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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1) : 구글과 페이스북은 해체되어야 할까?

▶ 다시보기

0. 세계화 4.0을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1. 프롤로그 : 장벽의 시대
2. 돈(1) : 양적완화, 그 파티는 끝났다
3. 돈(2) : 금융위기, 올 것인가?
4. 돈(3) : 중국의 침체와 트럼프의 전략
5. 기술(1) : 구글과 페이스북은 해체되어야 할까? (현재글)
※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에서 판매 중인 <2019 다보스인사이트>의 일부입니다.

이제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술기업은 세계화의 수혜를 입고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 지역경제 악화, 정치 갈등 유발, 데이터 독점 등 전 세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기술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케일 경제 scale economy’에 대해 이야기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기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상상 이상의 스케일 확장력을 갖추게 됩니다. 미국의 서비스인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을 한국에 사는 우리가 일상처럼 사용하는 것처럼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여 년의 시간동안 누구도 기술기업들을 규제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무서운 속도로 커지는 기술기업을 그냥 두고볼 수는 없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2019년 2월 21일. 슈피겐홀에서 열린 강연 <2019다보스인사이트>에서 연사 주영민이 2019년 다보스의 글로벌 아젠다인 '세계화4.0'에 대해 돈, 기술, 정치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폴인
▶ 주영민은? 대학생 창업가에서 딴짓 구글러로 변신, 이번엔 다보스 포럼에서 마윈을 만나다

기술기업이 공룡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먼저 기술기업들은 사업 확장에 굉장히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제 직장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구글이란 기업은 검색 엔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색 엔진은 결국 질의응답의 반복입니다. 질문하고 답하고, 질문하고 답하고. 구글은 관련된 쿼리를 엄청나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활용해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홈 스피커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홈 스피커가 곧 물어보고 답하는 구조입니다. 구글의 검색 노하우는 구글이 가진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발전합니다. 아울러 유튜브의 비디오, 오디오, 이미지 데이터 역시 인공지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4대 천왕 중 한 명인 앤드류 응이라는 분이 구글 브레인에 계실 때 특정 영상에서 고양이를 가려내는 알고리즘을 만드셨는데, 데이터 학습을 유튜브 데이터로 했습니다. 만약 유튜브라는 엄청난 데이터 풀이 없었으면 이러한 알고리즘을 만들지 못했겠죠. 구글 지도는 굉장히 많은 내비게이션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웨이모라는 자율주행차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술기업은 데이터 리소스를 가지고 사업 확장을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도 프라임 멤버십 정보를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비디오 서비스를 출시하자마자 프라임 멤버들에게 공짜로 풀어 가입자를 처음부터 규모있게 늘렸죠. 넷플릭스도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드는 콘텐츠 사업자가 됩니다.

페이스북도 페이스북이란 플랫폼을 이용해 어떠한 앱도 여러분이 설치하게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대표적이죠. 페이스북 유저와 대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메신저를 깔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단숨에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 미디어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메신저 사업자가 됩니다. 이처럼 테크 기업은 사업 확장에 큰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의 확장

기술 기업은 사업 지역 확장에도 유리합니다. 번역, 현지화 프로그램 개발, 법적인 검토 몇 가지만 끝내면 바로 해외에 나가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팔 때는 그렇게 하기 어렵죠. 법규도 복잡하고, 시장 반응에 대한 예측도 어렵기 때문인데요. 디지털로 서비스하는 기술기업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기술기업이 가진 인적 자원 확장력입니다. 인적 자원은 생산적인 화장과 수익성 확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인적 투자 수익율 지수 ⓒ L2

라구람라잔의 세 가지 질문

다보스포럼에서 경제학자 라구람라잔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라구람라잔은 준비하고 있는 <세 번째 기둥 The Third Pillar>이라는 책에서 세 번째 기둥은 시민사회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시민사회의 결정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는데 지금까지의 경제 정책과 이론을 살펴보면 정부와 기업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시민사회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냐는 것이죠. 라구람라잔이 던진 질문은 세 가지 입니다.

  1. 소비자가 기술기업의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정말 그것에 대가가 없는가?
  2. 오늘 좋았던 것이 내일도 좋을까?
  3. 누가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을까?

첫 번째 질문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지만 사실 공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을 쓰면서 저희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넘겨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뒤에서 조금 상세히 다뤄보려고 하는데요. 기술기업의 독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질문은 지난 10년 동안 엄청나게 비대해진 기술기업의 힘에 대한 것입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누구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알게 모르게 발생한 피해는 너무 커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고객정보가 유출되었던 캠브릿지 애널리카 사건은 정치적 결정에 있어서도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너무 막대해졌음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책을 구매해 보라고 하셨는데요. 다들 보시면 좋겠네요.

데이터는 석유다?

다시 데이터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다(Data is the New oil)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10년은 말 그대로 빅데이터의 시대였습니다. 석유라는 비유처럼 데이터는 굉장히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석유사업은 대부분 독점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독과점이죠.

