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소확행과 그루밍, 21세기 남자를 읽어라.

소확행과 그루밍, 21세기 남자를 읽어라.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한 쇼핑을 어디에서 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할리우드 시절 유명했던 여배우 보 데렉이 했던 말입니다. 당시 대다수 여성들이 그녀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남성들은 이해는커녕 양해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어떤 성스런 것이어야 마땅하다고 우기기에 바빴거든요. 남성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해주는 작은 쇼핑의 즐거움에 눈을 뜨기 전이었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지금은 적잖은 남성 소비자들도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걸 잘 압니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작은 소비가 얼마나 가성비가 높은 기쁨이고 가심비가 큰 행복인지 모르지 않죠. 20세기가 으리으리한 성취를 꿈꾸며 살아가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날마다 확인하면서 살아내는 시대입니다. 여기엔 남녀구분이 없죠.

만일 아직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면 지금 당장 올리브영에 가보세요. 수많은 소비자가 나를 위한 아름다움을 구매하며 오늘치 행복을 사들이고 있으니까요. 럭셔리 패션처럼 큰 마음먹을 것도 없습니다. 프리미엄 자동차처럼 할부를 걱정할 필요도 없죠. 다들 가볍게 소비하고 크게 행복해합니다.

이런 21세기 소확행 소비자들 중에서 남성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건 솔직히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닙니다. 21세기 남성 소비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소비의 쾌락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우리는 이런 새로운 세대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죠. 밀레니얼 세대라거나 Z세대라거나, 이들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21세기 남성 소비자들은 20세기 남성들을 지배했던 이른바 맨박스로부터 자유로워진 세대니까요. 남자를 이래야 한다거나 남자는 이러면 안 된다는 식의 맨박스 말입니다.

그래서 남성 그루밍은 21세기 소확행의 시대가 창출해내고 있는 필연적 시장입니다. 남성에게도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가꿔주는 것만큼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소비 행위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이제 남성에게도 외모는 핵심 경쟁력이면서 자기 관리의 척도입니다. 외모 자본은 더 이상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경제 용어가 아닙니다. 남성에게도 외모 자본은 사회적 경쟁력을 높여주는 무기죠. 2000년대에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여성 뷰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2010년엔 자신만을 위한 작은 소비의 즐거움과 미모의 사회적 경쟁력까지 각성한 밀레니얼 남성 소비자들이 그루밍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수치도 말해줍니다. 한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쾌속성장 중입니다.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1조2808억 원 규모였습니다. 전년보다 4.1% 성장했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터스의 통계입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업계는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4000억 원을 넘어설 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남성 그루밍 시장은 더 이상 잠재 시장이 아니란 뜻이죠.

글로벌 남성 그루밍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의 그루밍 시장 규모는 2016년에 이미 65억 달러(약 7조6200억원)를 돌파했습니다. 중국만 해도 이미 1240억 위안(약 20조5600억원) 규모에 이르렀죠. 중국 남성 그루밍 시장은 매년 5%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중 남성 그루밍 시장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건 K뷰티의 한국에겐 엄청난 기회입니다.

폴인 스터디 남성그루밍비즈니스 연구회에서 모더레이터를 맡아 진행한 지식채널 신기주의 신기주 대표 

폴인의 21세기 남성 그루밍 연구회는 이렇게 태동하고 있는 남성 그루밍 시장을 조망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태동기의 산업에 뛰어든 도전자들은 같은 물결을 타고 있지만 따로 노를 저어가기 마련입니다. 각자의 비즈니스에 몰두하느라 서로 돌아보고 교류할 여념이 없죠. 21세기 그루밍 연구회는 태동기에서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는 남성 그루밍 시장의 비즈니스맨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이렇게 산업을 태동기에서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매시간 발제자로 나서준 아모레퍼시픽, 올리브영, 바버샵 헤아, 신세계 백화점의 실무진들은 자신들의 귀중한 경험과 자료들을 아낌없이 공개했습니다. 공유를 통해 상생하려는 선의 때문일 겁니다. 덕분에 어디에서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생생한 남성 그루밍 시장의 밑바닥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크고 작은 비즈니스맨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소통하며 다양한 통찰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21세기 그루밍 연구회는 남성 소비자들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리는 과정이었습니다. 20세기 남성상을 투영한 시장 분석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21세기 남성 소비자들은 그루밍 시장에서만큼은 젠더리스 소비 성향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남성 소비자들은 남성 전용 화장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은 화장품을 원한다는 말입니다. 남성 제품에 남성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순간 오히려 남성 소비자들과 멀어지는 역설을 통계와 조사와 토론으로 모두 함께 확인했을 때, 21세기 그루밍 연구회는 존재가치를 입증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의 남성 그루밍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그루밍 산업의 테스트마켓 역할을 할 정도죠. 한국의 남성 소비자들은 탈모 제품부터 파운데이션까지 편견 없이 구매하고 있거든요. 한국 남성 소비자의 1인당 화장품 구입 비용이 세계 1위인 이유입니다. 이렇게 세차게 성장하고 있는 탓에 아직 통계도 통찰도 흩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21세기 남성 그루밍 연구회의 이번 보고서는 이 시장과 산업을 살펴본 희귀한 보고서일 수밖에 없습니다. 21세기엔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답니다. 나를 위해 무엇을 어디에서 쇼핑할지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입니다. 남성 그루밍 산업은 이걸 아는 행복한 남성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루밍 최전선 5개 기업의 비즈니스 인사이트: 남성 소비자는 누구인가.

    신기주 외 6명

    매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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