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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릳츠'하면 떠오르는 맛을 설계하라.

'프릳츠'하면 떠오르는 맛을 설계하라.

Story Book프릳츠에서 일합니다

7분

안녕하세요.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 신원학입니다. 저는 <프릳츠에서 일합니다>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개성 있는 상호와 디자인으로 유명해진 곳인 줄만 알았는데, 브랜드 철학까지 아주 단단한 회사더군요. 그래서 매 화 브랜드 경험 디자인 관점에서 독자 여러분이 생각해 볼만한 질문을 던져볼까 합니다.

1화는 브랜드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브랜드 철학은 자신들의 세계관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프릳츠는 F&B의 기본인 맛을 중심으로 본인들의 세계관을 들려줍니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같이 퀄리티 컨트롤 작업을 하고, 한 잔의 커피에 담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죠. 일관적이고 열정적입니다.

서두가 길어졌네요. 1화를 읽고 에피소드 하단에 있는 질문을 생각해보세요. 브랜드 철학이 무엇인지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조금만 짧게 뽑아볼까?"
"클린 컵은 지금이 나은 것 같은데 산미는 길게 뽑은 게 나은 것 같고. 광희는 어떤 게 나아?”
 
프릳츠 도화점. 오픈 키친 구석의 작은 의자에 프릳츠커피컴퍼니(이하 프릳츠)의 김병기 대표가 앉아 있습니다. 커피머신과 가까운 자리에 앉은 건, 바리스타와 함께 에스프레소 테이스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에스프레소 테이스팅은 그날의 커피가 맛있게 나가기 위한 셋업 작업입니다. 매일 반복하는 작업이죠. 같은 날에도 셋업은 몇 번씩 바뀝니다. 과일의 맛이 온도와 습도에 따라 아침과 점심, 저녁에 먹을 때 다르듯, 커피도 하루에도 계속 맛이 바뀌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이산화탄소 등 흔히 가스라고 하는 여러 가지가 원두에서 분출돼 커피와 물이 만나는 형태가 계속 바뀐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셋업은 시시각각 맛이 달라지는 원두를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프릳츠 커피 맛’으로 맞추는 작업입니다.
 
이른바 ‘퀄리티 컨트롤’입니다. 그날의 커피 셋업을 맡은 바리스타가 커피 종류에 따라 커피양과 추출 양과 추출 시간, 물의 성분, TDS(total dissolved solids: 고형물질이 물속에 녹아 있는 양. 즉, 커피 한잔의 농도), 실내의 온도와 습도 등을 기록하면 이 기준에 맞춰 다른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뽑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 맛이 아닌 숫자로 이야기하는 것이죠.
 
퀄리티 컨트롤은 프릳츠 3개 매장(도화·원서·양재)에서 각자 진행하고 기록합니다. 그렇게 3~4년의 기록이 쌓여 있는데 나름 빅데이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범위로 일하자고 약속하니까 이런 범위 안에 들어오는구나 하는 평균값도 나와요(웃음).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요.”
 
차트에는 숫자만이 아니라 ‘단맛은 부족하고 산미가 도드라진다.’ 같은 맛을 표현한 기록도 있습니다. 딱히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맛의 표현이죠.
 
“복숭아 과즙에서 마치 햇살과 같은 산미가 터져 나오고…. 만화 <신의 물방울> (학산문화사, 기바야시 신, 2005) 같은 표현을 쓰진 않아요(웃음). 누가 봐도 오해가 없는 단어를 쓰죠. 예를 들어 초콜릿이라고 말하면 누구나 초콜릿 맛을 떠올리잖아요. 간단하고 정제된 단어, 단순한 단어를 써야 함께 일하는 사람끼리 오해가 없거든요.”

어떤 커피를 좋아하세요? 

이쯤에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입니다. 좀 모호한가요? 그럼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커피의 어떤 맛(쓴맛·단맛·신맛)을 즐기시나요? 


   커피에는 고유의 당도가 있습니다. 프릳츠는 그것을 최대한 끌어내는 생두를 고르고, 로스팅과 추출합니다. 

