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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에서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 당신에게

레드오션에서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 당신에게

Story Book브랜드의 품격 : JTBC 뉴스룸이 다르게 앞서가는 법

11분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살아남을 고민을 하죠. 그 고민은 사실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재정의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_이무원 연세대 교수

이것은 개국 7년 동안 발버둥치며 성장한 한 방송국의 뉴스룸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당신이 속한 조직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원합니다. 남들과는 다른 시장을 찾아내 틈새를 파고들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에서 경쟁은 너무 치열합니다. 남과 다른 전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2011년 개국한 JTBC가 처한 환경도 그랬습니다. 방송 산업은 "이미 레드오션에 사양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네 개의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동시에 문을 열었습니다. "잘 될 리가 없다"는 시선이 일반적이었지요. 이런 시선을 딛고 JTBC는 7년 만에 신뢰도ㆍ영향력 1위의 방송국이 됐습니다.

우리는 JTBC 뉴스룸을 통해 자신의 남다름을 증명하는 본질적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답이 없다"는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너희는 누구냐"는 차가운 시선을 어떻게 버텨냈는지,
"살아남고 보자"는 동동거림을 잠시 멈추고 본질을 점검하는 마음가짐과
"너희도 똑같을 것"이라는 냉소를 이기고 독자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방법을 들려주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와 김필규 JTBC 주말뉴스룸 앵커가 함께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JTBC 뉴스룸이 어떻게 단기간에 지금의 브랜드를 구축했는지에 대한 분석입니다. 개국 이후 쭉 JTBC 뉴스룸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김필규 앵커는 그 동안 고군분투한 조직과 구성원의 이야기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JTBC를 주제로 8개월의 연구를 진행해 스탠포드대 케이스 스터디 교재를 집필한 이 교수는 이런 노력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이유를 경영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먼저 대화를 나누고 그 기록을 토대로 각자가 생각을 발전시키고 정리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습니다. 두 사람은 2018년 6월 중순 처음 만났고, 같은해 12월 초 여섯번째 만남에서 최종 원고를 확인했습니다. 중국 음식점에서의 첫 만남을 제외하고는 항상 신촌 연세대 캠퍼스의 이 교수 사무실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보통 월요일 아니면 화요일 오후였는데, 주말에 뉴스를 진행하는 김 앵커가 쉬는 날이어서였지요. 사무실에는 늘 이 교수가 준비해 둔 커피가 있었고, 오로지 프로젝트 이야기만 하는데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김필규를 만나다

폴인에 JTBC의 성장 스토리를 싣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올 봄입니다. 콘텐츠 업계에서 JTBC는 일시적 신드롬을 넘어 롤 모델로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재 업계에서도 브랜드 전략을 벤치마킹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주말 뉴스룸 앵커를 맡고 있는 김필규 기자를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나 "JTBC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중앙 그룹의 기자 중에서 김필규 앵커만큼 JTBC의 역사를 잘 아는 이는 몇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2009년 JTBC 설립 자본금을 모으기 위해 투자자를 유치하는 '컨소시엄팀'에 뛰어들었습니다. JTBC의 비전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를 설득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한 거지요. 이후 자연스럽게 개국 준비위원회에 합류했고, 2011년 개국 시점부터 보도국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김 앵커는 "좋다"고 말했습니다. JTBC가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기록을 한번쯤 남겨보고 싶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연재해야 할지에 대해 몇차례 기획 문서가 오가며 점차 방향이 분명해졌습니다. 우리는 몇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 김 앵커가 잘 모르는 보도국 바깥의 이야기는 연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 앵커가 예능과 드라마를 키워온 핵심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형식도 고민해봤지만, 그 경우는 전달자가 꼭 김 앵커일 필요가 없었지요. JTBC 전체가 아닌, JTBC 뉴스룸의 성장 이야기를 쓰기로 한 것입니다.

둘째, 저널리즘적 시각이 아닌 비즈니스적 시각에서 JTBC 뉴스룸의 성장을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언론계에서 JTBC가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분석한 콘텐츠는 적지 않습니다. JTBC 뉴스룸이 아니라 어떤 언론이라도, 저널리즘적 평가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게 마련입니다. 더욱이 JTBC 내부인이 JTBC 뉴스룸에 대해 저널리즘적 분석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마침 김필규 앵커는 중앙일보 경제ㆍ산업부 취재 경력이 길었습니다. 산업부에서 근무하다 1년 휴직계를 내고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밟기도 했지요.

