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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공생, 프릳츠의 생존법

존중과 공생, 프릳츠의 생존법

Story Book프릳츠에서 일합니다

9분


어느덧, 제가 질문을 던지는 마지막 화가 되었네요. 대기업의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교육하는 저에게도 '프릳츠'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결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한 이후의 변화가 결과이고, 성과는 숫자적인 목표 달성이 아니라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프릳츠는 적어도 바리스타, 베이커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걱정마 좋아하는 일을 평생하면서도 잘 먹고 살 수 있을 거야' 하고 말이죠. 

5년차의 작은 커피 컴퍼니가 어떻게 이런 성과를 만들어 내는 걸까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단단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미션을 실행하고 있는 프릳츠의 내면에는 ‘진심과 생존’이 깔려있습니다. 최근 기업의 화두는 지속가능한 성장인데요. 지속가능함은 결국 프릳츠가 착실히 해오고 있는 ‘진심과 생존’의 가치에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요.

제가 건낸 질문이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마지막은 프릳츠의 브랜드 스펙트럼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저는 요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언제, 몇 시쯤 가야 조금이라도 줄을 덜 설 수 있을까 말이죠. 오픈(5월 3일) 전날 자정부터 줄을 선 사람이 있다는 블루보틀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오픈 때보다 양호하다는 평이지만,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는 40~50여 명이 대기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저만 눈치를 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블루보틀 눈치게임’이라는 인스타그램의 한 계정에서는 날짜와 시간별로 블루보틀 성수점의 대기인원과 예상 대기시간을 난이도로 알려주더군요.

국내 커피 시장(2017년 기준)의 규모는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커졌습니다. 사진은 블루보틀에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눈치게임 중에 문득 1999년 국내 1호점을 연 스타벅스가 생각났습니다. 1호점 스타벅스에도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친구들과 만나는 약속장소는 주로 스타벅스였고, 일행 중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좋은 자리를 선점해주곤 했죠. 이전에 먹어보지 못했던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도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면서도 주문하느라 1시간을 기다려본 기억은, 적어도 제게는 없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1시간 줄을 선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던 시절이었죠. 아주 단순한 비교이긴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 아닐까요?

현실은 숫자가 증명합니다. 뉴스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2017년 기준)의 규모는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커졌다고 합니다. 성인 1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0잔 이상입니다. 2007년 9,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원두커피 시장은 7조 8,528억 원으로 10년 만에 7배 이상 커졌고, 한국의 커피숍 매출액은 2007년 6억 달러에서 2018년 43억 달러로 급성장했습니다.

사실 이런 숫자를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블루보틀에 줄을 서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까요. 블루보틀은 ‘고품질’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와이파이도 되지 않고 콘센트도 없지만, 질 좋은 원두를 확보하고 로스팅을 직접 하는 블루보틀에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또 바리스타가 정성껏 내린 스페셜티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랜 시간을 인내하죠.

브랜드 유명세도 한몫했을 겁니다. 유명하다고 하니 나도 한번 가보자는 심리가 생기는 거죠. 그런데 그것조차 소비자에게는 경험입니다.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맛봤다는 만족스러운 경험입니다. 게다가 한번 좋은 맛을 알게 되면, 입맛은 다시 내려오지 않죠. 어떤 맛, 어떤 공간이 좋다고 느낀 사람은 반복해서 브랜드를 찾을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에 서비스까지 만족스럽다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평생 사랑하는 브랜드’로 점 찍겠죠.
 
물론 성인 1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 숫자에는 커피믹스의 비중이 큽니다. 그건 그것대로 한국의 특징입니다. 원두커피보다 인스턴트커피(1950년대 한국에 주둔한 미군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고 합니다.)가 국내에 먼저 들어온 것도 이유일 테고요. 이후 설탕과 프림* 그리고 커피 파우더의 비율을 잘 맞춰 만든 동서식품의 일회용 커피믹스(1976년)가 세계 최초로 등장했죠.  
*프림은 ‘크리머(creamer)’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동서식품이 개발한 파우더 타입의 식물성 크리머를 칭한 브랜드 ‘프리마’가 ‘프림’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인스턴트커피를 맛있게 타는 법칙에는 프림이 꼭 들어갔습니다. 커피와 설탕과 프림을 1:1:2 같은 방식으로 배합하는 법칙이죠. 1980년대 커피가 대중화되며 인스턴트커피의 배합을 어떤 비율로 할지에 대한 화제 역시 사람들 사이에 자주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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