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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이 당신의 직업인가요?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이동하는 커리어가 아니라, 일생에 걸쳐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고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직업 정체성’을 알고 있나요?

1~5챕터까지는 창업, 스타트업 이직, 사이드잡을 실행한 이들의 경험담과 팁을 들어봤다면, 지금부터 독자 스스로 실행해볼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실전 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술집, 위스키바, 복합문화공간 등 여러 공간의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직업은 사장이 아닙니다. ‘사장’이란 제가 맡은 직무의 위치와 책임을 지칭하는 이름일 뿐이죠.

‘무슨 일 하냐’는 물음에 보통 ‘OO회사 다닌다’, 라고 답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는 게 나의 직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직업이 ‘회사원’이란 말은, 회사를 다니지 않게 되면 더 이상 직업이 없는 사람이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직업이 ‘사장’이란 말도, 소유한 회사가 없으면 더 이상 직업이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직업을 ‘회사’ 중심으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있고 없고를 떠나, 나의 일을 정의할 수 있는 ‘직업 정체성’이 필요한 이유죠.

직업 정체성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어야 자신만의 커리어 지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이동하는 커리어가 아니라, 일생에 걸쳐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고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저 또한 술집 사장은 직업이 아니란 걸 깨닫고, 스스로 직업 정체성을 정하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술집 사장’이라고 스스로의 직업을 소개할 게 아니라 뭔가 스스로 내가 하는 일, 특히 내가 잘하는 일을 좀 더 정확하고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결국 저는 ‘기획자’라는 키워드를 찾아냈죠.

이건 직장인들에게도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회사가 부여한 직함을 넘어 자신만의 일을 발견해야 지금의 직장에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으니까요. 직업 정체성을 정의하는 게 그 시작입니다.

제가 직업 정체성을 고민했던 과정에서 활용했던 팁, <퇴사레시피>스터디에서 소개했던 프레임워크와 생각의 과정들을 통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에도 '취향'이 있다구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나를 제대로 아는 것, 모든 것의 시작점입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으며, 어떤 걸 할 때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나에게 맞는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회사에서 정해주는 직함과 직무가 아닌, 스스로의 직업 정체성이 무엇인지 정의내릴 수 있죠.

그러려면 현재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자기 객관화’ 과정이 필요하죠.

그 시작은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아보는 과정에서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이를 알려면 나름 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간을 운영하다보면 다양한 손님들을 맞이하는데요, 의외로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는 게 안타깝더군요. 예를 들면 술을 한잔 시킬 때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가 아니라 남들의 선택에 따라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부연이 운영하는 신촌 '모어댄위스키' 벽면에 있는 다양한 주류.

이는 다른 술집 사장님들과 종종 대화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를 만드는 한 대표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대다수 소비자들은 도대체 뭘 마셔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워한다고요. 라거, 에일 맥주를 고르는 것부터 어떤 순서로 마셔야 할지까지요.

보통 외국에서는 주문할 때, 어떤 스타일과 향을 좋아하는지 서로 이야기하며 맥주 추천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참 쉽지 않은 모습이죠. 그래서 인기메뉴 Top 1등, 2등, 3등 같은 선택의 가이드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취향이 없다는 게 꼭 개인의 잘못은 아닙니다. 살면서 우리는 각자의 취향을 존중받거나 서로의 취향을 알기 위한 대화와 노력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죠. 술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 직장에서의 술자리란 대체로 윗사람 누군가의 최애 주종으로 정해지기 마련입니다.

누가 시키면 따라가는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지다보니 개인의 취향은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다들 소맥 마신다고 할 때 와인을 주문한다면? 고급이네, 돈이 많네, 라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죠. 의견을 내지 않고 대세를 따르는 문화는, 비단 술자리 문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취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남의 생각이 아닌 내 생각에 따라 경험해보고 직접 느껴보는 ‘나와의 상호작용’ 과정이 중요합니다. 책이든 대화든 경험이든, 읽고 말하고 실행해보는 시간에서 나의 관심사가 견고하게 쌓여 취향이 형성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다행히 저는 비교적 일찍 그런 고민을 시작했고, 여러 행동과 경험을 해보며 스스로의 취향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여행,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 인턴 등의 사회 생활, 그리고 창업 후 책을 쓰는 것까지요. 여러 가지를 시도해본 뒤 귀납적으로 저만의 결론을 얻어가곤 했죠.

경험을 글로 옮기는 과정은 창업 블로그로 확장 되었고, 덕분에 두 권의 책까지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객관화 작업을 수도 없이 많이 거칠 수 있었죠. 덕분에 내 직업을 어떻게 정의할지, 성장의 동력은 어떻게 만들어갈지 해답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자기 객관화' 방법 1 : 다양한 경험

대기업 중공업회사를 다니는 후배가 있습니다.

말도 많지 않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존재감도 크지 않았어요. 한쪽 구석에서 말 없이 소주만 마시던 친구였죠. 그가 다니는 회사는 국내에서도 보수적인 조직으로 잘 알려져 있기에, 직업에서도 어떤 개성이나 취향이 묻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친구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180도 달라지는 모습에 새삼 놀라웠습니다. 언젠가부터 독서모임을 나가기 시작했고, 거기서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을 만났죠. 그들 중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위스키를 마시러 여러 바를 다니며 자신의 술 취향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술집만 여러 곳 운영한 저에게 좋은 위스키 바를 추천해주고, 어떤 바텐더가 칵테일을 잘 만드는지까지 알려줄 정도로 많은 지식과 취향을 쌓았더군요. 단지 술에 대해서만 바뀐 게 아닙니다. 늘 새로운 것들을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 될 정도로 달라졌죠.

초중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밟고 입시와 취업을 하기까지 우리는 ‘나의 취향’을 생각해본 적이 많지 않습니다. 그 취향을 존중받은 적도 없죠. 그걸 발견해가기 위한 노력과 대화를 해본 경험도 많지 않습니다. 당장 눈앞에 주어진 목표가 우선이었으니까요.

제 후배 또한 그렇게 살아왔죠.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서 삶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취향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한 개인을 변화시킨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어요.

요즘 다양한 모임들이 여러 형태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스로를 재발견하기 위한 모임들을 찾고 있죠. 특히 52시간 근무제가 실현되면서 이전에 비해 퇴근 후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참여하는 다양한 모임

이런 변화를 증명이라도 하듯, 저도 다양한 플랫폼과 커뮤니티, 네트워킹을 통해 개인의 인생이 달라지는 순간을 목격하고는 합니다. 대화를 하다 문득 나온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하기도 하고, 모임을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으며 각자의 행동 영역을 넓혀가기도 하죠.

취향을 기반으로 한 모임 플랫폼에 나가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타인과 교류하면서 나를 더욱 깊이 알아가는 과정과 시간은, 나를 객관화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타인과 대화하며 다름을 이해하게 되고, 해보지 않던 일을 경험하며 관점을 넓히고, 숨겨진 나만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 나를 알아가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죠. 다양한 시도를 하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객관화' 방법 2 : 대화

타인과의 깊은 대화도 나를 객관화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첫 번째 책, <합니다, 독립술집>을 썼던 경험은 저의 직업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이 책은 취향과 철학을 바탕으로 나만의 독립술집을 운영하는, 다섯 술집 사장들의 이야기를 반년 간의 인터뷰를 통해 엮은 책이었죠.

인터뷰는 책의

  • 창업, 이직, 사이드잡, 나는 뭐가 맞을까?

    원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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