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전통을 창의적으로 복원하다, 보안1942

전통을 창의적으로 복원하다, 보안1942

아트스페이스 ‘보안 1942’는

“현장(매장)에서 돈을 주고받으면서 나오는 결과물이야 말로 동시대 문화의 총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장이나 고급문화시설에서 보여주는 하이엔드하고 아방가르드한 현대 예술도 좋지만, 현장에서4만원에 구현할 수 있는 가치에서 전통의 가치를 드러내고 자신의 가치(이야기)를 드러내야 하죠. 멀리서 찾지 말자. 내 안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장소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브랜드를 구현하고 싶었어요.”

최성우 대표가 자신이 해왔던 얘기를 담은 ‘보안1942’는 어떤 공간일까.

아트스페이스 ‘보안1942’. ⓒ최성우

‘보안1942’는 카페, 술집, 여관, 전시공간을 한 공간 안에 모두 품고 있다. 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걷고, 쉬면서 총체적으로 문화를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문화숙박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장소다.

과거의 보안이 지금의 보안으로 오기까지, 세월이 스며든 순간들

‘보안1942’는 추사 김정희의 집터가 뿌리내린 1800년대 후반까지 올라간다. 이후 1936년 서정주, 김동리, 김달진, 함형수 등 문학가들이 보안여관에서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창간하며 한국 근대 문학이 꽃피기도 했다.

“1936년 가을 함형수와 나는 둘이 같이 통의동 보안여관이라는 데에 기거하면서 김동리, 김달진, 오장환들과 함께, ‘시인부락’이라는 한 시의 동인지를 꾸며내게 되었다.”

_서정주의 『천지유정』 중에서

『천지유정』에 적혀 있던 단 두 줄의 문장에 등장했던 보안여관은 그 행간과 자간 속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모두 담겨있다. 보안여관이 자리한 서촌이 지닌 사회문화적 의미 또한 특별하다. 이중섭, 이상, 구본웅, 천경자, 박노수 등 걸출한 근대 화가들부터 문화예술가, 인문학자들까지. 이들의 거주지나 작업실이 있던 공간이 바로 서촌이다. 한국 근대 문화의 시간과 역사가 온전히 묻어 있는 곳인 셈이다.

전통을 박제화시키지 않고 보안여관의 원형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은 건축 초기 기획 단계부터 이어져 왔다. 보안여관 옆에는 2층 적산가옥이, 뒤편에는 한옥이 있었지만, 최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안여관에 더욱 힘을 실었다.

“모든 기억과 전통을 보존하고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보존은 중요하지만 오래됐다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죠. 문화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의 가치로 만들기 위해서 시간과 역사는 편집돼야 합니다”

원형과 전통을 영원히 지키는 것보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야 시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보안여관의 역사는 계속해서 연구되었고, 그 결과 보안여관에 대한 기억은 더욱 증폭되고 강조되었다.

공사 중 보안여관 터에서 유적이 발견돼 건설이 5년간 중단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안여관이 품은 공적인 기능과 가치를 믿고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문화재청을 설득하며 지금의 보안여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는 ‘보안1942’가 장소에 따라 5가지 키워드로 구성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성, 뿌리가 되어 공간을 지탱하다

‘보안1942’를 동시대의 공적인 공간이자 지속가능한 문화숙박장으로 만들고자 고민한 최성우 대표는 각 공간에서 Read(읽을 수 있는 2층의 Boanbooks), Walk(서촌으로 걸을 수 있는 보안1942), See(문화를 볼 수 있는 지하 1층의 artspace boan전시장), Sleep(잠을 잘 수 있는 3,4층의 Boanstay), Eat(먹고 마실 수 있는 1층의 카페 33market)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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