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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그만두기 연습 2]나를 분석하기

정답도 정해진 길도 없지만, 시도와 실패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건 분명합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앞선 챕터에서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보는 방법으로 프레임워크를 잠깐 소개했습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그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내 삶에, 내 일에 프레임워크Framework를 활용해본 경험은 저 역시 없었습니다. 그러다 2017년 여름, 홍대에 저의 네 번째 공간인 ‘하루키 술집’이라는 감성술집 테마 공간을 오픈하면서 경영 분석 툴을 이용한 분석(가장 일반적인 SWOT 분석)을 최초로 적용하게 되었죠.

분석 툴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그 전까지의 공간들이 즉흥적으로, 감각적으로, 입맛대로 열었다는 점에 대한 반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만큼은 객관적 기준과 지표를 가지고 아이템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죠.

조금 더 의미있게, 조금 더 심도있게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시도는 아쉽게도 2년 만에 실패로 끝났습니다. 내·외부적으로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손님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러브마크를 찍는데 실패했다는 게 주 이유였죠.

가장 많은 시간을 고민해 만든 공간이 실패한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당황스럽기도, 부끄럽기도 했었죠. 하지만 준비했던 과정 자체가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넥스트 스텝을 더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죠.

수많은 기업들도 몇 년간 R&D 및 마케팅 전략을 짜며 시장에 제품을 내놓지만, 실패하는 사례가 허다합니다.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만 기억조차 안나는 브랜드도 비일비재하고요.

SWOT 분석을 잘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잘 못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닙니다. 생각지 못한 시장과 소비자의 새로운 상관관계 등 변수가 늘 존재하죠. 분명한 건 실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나아가고 성장하는 법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키 술집’이라는 공간에 프레임워크를 해보고 종국에 실패로 마무리된 경험. 이를 통해 깨달은 건, 그 공간을 기획한 나에게 좀 더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나에 대한 프레임워크가 선행되어야 일에 대한 확장도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죠.


*하루키술집 SWOT 분석.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프레임워크의 기본, SWOT 분석

SWOT 분석은 가장 대표적인 경영학 분석 툴입니다. 기업의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을 분석하여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는 기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기업 혹은 제품) 내부 환경을 분석해 강점과 약점을 찾아내고, 외부 환경 분석을 통해 기회와 위협 요소를 찾아보는 과정 전반을 말합니다. 외부로의 기회는 최대한 살리고 위협은 피하며, 자신의 강점은 활용하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죠.

사실 대다수의 컨설팅, 마케팅 회사에서는 각자만의 분석 툴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SWOT 분석 만으로는 해답을 찾기 어려운, 복잡한 요인들이 많아져서죠. 나름의 매트릭스 기법들을 고안해 다양하게 그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SWOT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프레임워크의 기초 훈련을 하기 위함입니다. 어떤 기업이나 브랜드, 제품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논리적 사고력을 갖춰야 하는데, 거기에 SWOT이 유리합니다.

검증된 툴로 사고를 구체화하는 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과정이 있어야 여러 복잡한 매트릭스 전략으로의 확장이 가능해서죠. 실제 컨설팅 및 마케팅 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액션플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퇴사 레시피에서 프레임워크를 통해 나를 객관화하는 방법으로, ‘나를 SWOT분석 해보기’를 제시해 보았습니다. 나를 브랜드로 분석해보는 과정은, 나를 알아야 나만의 직업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생각해서였죠.

3단계로 분석해보세요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나를 분석하는 데도 3단계 과정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개별 분석하기.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을 고려하되 SWOT, 네 파트를 자유롭게 작성하는 단계입니다. 경험했던 다양한 재료를 찾아 최대한 구체화해봅니다.

두 번째 단계는 Mix를 해보는 과정입니다.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을 2X2로 믹스해 강점- 기회(SO), 강점-위기(ST), 약점-기회(WO), 약점-위기(WT), 다시 4가지 전략으로 만들어 보는 것.

단순히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외부 환경에 대해서만 기술한다면, 이는 반쪽짜리 분석입니다. 2단계를 통해 한번 더 나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 ‘2X2 믹스를 통해 정리된 내용들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즉 ‘이동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 입니다.


1단계 개별 분석, 2단계 2X2 믹스 분석. 이를 통해 3단계 이동전략까지 정리해보자.

실제 사례로 응용해 볼까요

개념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이를 어떻게 접목시키면 좋을지, 생각보다 막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의 이야기라면 더욱 힘들 수 있죠. 30년 이상 살아온 나의 이야기를 한 번에 정리하고 믹스하며 분석해본다는 건 꽤나 복잡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번쯤 꼭 해봐야할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의 인생 = 브랜드’의 관점으로 고민해본다면 생각 보다 의미있는 대답들을 찾을 수 있어서죠. 실제 예를 통해 같이 만들어볼까요? ‘퇴사레시피’에 참가했던 지현님의 답변을 적용해보겠습니다.

먼저 지현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지현님은 미국에서 박사과정 중 귀국, 외국계 HR 컨설팅 회사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2년 정도 근무 후 이직한 곳은 스타트업이었어요.

현재 신사업 팀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공부에 대한 욕심과 커리어에 대한 의욕이 많은 지현님. 아직 3년차라는 짧은 경력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만큼 고민도 많다고 합니다. 지현님이 분석한 SWOT입니다.

강점Strength

끈기. 무언가를 한 번 붙들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엄청난 집착과 끈기가 강합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논문이든 책이든 기사든 뭐든 뒤져서라도 빠르게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어 터득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고자 합니다. 요즘 말로 한다면 ‘존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오기’로 맡은 바를 다 해내고야 하는 끈기가 강한 것이 강점입니다. *존버 = 존나버티기의 줄임말

약점Weakness

위의 강점과 연결될 수 있겠는데, 그로 인해 오는 스트레스 레벨이 너무 큽니다. 나에게 주어진 무언가를, 해야 하는 무언가를 단순히 ‘끝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인정할 만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옵니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한편으로 스스로에 대해 (능력에 대해서도) 늘 의구심을 갖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잠식되지 않도록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며 완화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습니다.(운동을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땀 흘리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취미생활을 하면 소소한 것이라도 실력이 쌓여가고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기회Opportunity

지금까지 쌓아온 이력들이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박사과정 중퇴이기에 학교에 꽤 오랜 기간을 머물렀고, 중퇴 후 필드로 나올 때 이런 나의 백그라운드와 나이가 단점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공부를 하고, 접했던 것들이 바탕이 되어 어떤 분야를 다루더라도 얕게나마 배경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더 빠르게 배우고 터득할 수 있었고, 상이한 분야들을 융합하는 연계점을 찾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카데믹 ⇒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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