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만드는 6가지 원칙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만드는 6가지 원칙

<스틱>은 어떤 책인가

‘빈 교실에 소녀들이 모여 앉았다. 맞잡은 손에는 붉은 볼펜 한 자루가 들려 있다. 소녀들은 눈을 감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기 시작한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분신사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분신사바 괴담. 신기하게도 우리는 ‘분신사바’라는 단어만 들어도 여고생, 교실, 붉은 글씨를 자연스럽게 떠올립니다.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요.

출판사 편집자였던 댄과 스탠퍼드 대학교수인 칩은 이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찰싹 달라붙어 잊히지 않는 메시지를 ‘스티커 메시지’라 부릅니다. 이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했지만 관심사는 같았습니다. ‘도대체 왜 어떤 메시지는 오랫동안 살아남고, 어떤 메시지는 금방 잊힐까?’

10년이 넘는 오랜 연구 끝에, 이들은 스티커 메시지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여섯 가지 원칙’을 찾아냈습니다. 단순성(Simplicity), 의외성(Unexpectedness), 구체성(Concreteness), 신뢰성(Credibility), 감성(Emotion), 스토리(story)가 바로 그것입니다. 앞글자를 따서 ‘SUCCESs’ 원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스틱의 기본 전제는 이 여섯 가지 원칙만 제대로 소화한다면 누구라도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번뜩이는 창의력이나 센스가 없어도 말입니다. 464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가 자칫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예시와 연습 문제를 가득 채워 넣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힙니다.

폴인은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여섯 가지 원칙이 무엇인지, 책에서 소개하는 실제 예시를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원칙 : 단순성 <강한 것은 단순하다>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당신이 해야 할 첫 번째. 메시지를 단순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간결한 메시지는 기억하기 쉽습니다. 단락보다는 문장이 낫고, 어려운 단어보다는 쉬운 단어가 낫죠. 담겨 있는 정보의 양이 줄어들수록 메시지는 잘 달라붙습니다.

하지만 간결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간결한 형식에 집착하다 보면 원래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의 의도를 놓칠 수 있으니까요. 책에서 말하는 단순함이란,

‘정보의 수준을 낮추라’거나 간단한 요약문을 만들라는 의미가 아니다. 단순하다는 것은 쉬운 말만 골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단순’의 정확한 개념은 메시지의 ‘핵심’을 찾으라는 의미다. p.49

실제 예를 들어볼까요. 미국의 유명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창사 이래로 줄곧 흑자를 기록해왔습니다. 그 이유를 늘어놓자면 끝도 없지만, 가장 오랫동안 CEO를 역임했던 허브 켈러허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입니다. 이 점만 명심하면 당신도 우리 회사를 위해 어떤 결정이든 내릴 수 있을 겁니다."

어느 날 마케팅 부서에서 켈러허에게 서비스 제안서를 보냅니다. 승객들이 비행 중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어 한다는 설문 결과를 인용하며, 비행 시 치킨 샐러드를 제공하자는 내용이었어요. 이때 캘러허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우리 목표에 도움되지 않는다면, 그 치킨 샐러드는 필요 없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상기시킵니다. 그로써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누군가가 치킨 샐러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허브 켈러허의 메시지는 샐러드를 잊어버리라고 말해줍니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라는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이끌어왔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메시지란 짧은 요약이 아니라, 간결함과 핵심의 결합입니다. 핵심을 찾고 싶다면 메시지의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제거하세요.

두 번째 원칙 : 의외성 <듣는이의 추측을 망가뜨려라>


메시지를 전하려면 그 전에 먼저 사람들의 관심을 얻어야 합니다.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어려워하는 일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일관된 패턴에 기가 막힐 정도로 재빨리 적응하는 생물이다. 지속적이고 단조로운 자극은 아무런 관심도 끌어내지 못한다.
 p.102

관심을 가장 쉽게 얻는 방법은 모두의 예상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흥미로운 사실을 들었을 때를 상상해보세요. 일단 행동이 멈추고, 우리의 관심은 그 이야기에 쏠립니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예를 들어봅시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객 서비스로 유명합니다.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많은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물건을 구매하죠. 그편이 훨씬 즐겁고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노드스트롬은 어떻게 직원들을 고객 서비스 전문가로 만들 수 있었을까요? 이들이 신입사원을 교육할 때 알려주는 직원들의 경험담을 듣고 나면 이해가 될 겁니다.

