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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텐소의 투자를 보면 100년 미래가 보인다

짧은 시간의 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회사들과 달리 이들은 100년을 내다보는 빅픽처를 그리고 있습니다. 단순히 '나'만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하는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준비하고 실행합니다.
_최형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

알텐소의 공통점 1. 격이 다른 스케일

약 35조원(240억 파운드). 2016년 7월 , 일본 최대 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손 마사요시, 이하 손정의)이 영국의 반도체 칩 설계 회사 ARM(암) 홀딩스를 인수한 금액입니다.

손정의가 거액을 쏟아 붓자, ARM을 알지 못했던 대중 뿐 아니라 이 기업의 가능성을 알고 있던 업계 관계자조차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워낙 중립적인 기업이라 ARM 경영진들이 M&A를 받아들일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ARM은 영국의 팹리스 반도체 회사로 프로세서 IP(Intellectual Property), 즉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이 설계도를 라이센싱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 AP(Mobile Application Processor, 모바일 중앙처리장치)의 95% 이상에 ARM의 IP가 적용되어 있어 거의 모든 모바일디바이스에 사용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손정의는 2025년까지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11조 달러 규모로 커지고 ARM의 프로세서 기술이 그 대부분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며 “10년 후엔 싸게 샀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행보는 경외의 대상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가올 미래를 인지하고 비전을 그리면서 핵심플레이어에게 거대한 돈을 투자하여 그 비전에 동참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약 35조 6900억원(2135억 위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가 2018년 11월 11일, 광군제 단 하루 동안 기록한 매출입니다. 광군제는 알리바바가 11월 11일에 솔로의 날을 뜻하는 '광군'이란 이름을 붙여 여는 할인 행사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통합니다.

2018년의 매출은 2009년 시작 때보다 4270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2016년 20조원, 2017년 27조원 등 매출 기록을 갱신하며 매년 급속도로 규모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놀라운 이유는 엄청난 규모의 매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서버, 클라우드의 용량을 확보하고 데이터 송수신, 결제, 물류, 배송이 가능한 전자상거래 인프라와 물류 운영체제를 갖췄다는 사실입니다.

초당 30만~40만 건의 주문과 결제가 이루어지면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시스템을 10년간 꾸준히 개선해온 것이죠. 하루 수십만의 셀러들이 10억 개가 넘는 주문 배송을 처리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낸 겁니다.

또한 T몰 등의 사이트에 접속하면 나오는 배너는 철저한 고객프로파일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별적 고객들이 관심 있어하고 구매할 만한 것을 분석 예측하여 인공지능으로 즉석에서 만드는 것입니다. 광군절 당시 하루 동안 만들어진 배너의 수가 20억 개가 넘습니다.

알리바바는 이런 기능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기술에 투자를 해왔고 함께 할 기업을 인수합병 해 오고 있습니다.

490조원(3조2100억 홍콩달러). 큐큐(QQ)로 시작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게임으로 규모를 만들어, 모바일시대에 위챗으로 더 많은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하며 중국 모바일 세상을 장악한 텐센트의 2019년 9월 23일 기준 시가총액입니다.

텐센트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알리바바 등과 함께 시가총액 글로벌 톱10 상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텐센트의 가장 큰 매출원은 지금도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텐센트의 가장 무서운 잠재력은 중국 인터넷 시대가 열릴 때부터 지금의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진화를 하기까지, 많은 사람이 익숙하게 이용하는 연결의 허브 플랫폼이란 사실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모바일을 통해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 그 중심에 사람이 서 있게 만드는 텐센트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많은 기업에 투자하며 인수합병을 단행하는 그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유추하다보면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교차합니다.

