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 회사 다니면서 8개 사업을 할 수 있다고요?_박해욱 서울경제 기자

회사 다니면서 8개 사업을 할 수 있다고요?_박해욱 서울경제 기자

사업을 하기에는 직장인 신분이 오히려 유리합니다. 실패해도 큰 지장이 없을 거라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 다니면서 '사장 연습'을 했습니다

요즘 회사 밖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회사 밖에서 다른 일을 하며 부수입을 창출하거나 다양한 커리어를 쌓는 활동이죠.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사이드허슬러(Side Hustler)라고 합니다. ‘사이드 허슬’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사이드 허슬은 회사 밖에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에게 익숙하지만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잘 사용하지 않던 단어였습니다. 제가 딴짓을 시작했던 2014년에는 상상할 수 없던 말이었죠. 아마도 그 당시 ‘딴짓’을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는 ‘투잡’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투잡’이란 회사 모르게 은밀히 해야하는, 심지어 가까운 동료에게도 말하면 안 되는 사안이었습니다. 요새야 직장인들의 퇴근 후 다양한 도전을 응원해주는 기업도 있고, 심지어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까지 생성되고 있지만, 그 당시 회사 외 딴짓은 금기시 되었죠.

사실 저도 첫 공간 브랜드인 ‘원부술집’을 하기 전, 나름의 경영 수업을 위해 퇴근 후 딴짓을 했었습니다. 대학시절 단골 술집이었던 신촌 ‘아름다운 시절’을 인수해, 3개월 동안 투잡으로 운영했었죠. 내 브랜드의 공간은 하고 싶은데 자신은 없던 당시 생각한 묘수였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가게를 운영해야 했기에 혼자서 인수하는 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혼자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고요. 공간을 운영해본다는 건 정말 설레는 경험이지만 두려움도 클 수밖에 없는 과제였습니다.

‘아름다운 시절’은 선생님을 하다 그만둔 두 여사장님이 신촌에서 운영하던 주점이었습니다. 1997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17년이란 시간 동안 신촌을 지켜온 브랜드였죠. 민중가요가 흐르고 노래패와 총학생회 멤버들이 주로 방문하던 술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사장님이 제주도로 귀향을 하겠다고 선언하셨고, 저는 직접 운영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인수를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2014년 3월, 당시 연극동아리 선배 한 명, 후배 한 명과 함께했어요. 보증금 1000만 원, 권리금 2300만 원, 총 3300만 원의 예산으로 시작했죠.


*광고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허슬로 운영했던 신촌 ‘아름다운 시절’의 모습.

처음해보는 공간 운영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계속 움직여야 했기에 마감 후에는 파김치가 되었죠. 익숙하지 않은 칼질에 손가락에서는 피가 멈출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땀 흘리며 버는 돈이라는 게 참 값지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죠.

다행히 첫 달 매출이 1900만 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전 사장님들의 성수기 매출 기준 2배 이상, 비수기 매출 기준 3배 이상이라는 결과였죠. 그 경험을 하고 나니, 회사를 그만둬도 괜찮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후 매출은 수도 없이 오르락 내리락 했지만요.

'사장 연습'해보니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회사와 술집. 두 공간을 왔다갔다하던 시기, 하루 수면시간은 3시간 안팎이었습니다. 그래도 즐거움에 피곤한 줄 모르고 하루하루를 보냈죠. 그렇게 3달 정도 자칭 ‘사장 인턴십’ 기간을 강도 높게 거쳤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았죠.

덕분에 운영과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손님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면 좋을지에 대한 접객 마인드도 쌓였죠. 사람과 사람이 공간에 왜 모일까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분석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쌓이다 보니 내 공간 브랜드를 만든다면 어떤 운영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발전했어요. 막연했던 그림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자료 조사를 통해 보완해나갔죠.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해 콘셉트부터 세부적인 실행 계획까지를 담은 150페이지 분량의 메뉴얼북을 만들고 나니,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습니다. 대박이 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온전히 내 색깔을 입힌 나만의 공간을 오픈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아름다운 시절’ 인수 후 4개월 뒤인 2014년 7월, 상암동에 ‘원부술집’이라는 공간을 오픈했습니다. ‘또라이가 되고 싶은 모범 직장인, 그들이 모여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술집’이라는 콘셉트를 지향하며 연 공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었죠.


*사장 연습 후 처음으로 오픈한 상암동 '원부술집' 간판

이후 모어댄위스키, 하루키술집, 신촌극장, 신촌살롱 등 8개의 공간 브랜드를 더 런칭합니다. 위스키 바, 복합 문화공간 등 성격이 다른 공간들이었죠. 이런 다양한 공간을 런칭할 수 있었던 것도 다 1호점인 원부술집의 영향력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며 경험해 본, 사장 인턴십 때 다진 기초 체력 덕분이었죠. 정말 소중한 경험과 경력이 되었습니다.

만약 일단 해보자는 생각 하나만으로 회사를 그만뒀다면, 시행착오를 더 많이 겪었을지도 모릅니다. 경험 없이 바로 내 공간을 차렸다면 실패할 확률도 컸을 테고요. 사이드 허슬로 먼저 도전하고 배움을 얻었기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사이드 허슬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나 파티룸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시고, 술집과 카페를 하시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박해욱 기자만큼 다양한 사이드 허슬러로 활동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밥벌이 스터디 에 그를 강연자로 초대한 이유입니다. 이직, 창업 같은 큰 변화를 결정하는 옵션도 있지만 그전에 우선 회사를 다니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스스로에게 맞는 게 무엇인지 발견해가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서죠.

회사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그만두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8개 사업하는 남자를 소개합니다

박해욱 기자는 무려 8개의 사이드 허슬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번째는 온라인 가구 유통 회사입니다. 사실 인테리어 사업을 첫 번째로 시도했었는데 실패를 하는 바람에 지금은 하지 않아 제외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가장 최근에 런칭한 화장품 스타트업. 한류 열풍이 부는 해외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화장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는 앞서 런칭한 화장품과 연계된 바이오 회사인데요. 연어 정자에서 추출한 원료를 화장품에 활용하는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사내벤처 창업. 박해욱 기자의 소속 회사와 함께 직장 은퇴 세대를 타깃으로 한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팟캐스트 브랜드 런칭. 달콤한 고생 나의 창업 이야기, 줄여서 ‘달고나’라는 프로그램을 의 저자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님과 함께 진행했었죠.

여섯 번째는 달고나에서 시작

  • 창업, 이직, 사이드잡, 나는 뭐가 맞을까?

    원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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