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함께 살고, 함께 일하는 동네 아지트 ‘로컬스티치’ -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

함께 살고, 함께 일하는 동네 아지트 ‘로컬스티치’ -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

도시가 빨리 변화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발달했지만, 전통적으로 이어진 산업은 도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동네에 있는 슈퍼, 여관, 세탁소 같은 가게들이죠. 우리는 이 비즈니스를 재미있게 고쳐보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요.

안녕하세요? 김수민입니다. 앞의 발표가 거시적인 도시 이야기라면, 이번엔 미시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도시라는 거대한 스케일에서 훅 좁혀와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건축을 전공한 공간디자이너입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우리가 만들고 운영하는 공간 이야기, 그리고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느낀 20대, 30대 밀레니얼의 주거와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지금의 이야기들이 완성한 인사이트는 아니지만 우리의 고민을 여러분께 공유함으로써, 서로 도움을 받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공실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지방 원도심 같은 경우는 사람이 없어서 공실이 발생하지만, 서울의 경우 임대료가 많이 올랐죠. 건물주가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임대료 수준과 그 안에서 장사를 하거나 살거나 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당한 임대료의 격차가 너무 큽니다.

즉 서울은 그 격차에서 발생하는 공실률이 대부분이죠. 로컬스티치는 이런 격차를 중간에서 조정하고, 기획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을 합니다. 저희는 건축을 전공한 사람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2011년도에 회사를 만들었고, 서울에서 공간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아이러니합니다. 아파트 가격도 많이 뛰었지만, 최근 2~3년 사이에 서울을 중심으로 꼬마빌딩 같은 건물들이 있는 단독주택지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공간을 빌리는 임차인 입장에서 보면 거의 1.5배 또는 2배 정도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체감을 해요. 반면 가격이 오르다 보니, 그 격차를 중재하고 공간 안에 새로운 콘텐츠를 넣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금이 그런 타이밍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유휴공간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휴공간을 중심으로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어요. 건물주와 공간에 들어오는 임차인, 공간에 투자하는 사람, 그리고 동네 사람들도 있죠. 우리는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손해를 보지 않는 행복한 입장에서 공간을 개발하는 게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기획하고, 개발합니다. 우리가 직접 직영을 하기도 하고, 때론 건물주나 다른 기타 회사가 대신 운영하는 형태를 띠고 있죠. 어떻게 보면 일본의 UDS 같이 대단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우린 바닥에서 일하고 있어요.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몸으로 모든 일을 하는, 바닥의 일입니다(웃음).

공간보다 중요한 운영

로컬스티치 1호점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로컬스티치는 우리가 만들고 운영하는 공간의 이름이기도 해요. 2012년에 계획을 해서 2013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저의 경우 늦은 나이에 건축을 전공해,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독립하겠다는 욕구가 컸어요. 실제로 학교 다닐 때 창업을 했죠.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죠. 당시 함께 일하던 친구들과 생각해낸 것이 작은 동네에 있는 가게들을 브랜딩하고, 고쳐주는 일이었어요. 당시엔 디자이너가 거의 하지 않는 일이었죠. 그런 일을 우리가 적은 값에 해주는 대신 더 실험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NGO 단체처럼, 비영리기업이나 작은 가게를 중심으로 일을 많이 얻어서 실력을 쌓자고 생각하고 2~3년 매진해 일을 했습니다.

2~3년이 지나고 보니 좀 의아했습니다. 우리의 디자인과 설계가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작은 가게들의 장사에 도움을 줬는지 의아하더군요. 작업했던 곳 중에는 서울역에 있는 쪽방 주민들이 하는 봉제공장 겸 카페부터 이주여성을 위한 다문화 음식점, 방학3동 동주민센터 리모델링, 착한 꽃가게 같은 곳이 있었어요. 원인을 분석해 보니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능력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었죠. 고민 끝에 동네에 있는 가게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건드려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었어요. 근본적으로는 공간들이 지속이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도시가 빨리 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발달했지만, 전통적으로 이어진 산업은 도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동네에 있는 슈퍼, 여관, 세탁소 이런 가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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