셋째, 그럼에도 김 앵커 혼자의 목소리로만 정리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분석을 진행해줄 외부인이 필요했습니다. 누구보다 김 앵커가 그걸 원했습니다. 본인은 큰 틀의 키워드에 따라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쪽에 머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JTBC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객관적 시각을 갖춘 전문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이무원을 만나다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JTBC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 교재를 만들기 위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라는 것이었지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무원 교수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폴인을 간단히 소개하고 김필규 앵커와의 공동 작업을 제안했습니다. 통화를 시작한 지 3분이나 됐을까요. 이 교수는 전화기 너머로 시원시원하게 답했습니다. "좋습니다. 같이 합시다." 김 앵커와 함께 뉴스룸을 분석할 수 있다면 케이스 스터디 집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2개월 정도 지속된 고민이 명쾌하게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이무원 교수는 JTBC 뉴스룸의 애청자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하와이대학에서 석좌 교수를 지냈습니다. 연세대 경영대학 최초의 석학 교수로 임명되며 한국에 돌아온 것이 2013년, 16년의 미국 생활 뒤였습니다. 처음 한국에 돌아와 방송 뉴스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굉장히 경직돼 있다고 느꼈어요.
앵커를 포함해서 기자들이 너무 딱딱하게 말을 하는 게 이상해보였죠. 우리가 북한 뉴스를 보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그리고 모든 뉴스가 비슷하다는 느낌이었어요. 미국은 뉴스를 보면 그 방송국의 정체성(indentity)이 보이거든요. '이 조직은 이 사건을 이렇게 프레이밍(framing)하는구나, 역시' 하는 식이죠. 그런데 한국의 뉴스는 대부분의 방송국이 고유의 논조가 보이지 않았어요. 여기든 저기든 비슷한 뉴스를 내보냈거든요.

그 중 새롭게 느껴졌던 뉴스가 JTBC였다고 합니다. 특히 세월호 사건 당시 1년 가까이 담론을 이끌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담론의 방향을 제시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죠. 한시간 넘게 뉴스를 진행하면서 JTBC는 어떤 이슈를 중시하는지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도 달라보였구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영학자로서 JTBC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조직의 전략이 궁금해진 것이죠. "종합편성채널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한꺼번에 4개 사업자들이 뛰어들었으니 경쟁이 너무 치열한 거죠. 그 와중에 JTBC만 잘되는 게 신기했죠." 레드퀸(Red Queenㆍ붉은여왕) 이론을 적용하면 잘 설명되겠다는 가설이 처음부터 떠올랐다고 합니다. 레드퀸 이론을 창안한 윌리엄 바넷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폴인 프로젝트는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이 교수는 말합니다. "조직 구성원을 심층 인터뷰하더라도 한계를 느낄 때가 있거든요. 연구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는 어렵죠. 김필규 앵커와 여러 차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JTBC의 조직문화와 전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를 ‘재정의’하고 성장의 가능성을 높여라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전에 우리는 먼저 타겟 소비자를 정했습니다. 누가 이 콘텐츠를 읽어야 할 것인가, 고민한 거죠. 김필규 앵커는 기획 초기부터 뚜렷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개국 초기에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면 비슷한 환경에 처한 조직이 너무 많아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조직들이요. 그 사람들에게 용기와 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무원 교수는 동의했습니다. 그는 두 가지 상황에 처한 기업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했습니다.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상황이거나, 혁신을 통해 한단계 올라서야 하는 상황. 이 교수는 이 스토리북을 읽는 독자들이 자기 조직이 속한 산업을 재정의(Redefining)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살아남을 고민을 하죠. 그 고민은 사실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재정의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JTBC 는 새로운 경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독특하고 혁신적인 재정의 작업을 거쳤다고 생각해요."

이 교수는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었습니다. 오늘날 자동차 산업의 범주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자동차 회사의 정의도 복잡해졌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스탠포드 대학교 옆 팔로알토 시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대요. '미래에 넌 무슨 차를 타고 싶니' 하고 물었더니 벤츠와 BMW는 4등과 5등에 머물렀고, 3등은 테슬라 2등은 애플, 1등은 구글이 차지했어요. 지금은 양산차를 만들지도 않는 회사들이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꼽힌 거죠."

두 링커에게, 이 콘텐츠를 통해 가장 던지고 싶은 키워드는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두 사람은 '용기'를 꼽았습니다.

김필규 앵커는 JTBC 개국 초기를 돌아봤습니다.

"투자 유치 작업에 참여한 때부터 방송국을 개국할 때까지, 하루도 회의적인 얘기를 들어보지 않은 적이 없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디지털 시대에 방송을 열어 뭐하려고 그러느냐' '신문만 하면 천천히 망하고 방송까지 하면 빨리 망하는 것'이라고도 했어요. 개국을 하고도 마찬가지였어요. 취재 현장에 나가면 'JTBC가 뭐냐' 하는 차가운 시선을 늘 받았어요. 뉴스를 끝내고 나면 어깨가 축 처져있는 후배들이 많았죠. 오늘은 이렇지만 내일이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지 않았구요. 당시 JTBC는 장비도 기자 수도 부족했어요. 개국 첫날 생방송이 제대로 나갈 수 있겠느냐는 걱정 때문에 방송이 끊어지면 내보내려고 '동물의 왕국' 다큐멘터리를 준비했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방송국을 열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보도국과 회사, 언론의 지형이 변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많은 분들이 JTBC의 초창기 모습에서 용기를 발견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이무원 교수는 가능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같이 힘있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는 별로 없죠. 하지만 짧은 시간에 가치를 기반으로 힘있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JTBC는 충분히 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JTBC 뉴스룸을 통해 뉴스의 대명사, 뉴스의 롤모델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만의 강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은 모든 기업에게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겁니다."

이제, JTBC 뉴스룸의 성장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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