그렇다면 데이터라는 새로운 원유를 독점하고 있는 기업은 누구일까요? 계속 언급했던 기술기업들입니다. 이 기술기업들이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데이터를 얻고 다시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막대한 자본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전체 경제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잠깐 제로 투 원(Zero to One)이라는 책을 살펴보겠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틸이 쓴 책인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책 내용이 굉장히 재미있는데,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서문과 1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앞부분에 이런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앞으로 그 누구도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어서 제2의 빌 게이츠(MS 창업자)가 될 수 없다.
검색엔진을 만들어서 제2의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업자)이 될 수도 없으며, 또다시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제2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가 될 수도 없다.
이들을 그대로 베끼려는 사람이 있다면 정작 이들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저자의 뜻을 읽어보면 이 기업들은 이미 가능성이 끝났으니 다른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사업은 이미 독점화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컴퓨터 운영체제도, 검색엔진도, 소셜 네트워크도 모두 독점화가 됐거나 그 과정 중에 있다는 이야기죠. 이런 기술기업의 독과점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책에서는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까 “오늘 좋았던 것이 내일도 좋을까?”라는 라구람라잔의 질문과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지금 소비자들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점으로 인해서 그것들이 아예 시도조차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기술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할 때 일어나는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광고주로부터 많이 듣는 이야기 입니다. 익스피디아는 호텔과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구글에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글 검색 광고의 광고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글 서비스, 구글 검색의 관점에서 볼 때 익스피디아가 다루고 있는 항공권, 숙박 검색은 굉장히 매력적인 버티컬입니다. 실제 구글 안에서 금융 정보와 날씨 정보와 더불어서 항공권, 여행 관련 검색 정보는 쿼리량이 가장 높은 버티컬 중 하나입니다.

구글은 당연히 그 데이터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싶어 합니다. 아직 수익화를 하진 않았지만 구글은 이미 구글 플라이트, 구글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익스피디아 입장에서는 우리가 정말 엄청난 돈을 들여서 구글에 광고를 하고 있는데 구글이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어 경쟁까지 하려고 하니 너무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2019년 2월 21일 슈피겐홀에서 열린 <2019다보스인사이트>에서 연사 주영민이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 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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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페이스북은 해체되어야 할까?

기술기업들의 데이터 독점이 심화되면서 곧 데이터 반독점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미국은 ‘공정성'에 굉장히 예민한 나라입니다. 자유시장 경제를 지향하고 있지만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강력한 처벌과 법적인 대응을 하기도 합니다. 공정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해체된 적도 있습니다. AT&T는 1984년 통신사 독점에 대한 해체 판결로 8개 자회사로 분할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999년에 반독점 관련 소송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를 해체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당대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독점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사회적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술기업의 반독점법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이 스콧 갤러웨이란 사람입니다. 한국에서는 <플랫폼 제국의 미래>라는 제목의 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갤러웨이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Splitting Up big tech” 즉 페이스북, 구글이 다 해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랑 인스타그램을 별도의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구글도 구글과 유튜브 별도의 법인으로 나눠져야 하고요. CEO도 다르고, 의사결정 구조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플도, 아마존도 마찬가지란 이야기입니다.

아마존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월마트가 만약 AWS라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월마트가 판매하는 정보를 아마존이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고 가장 강력한 규제가 될 수 있는 게 기업 해체라는 것입니다. 데이터 독점에 대한 이슈가 전에는 수면 아래에 있었다면 이제 일부 사람들이 구글, 페이스북 다 해체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일부는 반독점에 대한 정부 차원이 액션이 어떤 식으로든 나올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데이터 독점에 관한 기술기업의 두 가지 입장

기술기업의 입장은 어떨까요? 기술기업이라면 모두 데이터 반독점법을 반대할 것 같은데 흥미롭게도 데이터 이슈에 대한 기술기업의 입장 차이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눠집니다. 데이터파와 비데이터파입니다.

데이터파를 대표하는 기업은 구글과 페이스북, 비데이터파를 대표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구분은 기업들의 수익모델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업이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에 따라 입장이 다릅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어떻게 돈을 버나요? 광고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 말은 곧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돈을 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데이터파의 입장은 데이터 규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데이터 파 vs 비-데이터파 ⓒBusiness insider

비데이터파인 마이크로소프트랑 애플의 수익구조는 어떤가요? 크게 데이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건을 팔거나 윈도우나 오피스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팔아요. 애플은 대부분의 매출이 아이폰과 맥북 같은 하드웨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서비스 분야가 있긴 하지만 전체 매출에 비하면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비데이터파는 데이터 규제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데이터파는 데이터 규제에 대한 주장이 지나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많이 회자되다 보니 과장이 되었다는 것인데요. 석유사업자는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구글, 페이스북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기술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기업이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데이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서비스에 잠식되는 케이스도 많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서비스 확장에 굉장히 용이하다고 했지만 잘 살펴보면 아니라는 것이죠. 구글의 경우, 구글 플러스를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페이스북도 새로운 앱인 스냅챗에 10대 사용자를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다는 것은 과장이고, 법으로 규제하는 건 사실 혁신만 지체시킬 뿐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데이터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는 가운데, 다보스 포럼에서 등장해 데이터 규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한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FO 루스 포랏,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애플 CEO 팀 쿡 등이 그 주인공이죠.

그들은 각각 다보스에서 데이터 규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이들의 이야기는 향후 데이터 규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이어서보기

6. 기술(2) : 구글, MS, 애플, 페이스북이 바라보는 데이터
7. 기술(3) : AI는 정말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나?
8. 기술(4) : 비트코인 그리고 알리바바 마윈
9. 정치(1) : 좌파와 우파의 종말
10. 정치(2) : 한국과 일본의 정치 변화
11. 에필로그 : 대개혁의 시대, 신기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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