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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매출 50만 원→10억, 카카오페이지를 뒤바꾼 결정

이 스토리는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2>5화입니다

브랜딩이 강한 '메가브랜드'는 내·외부적으로 회사를 표현하는 방식이 일관되고 단단한 것 같아요. 겉과 속, 구성원의 생각도 일치하는 거죠._나세훈 카카오페이지 이사

비마이비’s Comments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부터 방송,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를 끌어 모아 스토리 산업을 이끄는 선두주자입니다. 콘텐츠를 작은 단위로 분절해 몇 백원 단위로 판매하는 성공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도입해 일 매출 10억의 기업이 되었죠.

최근 카카오페이지는 자사의 IP를 활용해 브랜딩에도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Be my B는 IP를 활용한 브랜딩에 앞장서고 있는 나세훈 카카오페이지 브랜드 경험 디자인 이사를 초청했습니다.

그는 놀랍게도, 요즘 가장 주목받는 미디어 커머스 스타트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기능도 디자인도 우수한 팬티로 80억을 만들어낸 '팬티왕'이기도 합니다.

카카오페이지 이야기와 더불어 나세훈 이사가 해왔던 브랜딩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카카오페이지 브랜드 디자이너 나세훈 이사입니다. 저는 2019년 초에 조인했기 때문에 지금 카카오페이지가 갖고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고 이끌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나세훈이란 사람이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고 현재의 고민들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나아가 예전에 몸 담았던 블랭크 코퍼레이션에서의 이야기나 제가 만든 작은 브랜드 제작기까지 소개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합니다.

저는 편집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으로 일을 시작했고요. 날개집(안상수연구실)과 안그라픽스를 거쳐 네이버로 건너갔습니다. 네이버라는 좋은 조직에서 일을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브랜드 경험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자 기회였습니다. 그러다가 라인(LINE)으로 가서 라인 자체 브랜딩과 캐릭터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딩고(dingo)에서 스토리 콘텐츠와 채널 MCN 브랜딩을 담당했고, 마지막에 블랭크 코퍼레이션을 거쳐서 카카오페이지에 왔습니다. 우선 카카오페이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카카오페이지의 처참한 실패

카카오페이지를 신생 브랜드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 9년 된 회사입니다. 포도트리라는 회사로 창업해 시작했죠. 처음엔 앱개발사로 창업했고, 오버슈팅(overshooting)*으로 한계에 부딪혔었구요. 그다음으로 카카오와 함께 국내최초 콘텐츠 오픈마켓으로, 텐센트의 투자도 받아 다시 재도전하였으나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로 쓴잔을 마시게 됐습니다. 

*기술 고도화에 집착해 기술 수준이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넘어서면서 혁신에 실패하는 것. 하버드경영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오버슈팅이 기술 선도 기업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랬던 카카오페이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기사회생하게 되었고, 지금은 카카오 공동체로서 다음 웹툰과 함께 하면서 한국의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처음 카카오 트래픽만 믿고 오픈마켓을 론칭했을 때는 그야말로 처참히 패배했습니다. 첫 날 100만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둘째 날 80만원, 셋째 날 50만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럼 그 비용만큼의 콘텐츠는 누가 샀나 보면, 다 내부 직원들이 산 거였어요. 직원이 자사 콘텐츠를 사서 하루 매출이 나왔다고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였던 것이죠.

플랫폼은 구축했지만 가장 중요한 참여자인 CP(Content Provider·콘텐츠 제공자)와 유저가 예상한 대로 움직이지 않은 게 문제였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굉장히 느리게 가입해요. 그런데 또 이탈은 빠릅니다. 거기다가 구매율까지 낮아요. 이런 부분을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카카오페이지 콘텐츠를 사 보게 만드는 방법