‘프릳츠 스타일’은 ‘단맛’입니다. 설탕을 넣지 않고는 (적어도 아마추어인 제게는) 가장 존재감이 희미한 그 단맛입니다. 커피에서 단맛 찾기는 웬만한 고수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쓴맛과 신맛을 더 빠르고 강하게 느끼는데, 쓴맛일 경우 독이 들어있을 확률이 높고, 신맛은 음식이 상했을 경우가 많아서라고 하더군요.
* <진화의 배신>  (부키, 리 골드먼, 2019) 

숨은 단맛을 찾아가는 것. 그게 프릳츠가 커피로 일하는 법입니다. 커피에는 고유의 당도가 있습니다. 프릳츠는 그것을 최대한 끌어내는 생두를 고르고, 로스팅과 추출을 합니다. 물론 포도를 먹을 때나 초콜릿에서 맛볼 수 있는 단맛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새삼 생각해보면 커피는, 그러니까 커피 씨앗(생두)을 품은 커피체리는 과일입니다. 과일을 포함한 채소나 곡물 같은 신선한 농작물에는 천연의 단맛이 있습니다. 싱싱한 무나 당근을 한 입 베어먹고 “달다”라고 말하는 그런 단맛입니다. 실제로 잘 익은 커피 열매는 무척 달다고 하네요.
 
영국 스퀘어마일 커피 로스터스의 공동대표인 제임스 호프만은 그의 책 <커피 아틀라스> (아이비라인, 2016)에서 “열매에 들어 있는 당분은 커피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대체로 열매의 당분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죠.
 
퀄리티 컨트롤을 하던 이광희 바리스타가 단맛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듯, 추출 방법에 따라서도 커피 맛은 달라집니다. 추출할 때의 커피는 분자구조의 특성상 ‘신맛·단맛·쓴맛’의 순으로 녹습니다. 즉 추출 시간이 짧으면 신맛이 강조되고, 반대로 추출이 길어지면 쓴맛이 도드라지죠.
 
로스팅도 맛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단순하게는 커피를 약하게 볶으면 신맛이 강하고, 강하게 볶으면 쓴맛이 강해집니다. 약하게 볶으면 커피가 가진 고유의 개성이 드러나고, 강하게 볶으면 로스팅 정도가 주는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죠. 프릳츠는 원두 고유의 개성이 드러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 약하게 볶는 편이죠.
 

단맛+클린 컵(Clean Cup)=프릳츠 커피


우리는 흔히 “맛있다”, “맛없다” 또는 “괜찮다” 혹은 “별로다”라고 맛을 표현하거나 평가합니다. 이런 표현이 아마추어의 평가라면, 전문가는 어떤 항목이 좋은지 맛을 구체적으로 평가합니다. 클린 컵 역시 전문가가 커피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하나인데요. 커피를 마셨을 때 느껴지는 물리적인 깨끗함을 뜻합니다.

클린 컵을 보통 쓰는 말로 바꾸면 ‘깔끔한 맛’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땡감을 먹고 나면 입안이 떫고 텁텁하고 혀가 마른다고 표현하는데, 그게 클린 컵이 떨어지는 겁니다. 커피도 똑같습니다. 맛이 깨끗하고, 혀를 부드럽게 코팅해주고, 마치 물을 마셨을 때와 같이 깔끔한 커피가 있죠. 커피를 마신 후에 물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깔끔한 커피, 그것이 바로 클린 컵이 좋은 커피입니다.

김 대표는 “클린 컵은 커피의 평가항목 중에서 제가 제일 제일 제일 사랑하는 항목이에요.”라며 3차례나 반복해 강조합니다. 클린 컵이 좋으면, 커피에 숨겨진 다른 맛들이 잘 도드라져 풍미를 끌어올리기 때문이죠.


커피는 수확하자마자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때문에, 농부가 얼마나 빨리 좋은 커피체리를 골라내는지, 얼마나 깨끗한 방식으로 가공하는지에 따라 커피의 클린 컵이 결정됩니다. 


