이 더 나은 계기를 만들어 줄 것 같았거든요.

EO라는 콘텐츠 회사를 만들기 전, 아니 크리에이터 태용이란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전에 3번 창업했고 모두 망했어요. 저는 ‘실패했다’보다 '망했다'는 표현이 더 귀여운 것 같아요(웃음). 실패란 표현은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어쨌든 그때 장영화 대표님도 제게 종종 일을 맡겨주셨죠. 조인스타트업 홍보 영상이 필요하다며 일을 주시고, 조인스타트업 대학생들에게 사업하다 망한 이야기를 해달라며 부르기도 하셨고요(웃음).

Q. 비록 망했지만, 첫 창업을 결심한 계기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제가 스물두 살, 군대에 있을 때 애플의 창업가 스티브 잡스가 죽었어요. 사망 뉴스를 통해 잡스를 알게 된 거죠. 그런데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저녁 뉴스 프로그램에서 정말 오래 보도하는 거예요. 외국인 기업가의 죽음에 이렇게 관심을 쏟는 게 신기했어요. 그때 함께 생활하던 군대 동기가 엄청난 애플 광신도였거든요. 그 친구가 식당에서 사과를 가져와서 한 입 베어 물고, 스티브 잡스의 명복을 같이 빌자고 하는 거예요. 도대체 이 친구가 이렇게 열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다 스티브 잡스에 빠지게 되었어요. 관련된 책을 보고 동영상도 봤죠. 사실 저는 미대 지망생이었거든요. 결국 못가긴 했지만. 잡스를 보면서 기업가가 현대 사회에 꽤 괜찮은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진로라고 생각했어요.

Q. 잡스의 어떤 면에 반했어요?

일단 삶 자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잡스는 평생 한 가지만을 바라보며 산 것 같아요.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해서 할 수 있는 미래의 창조적인 일들이요. 스스로 확신이 있어서 그 지점만을 바라보고 살아간 거죠. 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 모두가 잡스의 생각을 100%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소통 과정에서 난폭해 보이는 언행이 나온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역사에 기록될 크리에이터지만, 좋은 리더라고 할 수는 없는 거죠. 뭐, 완벽한 리더가 어디 있겠냐 싶지만요. 

저는 그의 일생을 전부 기록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오히려 잡스라는 사람에게 공감이 갔어요. 그의 삶이 예술가적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이라고 느꼈어요. 누구나 잘난 부분이 있으면 있으면 못난 부분도 있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누구나 자라면서 배워나가는 거니까요.

Q. 부족해 보이는 점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졌다는 거군요.

사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고 싶은 걸 그대로 표현하진 않잖아요. 정제해서 표현하죠. 예의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 규범 때문일 수도 있고,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 와중에도 잡스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룰을 깨나갔다고 생각해요.

피카소가 “모든 아이는 예술가”라고 하면서 “문제는 어른이 되고서도 예술가로 계속 남을 수 있느냐”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앙리 마티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예술가는 아이의 눈으로 인생을 바라봐야 한다”고요. 제 생각에 잡스는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한 곳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모습이 종종 괴팍할지언정, 그런 인간적인 모습에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영감도 얻는 이유겠죠.

그런 면에서 저 역시 항상 ‘있는 그대로의 나’이고 싶어요. 제 콘텐츠, 저희 팀이 만드는 콘텐츠도 그렇게 되고 싶고요. 저희 팀원들이 다 개성이 강해요. 가식적인 이야기나 정제된 이야기를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지향점이 비슷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끼리는 취재원이 가진 결과물만 보는 게 아니라 맥락이나 문맥 같은 콘텍스트(맥락)까지 충분히 살피고 공유하려고 노력해요. 결과물 역시 최대한 덜 정제된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는 편이고요.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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