알텐소의 공통점 2. 공격적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

우리와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세 기업의 이름은 다들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하는지, 어떤 전략과 사업들을 실행해 나가고 있는지 깊이 있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가장 잘 안다고 믿고 있지만, 가장 잘 모르는 두 나라가 중국과 일본이듯, 이 기업들도 과소평가되거나 막연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하자면, ‘변화와 혁신의 DNA’, ‘크고 먼 미래를 지향하는 장기적 안목’, 그리고 ‘협력하여 만드는 생태계의 조성’ 등은 알리바바, 텐센트, 소프트뱅크 즉 '알텐소'의 공통적인 투자전략입니다.

막연하게 알던 이들의 행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서 인지하게 된 사실이며,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이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가치와 패러다임의 변화가 알텐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 회사의 투자 규모부터 살펴볼까요. 먼저 소프트뱅크는 초기부터 투자한 회사의 수만해도 1300여개가 넘고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조성한 비전펀드의 규모는 100조원이 넘습니다. 글로벌 스케일의 투자펀드 톱 5의 펀드 규모가 20조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비전펀드의 규모가 얼마나 크고 대단한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비전펀드는 글로벌 스케일의 비전을 지향하며 대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소프트뱅크 벤처스 아시아나 지역 지점(branch office)에서 각자의 전략으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캐피털 파트너스(Alibaba Capital Partners)’란 명칭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을 위해 일한다는 알리바바의 미션과 결을 같이 하며, 파트너로서의 자금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다르지만, 소프트뱅크의 투자 방식과 방향은 유사합니다.

텐센트의 경우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앞의 두 회사 못지않게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텐센트 콜라보레이션펀드(Tencent Collaboration fund)’를 통해 함께 협력하게 될 생태계의 구성원들에게 전향적이고 가치지향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세 기업 모두 지금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에 투자 규모와 투자 포트폴리오가 빠른 속도로 늘며 확장되고 있습니다.

알텐소의 공통점 3. 멀리 내다보는 창업자의 철학

30년 동안 5000개의 회사에 투자할 것입니다.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서로 연결된 하나의 전략적 유기체를 만들겠습니다._손정의 SoftBank 대표의  2010년 신 30년 비전선언문

알텐소는 어떻게, 이렇게 공격적이고 장기적이며 혁신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까요? 알텐소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세 회사의 창업자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창업자가 가진 생각을 실현해 낸 존재가 회사, 즉 형체가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죠. 알텐소의 창업자는 마윈(알리바바), 마화텅(텐센트), 손정의(소프트뱅크) 입니다.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지만 손정의는 재일 교포 출신으로 일본에서의 차별을 피해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파퓰러 사이언스에 실린 마이크로 프로세서 8088의 기사를 접하며,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를 직감하고 사업가의 수완을 발휘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만듭니다. 

1981년 일본에 돌아온 후 직원 2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일본 최대의 IT 그룹 소프트뱅크가 됩니다. 컴퓨터의 시대에 소프트웨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을 예측하고 소프트웨어의 은행이라는 의미로 소프트뱅크를 시작하는데, 예상대로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으로 큰돈을 벌게 됩니다.

손정의는 이후 모두를 더 빠르게 연결해 줄 인터넷의 존재를 직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 관련 사업에 투자합니다. 사람들의 확실한 믿음이 없던 초기 인터넷 시기에 이미 야후에 투자했고 이어서 일본에 야후 재팬을 설립합니다.

직원 2명을 앞에 두고 당당히 선포했던 30년 기업을 이루어낸 뒤 손정의는 다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를 꿈꾸며 이를 위해 새로운 미래형 조직이 되겠다’는 철학으로 소프트뱅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웅대한 철학을 담아 조성한 펀드가 앞서 말한 비전펀드입니다.

사상 최대 규모인 100조원 규모로 조성된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운용사로 참여해 280억 달러(31조원)를 출자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애플, 폭스콘, 퀄컴 등 글로벌 투자자를 끌어들여 930억 달러(104조원) 규모로 조성됩니다.