커피의 고유한 개성은 테루아르(Terroir)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루아르는 토양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와인이나 커피, 올리브 등이 만들어지는 자연환경 또는 환경으로 인한 독특한 향미를 의미하죠. 즉 테루아르는 토양은 물론이고 토양을 이루는 기후와 고도, 습도, 햇빛, 그리고 농부의 습관 등을 포괄한 의미로 쓰입니다.
 
모든 농작물이 마찬가지지만, 커피 역시 수확하자마자 품질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농부가 얼마나 빨리 좋은 커피체리를 골라내는지, 또는 얼마나 깨끗한 방식으로 가공하는지에 따라 클린 컵이 결정됩니다. 그러니까 클린 컵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의 힘인 셈이죠.
 
자연의 힘만이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내는 클린 컵이 저는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결국 무언가를 해보자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잖아요. 저희가 맛있는 커피, 맛있는 빵을 만들어보고자 노력하는 것도 농부가 만들어내는 클린 컵 같은 개념이거든요. 그래서 클린 컵이 잘 발현되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좋은 식재료는 확보하는 일 역시, 철학이 같은 사람을 찾는 것 

신선한 재료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닙니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결정하는 요소가 무척 광범위하다는 뜻이죠. 일단 커피 농장마다 개성이 다릅니다. 품종마다 맛도 다르죠. 잘 익은 커피체리를 손으로 일일이 골라서 딸지 기계로 수확할지도 영향을 미칩니다. 씻는 방법, 말리는 방법도 중요하죠.

또 로스팅(주로 온도와 시간)에는 저마다의 미학과 철학이 있다고 합니다. 추출은 커피 기술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죠. 그뿐만 아니라 커피를 추출할 때 쓰는 물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허투루 지나칠 단계가 없습니다. 하나의 그린 빈(green bean), 그러니까 하나의 재료가 후가공을 통해 바뀔 수 있는 갈래가 많은 셈이죠.

질 좋은 커피 한 잔을 위해 프릳츠가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좋은 식자재 확보’입니다.

그래서 프릳츠는 커피 농장과 직거래를 합니다. 김병기 대표는 이것이야 말로 ‘진짜 어렵고 훌륭한 기술’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좋은 식자재란 좋은 철학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농장을 찾아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수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이름난 농장도 찾을 수 있죠. 그런데 이름난 농장은 아무나와 계약을 하지 않습니다. 이름난 농장의 농부는 자신이 애지중지 가꾼 커피에 예술가적 자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훌륭한 커피를 만든다는 자의식입니다.”

좋은 원두를 발견해도 거래가 성사 되기는 싶지 않습니다. 유능한 바이어를 통해 소개받아도, 자의식이 강한 커피농장 일수록 바이어의 커피를 대하는 태도를 검증하죠. 이와 관련해 김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그가 미국 카운터컬처 커피(Counter Culture Coffee)에서 일하는 지인의 소개로 한 커피 농장을 찾았을 때의 일입니다. 카운터컬처 커피는 커피의 제3의 물결(Third Wave Coffee)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3곳 중 한 곳인데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의 선두주자라 불리죠. (물론 스페셜티 커피의 역사를 단 3번의 웨이브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으나,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그대로 전합니다.)

“소개받은 농장에서 커핑(커피 맛을 보는 테이스팅 툴)을 한 판 깔아주셨는데, 막상 해보니 제가 사고 싶은 퀄리티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심지어 살짝 오래된 느낌이 나는 커피도 있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죠. 죄송하지만 여기서 제가 구매할 수 있는 커피가 없는 것 같다고요. 조금 더 높은 품질을 기대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제야 다시 깔아주셨어요. 정확한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저를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적어도 맛을 제대로 볼 줄 아는지, 자신들의 커피 중에 어떤 게 더 높은 품질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한 차이니까요.”