첫째, 분절 에피소드

콘텐츠도 게임처럼 결제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야심차게 출범한 플랫폼이 완벽히 실패한 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게 분절 에피소드입니다. 세계 최초의 성공적인 수익 창출 모델이라고도 하는데요. 회차별 이용권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애니팡의 구조에서 힌트를 얻어, 작품에도 이용권의 개념을 적용해 이용권을 충전해서 열람하는 소비 패턴을 설계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웹툰이나 웹소설 모두 권당 결제가 기본이였는데, 개별 작품을 일정의 가격의 이용권으로 쪼개려면 작품을 분절해야만 했습니다. 책 한 권을 마치 옛날에 수학의 정석 쪼개듯 엄청나게 많이 분절을 해서 회당 100원짜리로 만드는 식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마치 게임 스테이지를 깨는 것처럼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거죠. 이 분절 에피소드를 토대로 카카오페이지가 겪던 어려움을 해소하고 회사를 견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둘째, 24시간의 기다림

전국민이 즐겼던 게임 모바일 애니팡을 떠올려 볼게요. 하트가 다 떨어지면 친구한테 게임 추천 메시지를 보내 하트를 받고 다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였어요. 혹은 하트가 채워지길 기다리면 다시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요. 그걸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은 쿠폰을 구입했습니다.

카카오페이지가 애니팡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유료결제 모델, '기다리면 무료'는 고객이 보유한 이용권이 소진된 시점에서 일정한 주기, 예컨대 1주일이 지나면 1회 차 이용권을 자동 충전해주는 모델입니다. 그 전까지는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여기까지만 무료'라고 고객에게 통지하는 모델이었어요. 

예를 들어, 10회까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저에게 결제할지 말지 결정하라고 통보하는 것이죠. 11회를 결제할지 말지 망설이던 유저가 떠나면, 이 사람을 되돌릴 수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반면,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는 10회까지 공짜로 보고 나간 사람에게 일정 기간, 예컨대 하루가 지난 다음에 11회가 무료라고 푸시 메시지를 보냅니다. ‘여기까지만 무료' 모델은 고객이 결제 여부를 한 번만 고민하게 했다면, ‘기다리면 무료' 모델은 주기적으로 수차례 고민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기다리면 무료'라는 BM(Business Model)이 심리적인 휴리스틱(heuristics)*을 주는 것 같아요. 정말로 24시간을 기다려서 콘텐츠를 무료로 보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데 드라마도 남들보다 먼저 보고 싶잖아요? ‘무료'라는 포인트를 소비자한테 던져 놓고 오히려 그 콘텐츠 구매에 관심을 갖게 하는 거죠.

*몇 가지 정보나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하는 심리적 기술. 

셋째, 캐시 프렌즈

카카오페이지는 광고 커머스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캐시 프렌즈라고 해서 어차피 웹툰을 볼 거라면 자기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거기서 나오는 캐시, 일종의 포인트를 가지고 웹툰을 보는 거예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살 물건이었으니까 죄책감이 안 드는 거죠.

유저가 플랫폼에서 광고를 시청하거나 이벤트를 참여하면 캐시를 주는데, 기존 리워드 광고와 달리 광고수익의 대부분을 유저에게 돌려주는게 특징입니다. 내 돈 내고 콘텐츠를 보기 싫은 유저는 콘텐츠를 보듯이 광고를 소비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개인정보를 일부 제공함으로써 캐시를 받으면 됩니다.

이렇듯 저희 콘텐츠를 사 보게 하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갖고 있고요. 한 달에 아주 적은 매출을 하던 때가 있었음에도 절치부심하고 집중력을 발휘해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를 완전히 갈아엎었습니다.

일 매출 10억 원의 신화

매출 그래프를 보면 보통 특정 작품 프로모션을 했을 때 그래프가 쭉 올라가요. 얼마 안 가서 바로 떨어지죠. 그런데 무료 서비스와 분절 에피소드를 시작한 이후에는 올라간 그래프가 유지됩니다. 가입자는 늘어나면서 이탈률은 떨어지게 되는 거죠.

사실 스토리 산업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도 들어가서 놀랐어요. 정말 많은 손이 가고 다양한 사람들이 신경을 써야 하거든요. 그래서 카카오페이지가 정말 철저하게, 그리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출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카카오페이지의 성장세 ⓒ 카카오페이지

대표님은 NHN 마케팅 센터장 출신으로, 마케팅과 운영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계신데요. 'one step more, 1%'라는 내부 슬로건이 말해주듯이 회사 초기 어려움을 통해서 더 타이트하게 회사의 운영과 경영을 해오고 계십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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