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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1) : 아웃사이더의 힘

애플 R&D그룹의 철학자는 매일 ‘인류가 앞으로 원할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A4 용지 반 페이지 정도의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새로운 시도는 어디에서 오는가?

2011년 상반기, 각 종편 4개 채널은 12월 개국을 목표로 운영 인력을 모으기에 여념이 없었다. 미디어 비평지와 전문가들은 이를 인력 엑소더스’라고 불렀다. 기본적으로 대주주인 신문사의 기자 중 일정 인원을 배치했고, 경력 공채와 스카우트를 통해 케이블 방송, OBS, 지역 지상파, 지역 민방의 방송 경험 인력을 확보했다. 당시 한동안 경력 기자들의 유출과 연쇄적인 이동으로, 지상파를 제외한 각 언론사의 보도국 전반이 시끌시끌했다.

JTBC의 경우 언론 전문 잡지 <신문과 방송>*에 따르면, 기존 중앙일보 기자 약 30여 명과 경력 공채로 뽑은 기자 30여 명, 신입 15명으로 구성했으며 2차 경력 공채를 진행했다. 12월 개국을 앞두고 약 100명 내외의 보도국 인력을 모집하겠다는 목표였다.

* 관련 기사 : 상반기에만 100여 명 이동 자고나면 “또 누가…” <신문과 방송> 2011년 10월호

나름대로 인재 확보에 힘썼지만, 이미 방송 프로세스와 조직 면에서 월등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지상파에 비하면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신문 기자들은 방송 제작 프로세스를 잘 알지 못했고, 자신이 속한 신문사가 대주주이긴 하지만 신생 매체인 방송국의 미래가 과연 어떨지 혼란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경력직으로 외부에서 수급된 인원이 중앙일보에서 옮겨온 내부 인원과 그 숫자가 비슷했다. 대형 언론사 편집국 네트워크는 보통 ‘공채 몇 기’ ‘입사 동기’ 등 공채 시스템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다. 하지만 새로 출범한 방송국에서는 그런 문화마저 다시 세워야 할 상황이었다. 또 신문사 출신 인력과 방송사 출신 인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이런 혼란함을 일차적으로 잠재운 것은 손석희 보도 담당 사장이었다. 이전 대담을 통해 살펴봤듯이, 그는 이 조직에 핵심 가치와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고, 구성원들에게 효율적인 ‘위임’을 해냄으로써 핵심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자 JTBC뉴스가 이제 ‘무엇을 하는 곳’인지 조직 구성원뿐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알 수 있게 됐다.

조직이 정체성을 찾아가자, 지속적으로 의심을 받던 방송 역량과 내부 인원의 조화 문제도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으며, 결국엔 새로운 시너지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무원 교수는 이번 대담에서 그 이유를 ‘구조적 공백’에서 찾는다.

구조적 공백이란 네트워크를 이루는 다양한 하위 집단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말한다. 네트워크가 닫혀있을수록, 즉 네트워크 내부에 있는 사람들끼리만 교류하는 폐쇄적 네트워크일수록 그 네트워크에는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공간을 메우는 사람을 네트워크 중개자network broker라고 부른다. 네트워크 중개자들은 여러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존재다.

이 교수는 지난 대담에서 김필규 앵커가 언급한 <정치부 회의> 또한 구조적 공백에서 생겨난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한다. 카메라에 다른 카메라를 노출하는 등 기존에 방송의 룰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탄생할 수 없었던 시도가 일어났고, 그것이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촘촘한 네트워크에서는 변종이나 신종이 등장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방송이라는 네트워크의 ‘아웃사이더’가 그 공간을 메움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5시 정치부 회의

이는 최근 경영계에서도 주요 이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출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업종인 클라우드 서비스 AWS를 통해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미국 클라우드 컴퓨터 시장의 34%를 점령하는 엄청난 성과를 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또한 콘텐츠와 관련 없는 소프트웨어 업종 출신이지만 현재 탄탄한 콘텐츠 유통 및 제작을 기반으로한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많은 기업에서는 기존에 구축한 폐쇄적 네트워크를 뛰어넘어 구조적 공백을 발견하고, 외부의 시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부담스러워한다. 혹은 외부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해나가야 할지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이무원 교수는 국내의 ‘사내 벤처’가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를 이와 관련해 지적한다.

현재 한국의 방송 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상파의 아성이 무너지고, TV 이외의 콘텐츠 수요의 확대로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방송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질적 성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 TV 프로그램의 해외 판권 판매도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결국 시장 전체 생태계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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