프릳츠가 직거래하는 커피농장은 10개 내외이고 커피 종류는 30가지 정도입니다. 나라가 6~7개 정도이고, 그 나라 안에서 두세 개의 농장과만 거래해도 스무 개 훌쩍 넘어가니까요. 카운터컬처 커피, 블루보틀, 스텀프타운 커피와도 거래한다는, 그 유명한 엘살바도르의 킬리만자로 농장과도 직거래하죠. 또 김 대표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직접 운 좋게 찾아낸 농장도 있고,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이 잘하는 곳이 있다고 소개해준 적도 있다고 합니다.

최고 품질의 커피를 확보하는 것 이외에도 커피 농장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커피를 생산한 농부와 생두를 사가는 카페가 직접 거래하니 생산자는 더 높은 이윤을, 카페는 더 신선하고 맛있는 생두를 얻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가 저 같은 손님에게 제공됩니다.

“좋은 재료를 확보해서 손님에게 좋은 결과물을 주는 거죠. 만족한 손님이 카페를 자주 찾아주고, 그럼 저희는 그 비용으로 좋은 재료를 계속해서 구할 수 있고요.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마음을 움직이는 커피 맛의 비밀

개성 있는 작명 센스가 엿보이는 프릳츠의 블렌드 커피 3종 세트. 

농장 고유의 개성을 살린 커피를 싱글오리진 커피라고 한다면, 블렌드 커피는 여러 농장의 커피를 블렌딩(Blending)해서 어느 특정한 맛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프릳츠의 블렌드 커피는 3가지입니다. ‘올드독’과 ‘잘되어가시나’, ‘서울시네마’입니다. ‘올드독’은 묵직한 바디와 풍미, ‘서울시네마’는 밝은 산미와 깨끗한 단맛, ‘잘되어가시나’는 깊고 달콤한 애프터 테이스트가 특징이죠. 작명은 김 대표와 프릳츠의 소문난 바리스타이자 프릳츠 창업 멤버 6인 중 한 명인 박근하 대표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작명 센스도 참 ‘프릳츠’답지 않나요?

“강한 커피, 신맛의 커피… 이런 직관적인 이름으로 표현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특별한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특정한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이를테면 ‘서울시네마’는 도회적인 느낌을, ‘올드독’은 좀 묵직한 느낌이죠. ‘잘되어가시나’는 균형 잡힌(well balanced)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이건 프릳츠의 의도이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해석이 따로 있겠죠.”

맛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결론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흐릅니다.

'내 기호에 맞는 커피 맛은 무엇일까?' 

답을 찾으려면 일단 많이 먹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가지 맛을 비교해서 먹어봐야 신맛이 좋은지 싫은지, 단맛 중에도 초콜릿의 단맛이 좋은지 과일에서 오는 단맛이 좋은지 알 수 있겠죠.

이때 ‘많이 먹어본다’는 말은 ‘자주 즐긴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프로페셔널한 커피 테이스팅을 시작하라고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피 지식을 줄줄 외우거나, 마시는 족족 향과 맛을 분석하라는 것이 아닙니다(물론 원하면 하셔도 됩니다만). 커피를 좋아하는 당신이 좋아하는 카페가 몇 곳 있어서 그곳에서 다양한 커피를 자주 즐겨 마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게다가 맛은 다른 부수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죠. 저의 경우,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조명과 인테리어, 그날의 날씨, 앞에 앉은 사람, 서빙하는 사람 그리고 저의 기분까지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합쳐져 “맛있다”, “좋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김 대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전해줬습니다.

“제가 어느 산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트럭의 살짝 열린 커피포트에서 무척 아름다운 색의 커피체리를 발견한 거죠. 트럭 주인을 수소문해서 한 할아버지를 찾았는데 이분이 영어를 못하시는 거예요. 통역할 사람을 구해서 할아버지의 커피를 사고 싶다고 말하고, 즉석에서 구매 결정을 했어요. 그리고 산지에서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가공하고 직접 무역 처리를 해 한국에 가져와서 로스팅했죠. 로스팅한 것 중에 잘된 것만 추려서 직접 포장하고, 매장에 가져와서 아침에 세팅까지 끝냈죠. 그때 마음은 ‘오늘 정말 최고로 자신 있다’였어요.”

