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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종(1) : 이 집 빵 맛이 변하지 않는 이유

오월의 종(1) : 이 집 빵 맛이 변하지 않는 이유

Story Book<브랜드 소셜 살롱> Be my B의 BRAND WEEKLY

13분

 
Editor's comment

자기 돈을 내고 빵을 사먹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 문득 제빵을 해봐야겠다 생각합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열심히 해도 내 일이 아닌 회사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을 때였죠. 제빵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으로 해내는 일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16년째 한결같은 맛, 재료의 이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맛을 추구하는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업 마감 후 남은 빵을 나눠줘야 했던 빵 집이 이제는 일찍 방문하지 않으면 맛볼 수조차 없는 인기 빵집이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일정량의 빵만 만듭니다. 자기 손을 벗어난 빵, 오월의 종이 추구하는 빵의 원칙을 해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빵집 '오월의 종' 정웅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이 세션은 지난 해 비마이비에서 진행된 세션입니다. 당시 이 세션에 다녀왔던 에디터가 마음 깊이 감동받고 메모장에 적어둔 채로 보관해왔던 소중한 이야기를 꺼내어 독자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작더라도 내 손 안에서 시작되어서 끝을 마무리짓는 일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 마음이 간절했어요.

_정웅 오월의 종 대표 


 




 


시멘트 회사 영업사원을 지내던 어느 날 자기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회사 근처의 제빵학원이 생각나 제빵을 배우기 시작했다. 2004년 일산에 처음 오월의 종이란 이름의 빵 집을 냈지만 3년 만에 망했다. 2007년 우연한 기회에 한남동에 다시 가게를 냈고, 그것이 지금의 오월의 종이 됐다. '빵 맛이 한결같다'는 말을 가장 큰 칭찬으로 생각한다.  


 

좋아 '보이는' 일 말고 좋아'하는' 일


이 명함이 16년 전에 처음 팠던 명함이에요. 왼쪽 상단에 작은 글씨가 쓰여있죠.

 



저희 가게 이름 ‘오월의 종’입니다. 왜 빵집 이름이 오월의 종이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잠깐 설명드릴게요. 

저는 87학번입니다. 그때는 학교 다니기가 좋았어요. 학교 가도 별로 수업을 안했거든요. 매일 술을 먹고 놀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도서관에서 어느 날 좋은 노래가 나와요. 그래서 제목을 찾아봤더니 ‘First of May’라는 노래였어요. 가사를 번역해보니 더 좋더라구요. 순수했던 시절의 기억에 대한 노래였어요. 막상 가사에는 오월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First of May 자체가 새롭다, 서툴지만 순수하다는 뜻이더군요.   

그런 기억이 있었기에 빵집을 열면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오월’을 넣게 됐고, 그냥 오월이라고 하니 너무 짧아 오월의 종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빵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이름이지만, 앞으로도 뭔가 새로운 것들을 할 수 있는 이름인 것 같아 지금도 마음에 들어요. 

전 사실 빵집을 오래 한 사람이 아니에요. 전 제빵을 최소 30년 정도 해야 빵에 관한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껏해야 절반 정도, 16년 밖에 안 됐어요. 그 전엔 회사를 다녔어요. 시멘트를 파는 영업직이었어요. 건축 쪽 일은 굉장히 험합니다. 영업도 날것 그대로의 영업이라고 할까요.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거짓말을 총동원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일을 했어요. (웃음) 

건설, 토목 현장이 굉장히 거칠어요. 전 처음엔 연구직으로 회사를 지원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영업직 6개월만 하면 연구직으로 보내준다”고 해서 억지로 영업 일을 했죠. 처음 영업을 하러 나갔다가 돌아와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사정을 하기도 할 정도로 안 맞았어요. 그런데 1년을 버티고 난 뒤 회사가 “연구소로 보내주겠다”고 할 때쯤엔 “안 가겠다. 계속 영업 일을 하겠다”고 말했어요. 1년 동안 제가 굉장히 많이 변한 거죠. 사람을 만나다보니 누군가를 나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에 자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일을 잘했어요. 술도 좋아했구요. 점심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쉬지 않고 술을 마신 적도 있어요. 실적도 좋았어요. 그런데 문득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평범한 고민이었어요. 누구나 직장을 다니면 늘 뭔가 아쉽죠.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 일이 아니고, 그런데 괜히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도 오고. 내가 정말 할 수 없는 일도 억지로 해야 하고, 방법을 도출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씩 힘들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큰 지하철 공사를 수주하러 입찰장에 갔을 때였어요. 경쟁사도 우리도 영업 관련 부서가 총출동을 했죠. 전 과장이었는데 부장님, 상무님, 전무님, 오너까지 오셨죠. 임원들을 보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내가 이 일을 계속하면 저렇게 직급이 올라가도 하는 일은 똑같겠구나.’ 그래서 입찰을 끝내고 밖에 나와 한참을 생각했어요. 나름 칭찬받는 게 재미있어 회사를 다니기는 하는데, 과연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기는 한 건지. 그런데 머릿속에 제가 좋아하는 일이 잘 떠오르지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깊게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살면서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저는 파일럿 시험을 본 적도 있어요. 대학 때는 군인이 될까 생각한 적도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에 하고 싶은 일이 없어졌던 것 같아요. 생계를 위해 회사에 들어오고 난 뒤로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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