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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선 '백종원식 장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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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s 이광욱 쿼드자산운용 이사는 회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던 홍콩계 PE가 2017년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 지분을 인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베트남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의 저자이기도 하죠. 이광욱 이사가 펀드매니저이자 투자자로 베트남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폴인 스터디를 정리한 스토리북 1화는 이광욱 이사의 강연을 담았습니다.


베트남엔 3가지가 많고, 3가지가 없다

베트남은 '3다(多)국'입니다. 첫째, 베트남은 청년들이 굉장히 많은 나라입니다. 인구의 60% 이상을 20~30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값싸고 젊은 노동력이 많은 것이죠. 둘째, 현금이 많습니다. 시장 거래의 95% 이상이 현금으로 이뤄집니다. 셋째, 오토바이가 무척 많습니다. 베트남 내 오토바이 수가 5000만 대가 넘습니다. 베트남 사람 2명 중 1명은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3무(無)국'이기도 합니다. 첫째는 정부의 재정 상황이 매우 열악합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에 투입됐던 자본의 상당분이 베트남으로 유입되고 있는데요. 베트남 정부는 전기·통신, 도로, 교통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재정을 모조리 투입하고 있습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죠. 이 때문에 중앙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 대부분이 자금 사정이 무척 좋지 않습니다.

둘째, 베트남은 법적 구속력(enforceability)이 없는 나라입니다. 베트남 사법부는 베트남 정부에 종속적입니다. 법원 판결이 힘이 없다는 뜻입니다. 만일 베트남에서 사업이나 투자 관련 계약을 맺었다가 분쟁이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한국에서처럼 법이나 기존 판례를 참고해 소송을 준비한다면 대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오랫동안 계류 중인 소송이 많고요. 또 베트남에는 지적재산권(IP)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콘텐츠를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없어 최신 드라마도 유튜브에서 마음껏 볼 수 있죠.

셋째, 베트남 사람들은 창의력이 부족합니다. 베트남의 문맹률은 매우 낮으며, 수리 능력도 뛰어나서 수학 올림피아드 등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학생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주입식 교육의 산물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프로젝트 기획이나 설계 같은 업무에 약하죠. 베트남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IT 비즈니스 분야도 단순 코딩 위주의 IT 아웃소싱입니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해야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베트남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한국 제품과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베트남 주요 할인마트 내부 모습. ⓒ이광욱

베트남에 있는 빅씨(BigC), 빈마트(VinMart), 메가마켓(MegaMarket) 등 소매점과 대형 마트에서 제가 찍은 사진들입니다. 매대에 한국 라면과 과자가 진열돼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죠. 대부분 마트엔 이처럼 여러 한국 상품들을 한꺼번에 모아 진열해 둔 ‘한류 코너’가 있습니다. 과연 이런 ‘한류 코너’가 한국 상품을 베트남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선 개별 제품이 가진 특징과 장점을 제대로 알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라면, 과자 등 일용소비재(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아이템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사람들의 일상 속에 침투(penetration)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브랜드의 이 상품이 내 일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죠. 20년, 30년 전 나이키 신발, 유니레버 로션, 질레트 면도기 같은 것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 제품을 써야 선진국, 중산층이 되는 느낌이 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저도 어렸을 때 앞서 언급한 제품들을 자연스럽게 썼거든요. 저는 어머니가 ‘아이보리’라는 비누로 머리를 감겨주시던 기억이 있어요. 그걸로 씻으면 뽀득뽀득하다고 하시면서요. 이렇게 어릴 때부터 쓰면 성인이 되어서도 같은 상품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데요, 일상 속에 침투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이렇게 일상에 침투하는 데 ‘한류 상품'으로 묶어 판매하는 전략이 먹힐까요? 한국 상품이 베트남 사람들의 삶에 ‘침투’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제품의 가격도 중요합니다. 저는 한국 제품의 가격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죠.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이 7%에 이른다지만, 역성장을 하는 해도 존재합니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를 소득 수준이나 소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 기준으로 5년차 변호사 월급이 250만원, 5년차 의사 월급이 250만원 정도입니다. 이들은 베트남 내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들인데도 그렇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백종원식 장사'를 해야 하는 건 그래서에요. 질 좋은 상품을 저가에 많이 판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베트남에선 최근 다이소나 미니소와 비슷한 ‘3무’라는 1000원숍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값싸고 질 좋은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을 이같은 1000원샵에서 판매하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이 소비자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데 성공하고 나면, ‘한류’라는 이름에 기대는 기업이 아닌, 나이키나 유니레버처럼 평생 고객을 가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겠죠.

세계 공장으로서 베트남의 강점 4가지

베트남은 가공 무역이 발달한 국가입니다. 외국에서 재료를 수입하여 국내에서 가공한 후 다시 수출하는, 그러니까 원재료나 반제품을 들여와 완제품을 수출하는 겁니다. 아래 표는 베트남 관세청이 발표한 베트남 수출입 실적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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