“거의 매일 같이 저희 가게에 오셔서 에스프레소를 드시는 손님이 있으세요. 그 손님께 자신만만하게 그 커피를 드렸어요. 별 설명 없이요. 그런데 커피를 드신 손님이 “오늘 커피가 좀 변했네요”라고 하더라고요. 전 끝내주게 자신 있었는데(웃음). 제가 먹어봐도 끝내줬거든요. 당시는 해외 심사도 열심히 다닐 때라 미각훈련도 많이 돼 있던 상태고요.”

김 대표는 그때 알았다고 합니다. 맛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요.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손님께 비가 많이 와서 오시느라 힘드셨죠? 라고 말 한마디라도 건넸다면 그 손님이 커피를 더 맛있게 먹지 않았을까요? 그 한 잔의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했더라면, 맛이 더 좋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이를테면 문학작품과도 같다고 그는 설명합니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의 해석은 읽는 사람의 몫인 거죠. 천 명의 독자가 있다면, 천 명의 해석이 있다고 하죠. 받아들이는 사람의 해석이 나와 다르다 해서 “너 맛을 잘 모르는구나.”라고 말할 일도 아닙니다.

그런 태도야말로 맛의 다양성이란 것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느껴질 수 있죠. 솜씨 좋은 바리스타가 내린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흡족해하는 날이 있다면, 인스턴트 커피의 훌륭한 배합에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그런 맛의 다양성 말입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한 사람이 또 있습니다. 다이보 카츠지(大坊 勝次)입니다. 1975년 일본의 도쿄 미나미아오야마에 문을 연 뒤 많은 사랑을 받아온 킷사텐(喫茶店) ‘다이보커피점(大坊珈琲店. 안타깝게 2013년 12월 건물 철거로 인해 페점했습니다)’의 마스터죠. ‘킷사(喫茶)’는 ‘차를 마신다’라는 뜻입니다. 킷사텐은 예의를 다해 커피(또는 차)를 만드는 전통 있는 커피집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본 잡지 브루타스(BRUTUS)와의 인터뷰(NO 779. 2014년 6월 ‘喫茶店好き(카페가 좋다)’ 특집)에서 다이보 카츠지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100명 있으면 100가지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마시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100가지 마시는 방법이 있고, 당연히 가게도 100가지의 가게 방식이 있다는 겁니다. 다이보 카츠지는 이걸 ‘100가지 킷사의 즐거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맛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각자 좋아하는 기호가 있을 뿐이죠. 커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좋아하는 커피의 즐거움이 100개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또 없을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시간이 난다면 커피 한 잔 어떠신가요? 좋아하는 카페 또는 가고 싶었던 카페를 찾아, 늘 시키던 아메리카노 대신 새로운 커피에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맛을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럼 앞에 있는 바리스타에게 질문해보세요. 아마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을까요. 김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맛있는 게 있으면 나눠주고 싶고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이 요리하는 사람의 애티튜드라고 하니까 말이죠. 카페는 그러라고 있는 공간이고요.



# 당신의 브랜드 철학은 무엇입니까? 철학이 있는 브랜드는 시장과 고객의 마음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합니다. 브랜드 철학은 조직내부의 문화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방식과 윤리, 직원과 파트너, 고객을 대하는 행동 등 전반적인 생활 방식을 공식화하는 원칙을 말하는데요. 사소한 일에서 이런 원칙을 경험한 고객들은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갖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브랜드 철학은 기업의 가치와 윤리, 신념 및 수행 방식 등을 포괄하는 비즈니스의 핵심이며 성공의 초석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당신의 비즈니스 본질은 무엇입니까?
  2. 당신의 비즈니스에서 고유하고 유니크한 셀링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3. 당신이 비즈니스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4. 위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에 대해 누가(개인ㆍ그룹ㆍ조직)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나요?
  • 프릳츠에서 일합니다

    이세라 외 2명

    매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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