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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법적 분쟁? 법원보다 중재센터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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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s 기업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전문 영역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재무와 법무죠. 특히 해외에서 사업을 하려면 그 나라 법률 상황을 잘 알아야 합니다. 김종윤 외국변호사(미국)는 글로벌 투자와 금융 거래, 자원개발, M&A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에 대한 법률 자문을 해왔습니다. 대형 로펌의 베트남팀에서 일하며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에 법률 조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폴인 스터디를 정리한 스토리북 7화는 해외 법률 전문가 김종윤 변호사의 강연 중 첫번째 부분을 담았습니다.


베트남 법 애매하고, 시행령도 촘촘하지 않아

베트남에 진출한 많은 사업가들이 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법이 애매모호하고 법이 내용과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있지만, 시행령과 시행 세칙이 촘촘하지 않아 문제를 해결할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죠. 법은 개정됐는데 시행령이나 시행세칙이 개정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요.

예를 들어, 사업 허가서를 발급 받아야 할 경우 법적으로는 영업일 20일 내에 발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발행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보전처분(다툼이 있는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확정판결에 따른 집행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법원이 명하는 처분)이 이뤄지기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립니다. 한국의 경우 보전처분을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전에 신청할 수 있는데다, 법원이 처분 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에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소송과 보전처분을 동시에 신청해야 하고, 채권자가 청구하는 손해배상의 규모만큼을 채권자가 현금으로 공탁을 해야 합니다.

또한 베트남에는 '채권자 취소권'이 없습니다. 채권자 취소권이란 채무자가 소송에 소송에서 질 걸 알고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자기 재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의 그러한 처분을 취소시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는 일이 발생하면 채권자가 ‘강제 집행 면탈’이나 ‘사해행위 취소’ 등의 방법으로 이를 막을 수 있지만, 베트남에는 이러한 채권자의 취소권이 없는 상황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규모가 큰 사업이나 복잡한 계약과 관련한 법적 문제 혹은 분쟁을 처리할만한 전문 법조인의 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베트남 법원이 내리는 판결에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다행히 한국인 등 외국인은 분쟁이 발생하면 베트남 외 국가에서 판결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판결을 받고 난 후 베트남 법원에서 '이러한 판결의 결과를 베트남에서 실제 집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집행 판결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데, 한국과 베트남은 상대국 법원이 내린 판결에 대한 상호보증(reciprocity) 협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한국 법원이 내린 판결을 베트남 법원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다만 실제로 상호보증에 따라 한국 법원의 판결이 베트남 내에서 집행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한국-베트남 투자보장협정(Bilateral Investment Treaty, BIT)이 보장하는 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ISDS, 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 방식에 따른 해결도 가능합니다. BIT는 민간기업의 해외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 간에 미리 체결하는 협정으로, 한국과 베트남은 2003년 이를 체결했습니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국제 중재를 통해 손해 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죠. 혹시라도 여러분이 베트남 국영기업과 거래를 하다 분쟁이 발생하거나 베트남 정부가 여러분의 투자에 대해 제한을 가할 경우, BIT 규정에 따라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nternational Centre for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 ICSID)에 분쟁해결에 대한 중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한국의 사업가 A씨가 한-베트남 BIT의 ISDS 규정에 따라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ICSID에 중재를 신청한 사례가 있습니다. A씨는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공단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2005년 베트남 국영기업과 토지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이 국영기업이 계약 체결 후 10년 동안이나 A씨에게 토지 사용권을 주지 않았습니다. 10년 후인 2014년이 되어서야 이 사업가는 토지사용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 국영기업이 토지 사용권을 넘겨주며 A씨에게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의 토지 임대료를 청구한 겁니다. 이에 A씨는 ICSID에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해, 10년간 토지 사용권을 얻지 못한 데에 따른 손해 배상으로 500만달러를 역으로 청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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