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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산돌 (2) : 좋은 서체란 무엇인가

10. 산돌 (2) : 좋은 서체란 무엇인가

Story Book<브랜드 소셜 살롱> Be my B의 BRAND WEEKLY

8분

*<산돌 (2): 한글은 본래 세로로 쓰기 위한 문자였다>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기술적인 것보다 중요한 건 '디자인의 철학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경험, 감성이 중요한 트렌드로


기술적인 것보다 중요한 건, ‘디자인의 철학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입니다. 저희는 좋은 서체란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저는 일본의  서체 대가인 토리노우미씨의 한국 강연를 들으며 영감을 얻었어요.

토리노우미씨는 자신이 배워온 모든 기술을 집약해 히라기노 명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히라기노 명조보다 유우츠키 명조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 자기가 봤을 때도 유우츠키가 더 좋은 서체라고 얘기해요. 그 이유가 뭔가 하면, 히라기노는 기술적으로 세련되고 완벽하지만 유우츠키가 가진 인간미(정감)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편안함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예요. 자세히 보시면 히라기노는 삐죽하고 모서리가 걸려요. 반면 유우츠키는 어딘가 닳아있고, 오래된 느낌을 줍니다. 우리가 레트로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에요.

 

히라기노 명조와 유우츠키 명조 비교. 미세한 선의 차이가 글자의 느낌을 좌우한다. [자료 산돌]

좋은 서체는 무엇일까요? 실제 쓰여지는 환경에 잘 맞는 서체, 즉 사용성이 뛰어난 폰트가 좋은 서체겠지요. 뿐만 아니라 디자인 표현 또한 실제감이 느껴져야죠. 이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폰트에도 “리얼리티”를 구현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실감’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네요.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실제 쓰여지는 상황을 고려한 디자인” 사용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표현 자체가 실감 나는 디자인이라면 최고죠. 예를 한 번 들어봅시다. 

 

왼쪽) 타자기 서체를 흉내내 만든 서체, 오른쪽) 타자기 서체를 직접 활용해 만든 서체. [자료 산돌]

왼쪽이 타자기 느낌을 구현한 서체이고, 오른쪽은 진짜 타자기로 쓴 서체입니다. 요즘엔 왼쪽 서체를 잘 안 씁니다. 진짜 타자기로 쓴, 실감 나는 서체를 써요.

 

왼쪽)손글씨를 흉내내 만든 서체, 오른쪽) 직접 손글씨를 써서 만든 서체. [자료 산돌]

손글씨 서체가 처음 나왔을 때, 실제로는 손글씨가 아니었습니다. 손으로 썼는데 이렇게 수직으로 나올 리가 없어요. 이후 출시된 손글씨체를 한 번 보세요. 어떤가요? 사람이 직접 써야만 보이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왼쪽) 목판체를 흉내내 만든 서체, 오른쪽) 이철수 목수가 직접 쓴 서체. [자료 산돌]

목판체도 초반에는 목판에 새기는 글씨를 흉내 내서 만들었어요. 보시다시피 느낌이 안 살아요. 그래서 나중엔 진짜 목수인 이철수님이 쓴 목판체를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현대카드 서체와 배달의 민족 서체. [자료 산돌]

디자인이 서체에 적용되는 경우도 있어요. 현대카드 로고는 신용카드라는 물성을 녹여냈는데, 글씨를 보다 보면 카드가 떠오르죠. 또 배달의 민족은 B급 문화가 컨셉이잖아요. 그래서 배달의 민족 폰트는 폰트를 한 번도 안 만들었어요. (웃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브랜드의 특성이 잘 묻어나 있어요. 실감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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