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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종(2) : 어느 날 갑자기 내 빵이 완판되기 시작했다

오월의 종(2) : 어느 날 갑자기 내 빵이 완판되기 시작했다

Story Book<브랜드 소셜 살롱> Be my B의 BRAND WEEKLY

15분

<오월의 종(1) : 이 집 빵 맛이 변하지 않는 이유>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빵을 많이 만들지 않는 이유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욕을 많이 먹었어요. 처음엔 아침 8시에 문을 열다가 나중에 11시에 문을 열었거든요. 주변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무슨 빵집이 11시에 문을 여느냐는 둥, 주인이 게을러 터졌다는 둥. 중간중간 빵을 만들다 품질이 안 나오면 그냥 문을 닫아버렸어요. 빵은 다 버렸죠. 주변에서는 ‘분명히 주인이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게는 정말 절박했습니다. 정말로 나답게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를 갖고 왔기 때문에요. 이게 무너지면 빵이고 장사고 의미없는 게 됐거든요. 원하는 빵이 안 나오면 화가 나서 가게 문을 닫고 나갔어요. 그리고 순댓국 집에 가서 대낮부터 소주를 마셨죠.

어느 날부터 내 마음에 드는 빵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대로 시간을 지켜가며 문을 열기 시작했죠. 문은 열었는데 그렇게 반응이 좋지는 않았어요. 예를 들면 무화과 호밀빵. 지금은 정말 잘 팔리는 빵인데, 제가 이 빵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빵 대회에 가지고 나갔어요. 아주 혹평을 받았어요. 일본인 셰프가 “이건 빵으로 볼 수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쟁반을 들고 심사위원 평가를 받는데 그 분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듣고 쟁반을 뒤집어엎고 나와버렸어요. 그런데도 노력상인지 상장은 날아오더라구요.

무화과 호밀빵은 처음엔 10개를 만들었어요. 그럼 2개가 팔리고 8개가 남았어요. 그 짓을 3년 넘게 했습니다. 호밀빵은 오래 되면 그대로 굳어요. 남은 빵이 아까워서 가게에 쌓아뒀더니 크리스마스 무렵엔 트리처럼 수북히 쌓였어요. 거기 트리 장식을 걸었더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대단하다”며 사진을 찍더라구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내 생각을 남들이 편안하게 받아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왜 안 알아주느냐가 아니라 시간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걸 몰랐던 것 같아요. 조급해하기만 했지, 시간을 갖고 가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것 같아요.

이태원에 와서도 처음엔 빵이 잘 안팔렸어요. 그런데 정말, 어느 날 갑자기, 오후 2시도 안돼서 빵이 다 팔려버린 거에요. 그래서 “어, 이 동네에 행사 있었나” 하고 두리번두리번 했어요. 그날부터 지금까지 2시가 되기 전에 빵이 다 팔려버려요. 사람들이 물어보는데 저도 그렇게 답할 수 밖에 없어요. 정말 어느날 갑자기였어요.

천천히 조금씩 변한 게 아니라 갑자기 변하니까 제가 적응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일단 많이들 사니까 많이 만들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많이 만들면 빵의 품질이 떨어져요. 이걸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많이 만들지 말자고 결정했습니다. 결국 단순한 목표는 빵은 맛있게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만들 수 있는 만큼만 만들기로 했어요. 그것만 만들고 나면 저는 뒤도 안 돌아봅니다.

그러다보니 손님이 많이 오시는 날은 일찍 문을 닫게 되거든요. 한번은 지방에서 노부부가 지팡이를 짚으시고 올라오셨는데, 빵이 하나도 없으니까 당연히 화가 나죠. 지팡이로 몇대 맞았어요. 그런데 결국 내가 처음에 빵을 시작했을 때를 조금씩 되새겨 봐요. 왜 시작했으며 처음 시작했을 때 생각이 뭔가. 물론 빵을 계속 만드는 것도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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