장기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핀테크 등 기하급수적 기술 기업(exponential tech)의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손정의는 비전 펀드를 통해 300년 지속가능한 회사를 목표로, 30년 단기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30년 동안 5000개의 회사에 투자하고, 이를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연결된 하나의 전략적 유기체로 만들겠다는 엄청난 야심을 공표합니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다가올 사물인터넷과 로봇,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를 선점하는 ARM의 인수를 단행하게 된 것입니다.

90년대 말 한국을 찾았을 때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인터넷시대를 선점한 브로드밴드를 육성하라는 조언을 전했고 그걸 실행한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 되었다는 일화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합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손정의 회장이 같은 어조로 "첫째도 인공지능, 두 번째도 인공지능, 세 번째도 인공지능이다"라고 전했다고 하니, 다음 10년은 분명 인공지능이 만들 패러다임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에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항저우 지방대 영어 강사 출신으로 기술에 관해선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1995년 우연한 계기로 미국에서 인터넷을 접하고 중국으로 돌아와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업 차이나옐로우페이지를 세웠습니다.

이후 사업을 전환하면서 1999년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설립했고 2004년엔 고객 대상(B2C) 전자상거래 기업인 T몰을 설립합니다.

마윈은 '102년간 지속하는 회사'를 목표로 꾸준히 "중소기업을 위해 일을 하고, 세계 10대 기업이 되겠다"고 했는데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다 이루어 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102년간 지속하는 기업으로 살아남는 것입니다.

3년 앞도 불확실한 현실에서 100년을 넘는 장기적 그림을 그리는 두 사람의 철학이 비슷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처음 만났던 2000년 초, 두 사람이 만난 지 몇 분 만에 손정의는 마윈에게 투자를 결정했고 실제로 20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는 소프트뱅크입니다. 이렇게 마윈의 가능성을 알아본 사람이 손정의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두 사람은 종종 같은 회사에 투자하며 전략적 동행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반면 마화텅은 경제특구 지역인 선전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대학 시절엔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BBS(Bulletin Board SystemㆍPC 통신 전자 게시판) 운영자로 유명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 게시판 서비스에서 진화한 메신저 서비스 QQ를 개발하여 창업했습니다. 마화텅은 직접 구현을 하는 개발자이면서 전면에 나서는 것을 즐기지 않았기에, 앞의 두 사람과는 다른 은둔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화텅은 자신의 직관대로 혼자 결정하지 않고 사내에 의사결정기구를 두고 이들이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글과 비슷한 기업문화와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합리적인 논리만 있다면 중복된 아이템에 대해서도 팀의 의사에 따라 실행이 가능하고 내부 경쟁 구도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때까지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매우 자율적이고 협력적이며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투자도 여러 사업부가 독립해서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처럼 텐센트의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협력이 가능하다면 투자한다는, 개방적이고 확장적인 특징을 보입니다.

이렇게 알리바바, 텐센트, 소프트뱅크는 창업자들의 철학과 연계하여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그것도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회사에 투자합니다.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인 수익을 위한 투자가 아닌, 멀지만 보다 나은 미래, 그리고 협력적 생태계를 위해서입니다.

알리바바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텐센트는 인터넷 서비스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가장 존경받는 인터넷기업이 되기 위해, 소프트뱅크는 기술과 혁신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미래를 만들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펀드의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 알리바바의 캐피탈 파트너스, 텐센트의 콜라보레이션 펀드는 각각 미래의 비전,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 삶의 질을 높여주는 협력이라는 철학을 이름에 담은 셈이죠.

짧은 시간의 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회사들과 달리 이들은 장기적인 100년을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의 빅픽처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나만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하는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준비하고 실행합니다.

알텐소가 투자하는 미래는 분명히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만들 것이며 가치의 이동을 불러올 것입니다. 이들이 그리는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그동안 투자하며 쌓아 온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투자포트폴리오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미래, 그리고 그 미래를 그려가는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텐소의 투자포트폴리오로 보는 미래 전략>을 소개하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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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텐소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보는 미래 전략

    최형욱

    매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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