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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를 원하는 기업과 협업을 이끌어내는 법

Overview

1. 기술이 발달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될수록 커뮤니티에 대한 추구는 높아질 겁니다.
- 무엇 하나 확실함이 없는 시대에, 확실한 자기 정체성에 대한 표현 욕구가 강해졌습니다.
-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합된 커뮤니티는 훌륭한 사회적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2. 디지털의 흐름에 올라타기보다 오프라인에 주목했습니다.
- 디지털 시대, 오히려 차별화된 콘텐츠는 ‘오프라인’ 경험에 있습니다.
- 좋은 공간이 모임의 경험을 높입니다.

 3. 요즘 브랜드는 매력적인 커뮤니티와의 협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 당장 제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만이 브랜드가 원하는 경험은 아닙니다.
- 소수의 인원이 모여 철학이 분명한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커뮤니티는 반응이 뜨겁습니다.

 4. 지금 시대의 커뮤니티는 경험 중심의 입체적 기획과 협업이 필수입니다.
-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경험과 영감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 다른 비즈니스와의 협업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높입니다.

 5. 브랜드는 커뮤니티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브랜드가 높은 지지를 받습니다.
- 밀레니얼 세대의 철학을 공유하는 브랜드에게 미래가 있습니다.

 6. 공간, 콘셉트, 콜라보레이션, 이 세 가지에 주목합니다.
- 커뮤니티 자체가 비즈니스가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공간, 콘셉트, 콜라보레이션을 중심으로 풀어가려 합니다.
- 공간 활용을 다각화하고, 명확한 콘셉트를 세워 감도 높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0. 안녕하세요, 공간과 책을 중심으로 하는 컬처,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커뮤니티, 심야책방과 심야살롱을 운영하는 박지호입니다.

저는 17년 동안 <아레나 옴므 플러스 매거진>의 에디터로, 그 가운데 7년을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책과 음악, 브랜드 등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이는 심야책방과 심야살롱을 5년 정도 운영했어요. 얼마 전 퇴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창업자의 입장이지만 커뮤니티가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지는 반신반의합니다. 트레바리를 포함해 다양한 커뮤니티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일은 모든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관건이란 생각이 들어요.

커뮤니티를 비즈니스라고 규정했을 때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멤버십입니다. 심야책방은 무료로 진행되고 있어요. 작년부터 시작한 심야살롱의 경우엔 참가비를 회당 8만 원에서 9만 원으로 높게 산정한 편입니다.

심야살롱은 열 명 이하의 소수 정예로 운영되는 모임이에요. 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거나 대중적으로 매력적인 호스트를 선정하고, 참석한 분들이 많은 이점을 얻어갈 수 있도록 공간부터 소품, 협업 브랜드, 프로그램까지 세심하게 신경 씁니다. 하지만 9만 원이라는 높은 멤버십에도 수익은 전혀 나지 않아요.

호스트에게 수입의 50%를 책정하고, 부수적인 운영에 그 나머지를 쓰고 나면 실질적으로 남는 수익이 매우 적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커뮤니티 운영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걸 알고 시작했어요. 수익 문제를 후순위에 둔 거죠.

그 대신 심야책방과 심야살롱만의 감도 높은 콘텐츠를 세우고 브랜딩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저의 지난 5년은 커뮤니티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걸 사람들이 인지했을 때 어떤 부가 가치가 생기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한계에 부딪혔지만, 그 안에서 다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을 되풀이했고요. 그러면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잠재성도 조금씩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커뮤니티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라는 어젠다에서 조금 벗어나, 커뮤니티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려 합니다. 보다 세밀한 관점에서 정체성이 뚜렷한 커뮤니티가 중요한 이유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1. 기술이 발달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될수록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겁니다.

커뮤니티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말이 안 됩니다.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바로 옆집에 누가 있는지 모르고, 눈이라도 마주쳐서 어색한 상황이 생길까봐 고개를 돌리잖아요. 이렇게 복합적인 사회, 조각조각 쪼개진 첨단 자본주의 사회에 사람들은 왜 오프라인으로 모이려는 걸까요?