  • 다른 백화점에서 산 선물을 기꺼이 포장해준 직원.
  • 한겨울에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자동차 히터를 틀어놓고 기다린 직원.
  • 타이어체인을 가져온 고객에게 두말없이 환불해준 직원. (노드스트롬에서는 타이어체인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신입사원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보세요. 노드스트롬의 사례는 손님들에게 미소로 응대하고, 반갑게 인사하라는 기존의 고객 서비스 개념을 완전히 깨버립니다.

물론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다소 간단한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다른 백화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식의 범위를 벗어나야 합니다.

상식은 스티커 메시지의 앙숙과 같습니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어차피 다 아는 내용이니까요. 노드스트롬 스토리는 의외성의 힘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스티커 메시지입니다. 속이 텅 빈 가짜처럼 보일 위험도 없죠. 놀라움을 넘어서서, 노드스트롬 직원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통찰력마저 뒤따릅니다.

세 번째 원칙 : 구체성 <지식의 저주를 깨뜨리는 법>

구체성은 여섯 가지 원칙 중 가장 이해하기 쉬운 특성인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특성입니다. 이번에는 동아시아 학생들의 수학 점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동아시아 학생들의 수학 점수가 미국 학생들보다 높다는 건 유명한 사실입니다. 그 이유가 ‘기계적인 암기를 강조하는 교육 환경’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러나 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1993년 연구 결과를 살펴봅시다.

대만의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세 명의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두 명이 더 왔네요. 잠시 후에 한 명이 더 왔고요. 공놀이하는 아이들은 모두 몇 명일까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동안 교사는 칠판에 그림을 그리고 3+2+1이라는 수식을 적는다. p. 162

연구진은 이런 수업 방식을 ‘맥락을 이용한 계산’이라고 부릅니다. 덧셈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상황에 대입해서 쉽게 이해시키는 거예요. 이 교육법의 활용 빈도는 동아시아 교사들이 미국 교사들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고 합니다.

구체성은 이렇듯 문제를 쉽게 이해하게 만들고,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강력한 효과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왜 자꾸 추상적 개념에 굴복하는 걸까요?

그건 바로 ‘지식의 저주’ 때문입니다. 지식의 저주란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되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이 저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걸 어렵게 만듭니다.

익숙하게 느껴온 것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 어쩌면 쓸데없는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명심하세요. 우리의 메시지가 구체적일수록 청중은 더 오래 기억하게 될 겁니다.

네 번째 원칙 : 신뢰성 <내 말을 믿게 만들어라>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 사람들은 아무 정보나 믿지 않습니다. 이럴 때 신뢰할 만한 메시지를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권위에 기대는 겁니다. 능력 있는 전문가 집단의 말을 빌리거나, 유명 인사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면서요.

하지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외부의 권위를 이용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메시지 자체의 힘만으로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책에서는 이를 ‘메시지에는 반드시 내적 신뢰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라고 표현합니다.

‘팸 리핀’이라는 미국 여성의 이야기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팸 라핀은 10살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스물네 살에 폐기종에 걸렸으며, 폐 이식 수술에 실패한 여성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라핀의 이야기를 접한 공공기관 담당자는 이 내용을 토대로 금연 광고를 찍었는데, 내용이 아주 잔인했습니다.

광고는 그녀의 목구멍을 통해 폐로 이어지는 기관지 내부와, 등에 남아 있는 끔찍한 수술 자국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또 라핀의 어린 시절 사진과 성인이 된 후의 사진을 비교하죠. 그녀는 말합니다. “내가 처음 담배를 피운 이유는 나이 들어 보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효과는 훌륭했습니다.”

이 광고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MTV는 그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질병통제센터는 자사 웹사이트와 교육용 비디오에 그녀의 스토리를 실었죠. 라핀의 이야기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요?

진정한 권위는 그 지위가 아니라 출처의 정직성과 신뢰도에서 나온다. 때로는 반권위가 권위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것이다. p.207

구체적인 이야기는 메시지 그 자체에도 신뢰성을 부여한다. 세부적인 사항들은 주장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더 현실적이고 믿음직스럽게 보이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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