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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과 노력...쿠팡 김범석 대표 (2)

 

김범석 대표는 본인이 회사가 외부에 어떻게 보이는지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본인한테는 회사의 경영 상태, 그리고 회사의 각 구성원이 일을 어떻게 실행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4화. 몰입과 노력...쿠팡 김범석 대표(1)’에서는 네 개의 챕터가 소개됐습니다.
  1)쿠팡은 문제적 기업인가
  2)혁신으로부터 시작된 '예고된 적자'
  3)쿠팡이 안하면 아마존이 한다
  4)김범석, 그는 누구인가
 
‘5화. 몰입과 노력...쿠팡 김범석 대표(2)’에서는 나머지 네 개 챕터가 이어집니다.
  5)몰입과 노력, 스펙을 넘어서다
  6)쿠팡의 문화는 냉혹(harsh)하다?
  7)홈런을 치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8)Editor's Note


 

몰입과 노력, 스펙을 넘어서다


Q. 쿠팡을 지금처럼 키우기 전의 김범석 대표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지금의 쿠팡을 만들고도 남음 직한 대단한 사람이었나요? 아니면 똑똑하지만 평범한 사람인데 쿠팡을 통해서 성장한 건가요?

“김범석 대표는 얼핏 봐도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에요. 스펙만 봐도 대단하죠. 미국에서도 유명한 사립고교를 나와서 하버드대에 진학했어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도 일했고, 창업도 해봤고요. 그러고 나서 하버드경영대학원에도 진학했죠. 그걸 그만두고 나와서 차린 게 쿠팡이에요.  

그런데 김범석 대표를 스펙으로만 보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김범석 대표와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는 닮은 점이 많아요. 사실 그 둘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요. (※김봉진 대표는 서울예술전문대학을 나온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다) 그런데도 그 둘이 닮았다고 말하는 건 두 사람 모두 자기 발전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Q. 어떤 노력을 그렇게 하나요?

“김봉진 대표는 엄청난 다독가에요.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합니다. 김범석 대표도 그래요. 특히 김범석 대표는 영상도 열심히 보는데, 저처럼 재미있는 영화나 오락 같은 걸 보는 게 아니라 정보를 찾아봐요. 이런 식이죠. 창고를 만들면 어떻게 하면 창고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를 검색해서 봐요. 정말 늘 공부합니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죠.

저는 김범석 대표를 ‘스펀지’라고 불러요. 내가 알고 있는 걸 다 빼가거든요. 자기가 완전히 이해하고 납득이 갈 때까지 계속 물어봅니다.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여요. 김범석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김범석 대표랑 1년 정도 일하면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빼앗긴다고 말할 정도예요.

Q. 엄청난 수준의 워커홀릭일 것 같아요.

“일 자체를 굉장히 즐기는 건 맞아요. 일요일 저녁이 되면 흥분된다고 하더라고요. 다음날이 월요일이라서요. 그리고 토요일이 가장 싫대요.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직원들한테 이메일을 보낼 수가 없다고요. (웃음) 말을 해놓고 보니 직원들은 조금 힘들 수도 있을 거 같네요.”

Q. 말씀하신 것처럼 김범석 대표는 스펙이 엄청나잖아요. 창업자에게 학벌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학벌이 좋으면 똑똑한 경향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학벌이 절대적이진 않아요. 하지만 학벌이 없으면 다른 걸 더 봐야 합니다. 알토스벤처스의 경우 엔젤투자자만큼 초기에 투자하진 않으니까, 사업을 시작하고 어떤 성과를 일구었나를 보죠. 그때까지 무엇을 했는지를요.
학벌의 의미는 이런 겁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참고 어떤 것에 집중해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이뤄낸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 ‘절제력(※한 킴 대표는 ‘discipline’이라는 단어를 썼다)이 있느냐 없느냐’라고 해야 할까요.  

그럼 학벌이 좋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니에요. 학벌이 안 좋아도 그 뒤에 무엇을 했느냐를 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소위 명문대 갈 수 있는 두뇌와 절제력이 있었다면, 그걸 가지고 당신은 뭘 했느냐고 물어보는 거죠. 그런 재능을 낭비했는지, 아니면 다른 데 투자해서 뭔가를 이뤄냈는지를요.

Q. 한국은 ‘학벌주의’가 여전히 심해서 거의 모든 사람이 고등학생 때까지는 최대한 절제하며 공부하다가 대학에 가면 공부를 탁하고 놓는 것 같아요.

“학벌주의가 한국이 미국보다 더 심한 것 같긴 해요. 미국에서는 좋은 대학 나왔어도, 그 뒤 몇 년 간 무엇을 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학벌보다 학교를 나온 뒤 무엇을 했는지 열심히 보는 건 미국에 뿌리를 둔 VC이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소위 명문대 나와서 몇 년 간 공백이 있으면 도대체 뭐했느냐고 물어요. 그런 사람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닌 거죠.”

 

 

알토스벤처스 사무실 벽면에는 투자한 포트폴리오사들의 로고가 붙어 있다. 쿠팡의 로고도 찾을 수 있다. [사진 폴인]



Q. 김범석 대표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김범석 대표를 보고 감탄한 순간이 혹시 있다면?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대기업 회장님들이 밥 먹자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스타트업 대표분들 대부분이 그런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게 예의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언젠가 한 번 김범석 대표한테도 그런 약속이 생겼어요. 제가 중간에서 잡은 약속이었어요. 모 대기업 회장님이 저한테 전화해서 김범석 대표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하신 겁니다. 그래서 약속을 잡았죠. 그런데 약속 당일날 오후 5시쯤이었나, 6시쯤이었나 전화가 왔어요, 김범석 대표한테서. 저녁 약속은 오후 6시 반이었을 거에요, 아마. 김범석 대표 말이 회의 중인데, 곧 끝날 것 같지 않다고요. 미안한데 저녁 약속에는 못 갈 것 같다고요. 그래서 그날 저녁은 저 혼자 가서 먹었어요.

제가 알기로 그 회의가 큰 이슈를 다루는 회의는 아니었어요. 일상적인 마케팅 회의였다고 알고 있어요. 김범석 대표는 그런 사람이에요. 회사 일에 꽂혀 있는 거죠. 회사 일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회사 안에서 회의하면 휴대폰은 비서한테 맡기고 들어가는 사람이에요. 외부에서 어떤 연락이 와도 방해받지 않겠다는 뜻이죠.

김범석 대표는 본인이 회사가 외부에 어떻게 보이는지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본인한테는 회사의 경영 상태, 그리고 회사의 각 구성원이 일을 어떻게 실행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대표 중에는 겉멋이라고 해야 하나요, 외부에서 어떻게 보이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표가 드물지 않게 있어요. 그런데 김범석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죠. 정말 오로지 하나만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제품을 더 싸게 가져와서 더 빨리 유통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을까. 정말 하루 24시간을 1년 내내 그것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

Q. 함께 일하는 직원은 힘들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서 종종 사람들과 부딪치기도 합니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 것도 있을 거예요. 미국에서는 사실 그런 게 문제가 안 되는 게, 그렇게 충돌하고 나서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거든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요.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이 있는 것 같아요.”

 

쿠팡의 문화는 harsh 하다?


Q. 김범석 대표의 그런 성향이 잘 묻어 있는 쿠팡의 문화가 있을까요?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쿠팡의 임원들은 매일 아침 8시인가 9시에 모여서 전날 데이터를 훑어보는 회의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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