저는 세 가지 포인트를 발견했습니다. 오프라인 만남에 대한 욕구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저성장이 고착될수록,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일수록 추구되는 가치라는 사실입니다.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에서는 디지털 라이프의 역설로 아날로그가 유행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기술 혁신이 정점인 시대에 과거를 그리워하는 역설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한국의 상황만 봐도 밀레니얼 세대가 을지로 노포를 방문한다든가, 호돌이 마스코트를 취미로 모으는 등 옛 것에 높은 선호를 보이잖아요. 하지만 이것이 디지털을 거부하고 배제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디지털에 아날로그 방식을 혼합했을 때 훌륭한 사회적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걸 뜻하죠.

몇 년 전부터 디지털과 SNS는 서서히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됐어요. 인스타그램이 대표 SNS로 부상하면서 심야책방도 인지도를 갖출 수 있었죠. 저는 디지털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아날로그 기술’을 참신하게 활용할 때, 기업과 개인이 한결 돋보이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참고가 된 책은 <물욕 없는 세계>입니다. 저자 스가쓰케 마사노부는 자본주의가 성장을 멈췄고, 물질 과잉에 대한 피로감이 증대되면서 일본 사회에서 미니멀 라이프, 스몰 게더링, 자연 친화적인 삶의 방식, 공유 경제 등이 새로운 가치로 부상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국경을 떠나 모든 밀레니얼 세대에게 전면적으로 나타납니다. 저성장이라는 과잉 소비 사회의 폐해를 경험한 젊은 세대는 브랜드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그리고 좀 더 인간 본연에 가까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그들은 학습 욕구가 강해요. 공부와 시험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조차도 스스로 경험하면서 학습하고 진화하고자 하는 욕구예요. 나의 삶 대부분을 책임졌던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자리에 삶의 운용에 대한 고민, 확실한 자기 정체성을 보여야 할 필요가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책들과 매거진 에디터로서의 경험을 통해 커뮤니티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로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됐고, 저는 이것이 최근 2~3년 사이에 나타난 사회 변화의 징표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중심 콘텐츠는 무엇이고 이들은 어떻게 경험을 나누는 걸까 궁금했어요. 새로운 영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경험을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를, 에디터로 재직하면서 할 수 있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 첫걸음이 심야책방이었죠.

2. 디지털의 흐름에 올라타기보다 오프라인에 주목했습니다.

사실 매거진에서 일하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예전에는 매거진 독자와 에디터들이 서로 바라보는 곳, 좋아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었죠. 비슷한 그룹이 모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독자 엽서를 최고로 많이 받았을 때는 한 달에 1000장이 넘었는데, 손으로 직접 써서, 정말 공들여서 빽빽하게 보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독자들과 밀접하게 교감하면서 매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독자 수도 많이 줄어들고, 디지털 매체가 부상하면서 매거진 제작자들도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됐어요.

특히 한 5년 전쯤부터 매거진에서는 두 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가, 아니면 한 가지 주제에 밀도가 높고, 하고 싶은 걸 맘껏 펼칠 수 있는 킨포크와 같은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저는 두 가지에 다 관심이 없었어요. 영상을 한다면 다룰 수 있는 주제에 한계가 있고, 독립 매거진의 길을 택하면 독자의 범위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았죠. 하고 싶은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 답을 디지털에서 한 걸음 후퇴한 ‘오프라인’에서 찾았습니다.

2015년 문학동네와 <인사이드 현대카드>라는 책을 냈어요. 출판사에서 사인회를 제안했는데, 제가 유명인도 아니고 책이 많이 팔린 것도 아니어서 사인회 대신 독자들을 만날 방법을 궁리했어요. 그러다가 ‘좋은 공간에서 첫차가 뜰 때까지 밤새 책을 읽어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심야책방 ⓒ박지호

당시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는 일반인에게 개방된 공간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모여서 ‘놀아보자’는 글을 SNS에 올렸는데 사흘 만에 2000명이 지원한 거예요. 사실 우리끼리 모여서 놀지 뭐, 하는 굉장히 가벼운 마음이었어서 놀랐습니다.

그걸 보면서 세 가지를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타인을 만나는 데 큰 흥미를 갖고 있다, 그저 모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맥락을 갖고 무엇인가를 할 때 매력을 느낀다, 무엇보다 공간이 좋을 때 만남을 갈망한다.

좋은 공간이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 장소에서 영감을 줄 수 있는가, 디자인 감각이 돋보이는가, 편안함을 주는가와 같이 코드가 분명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공간에 자신이 실재하고, 콘텐츠와 타인과 어우러지는 순간을 선호합니다.

두 번의 테스트를 거친 뒤 2016년 3월에 심야책방

  •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미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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